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비행기를 되돌려 승무원을 내리게 한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이 회사의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기로 했습니다.
회사 차원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비판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자 내린 결정으로 보이지만 무늬만 사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박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조현아 부사장의 퇴진은 아버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어제 오후 파리 출장에서 돌아온 직후 결정됐습니다.
인천공항에서 열린 임원회의에서 조 부사장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죄송스럽다며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조 회장이 이를 수용했습니다.
하지만 부사장 직함과 등기이사 자리는 유지하고 한진관광과 칼 호텔 등 계열사 대표이사직도 계속 맡기로 해 '무늬만 사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그제 회사 측의 해명은 여론을 더욱 악화시켰습니다.
조 부사장의 행동이 기내 서비스를 책임지는 임원으로서 당연한 문제제기였다는 해명에 국내외에서 반박 여론이 들끓었습니다.
기내에선 승무원에 대한 명령권이 없는 승객인 조 부사장이 승무원에게 내리라고 고함쳤다면 조 부사장을 경찰에 넘기는 것이 운항 규정이라는 지적까지 나왔습니다.
<인터뷰> 정윤식 (청주대 항공운항과 교수/전직 기장) : "승무원을 내리게 하는 게 아니라 그 승객을 하기시켜서 지점에 인계 또는 공항 경찰대에 인계하는 걸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해외 언론들도 비판에 가세했습니다.
영국 BBC는 견과류로 인한 분노로 한국 비행기가 지연됐다고 보도했고, 가디언은 조 부사장이 법적 조치에 직면했으며 '대한항공을 타지 않겠다'는 독자 글까지 인용했습니다.
국회에서도 조 부사장에 대한 처벌을 요구했습니다.
<녹취> 신정훈 (국민안전혁신특위 위원) : "법 위에 군림하는 특권의식이 국민들의 기본적인 안전을 해친 것 아니냐…"
<녹취>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 "법과 규정에 어긋난 부분이 있다면 당연히 그것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돼야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퇴진 결정과는 별도로 국토교통부의 조사는 계속되고 참여연대는 오늘 조 부사장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