조현아 ‘무늬만 퇴진’…부사장직 유지

입력 2014.12.10 (02:01)

수정 2014.12.17 (16:28)

'땅콩 리턴' 사건의 장본인인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9일 기내 서비스 총괄 업무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그러나 부사장 직함과 등기이사 지위는 유지하기로 해 비난 여론을 의식한 '무늬만 퇴진'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조 부사장의 아버지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이날 오후 퇴진 의사를 밝힌 조 부사장의 사의를 수용했다고 대한항공이 밝혔다.

조양호 회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의 참석 후 이날 오후 귀국한 즉시 인천공항에서 임원회의를 열고 조 부사장의 퇴진을 결정했다.

조 부사장은 이 자리에서 "본의 아니게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고객과 국민 여러분에게 죄송스러우며 저 때문에 상처를 입으신 분이 있다면 너그러운 용서를 구한다"면서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대한항공의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했다.

조 부사장은 대한항공의 기내 서비스 및 호텔사업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대한항공 측은 조 부사장이 보직에서 물러나 기내 서비스 등의 업무에서 완전히 물러나지만 부사장 직함과 등기이사 자리는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그랜드하얏트호텔을 운영하는 칼호텔네트워크를 비롯해 왕산레저개발, 한진관광 등의 대표이사도 계속 맡는다.

대한항공이 악화일로로 치닫는 여론에 등 떠밀려 조현아 부사장의 보직 퇴진을 결정했지만 쏟아지는 비난을 임시방편으로 피하려는 조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 부사장직과 등기이사직을 유지하면 보수를 고스란히 받으면서 임원으로서의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조양호 회장은 이날 오후 출장길에서 돌아오는 길에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현아 부사장이)업무수행 중이었지만 고객들에게 불편을 끼쳐 드린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임원으로서 모든 과정을 조사한 뒤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혀 인사 조치를 할 가능성이 점쳐졌다.

조현아 부사장은 지난 5일 뉴욕에서 대한항공 여객기가 이륙하기 전 승무원이 견과류(마카다미아너트)를 접시에 담아내지 않고 봉지째 서비스했으며 기내 서비스 책임자인 사무장이 매뉴얼을 즉각 제시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질책하며 항공기를 되돌려 사무장을 내리게 한 사건으로 여론의 집중포화를 받고 있다.

이 일로 국토교통부가 항공 법규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으며 참여연대가 조 부사장을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혀 형사 처벌을 받을 수도 있는 위기에 몰렸다.

대한항공은 이번 일의 잘못을 승무원에게 돌리는 해명으로 화를 키웠다.

대한항공은 올 연말 인사에서 조 부사장이 맡던 기내서비스 및 호텔사업부문 총괄본부장을 선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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