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변해야 산다] ‘위기를 기회로’ 골든타임 얼마나 있나?

입력 2014.12.29 (21:23)

수정 2014.12.29 (22:01)

<앵커 멘트>

9시뉴스에서는 지난 두 달 동안 우리 제조업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을 모색해 봤습니다.

그 마지막 순서로 우리 제조업에 주어진 이른바 골든타임은 얼마나 있는지 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살펴봅니다.

먼저, 다가오는 새해, 우리 제조업이 맞을 날씨는 어떤지 이수진 기상캐스터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멘트>

▼ 2015년 제조업 기상도 ‘흐림’ ▼

내년 우리 경제 궂은 날씨가 예상됩니다.

내년 수출 증가율을 볼까요? 4%대 초중반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먼저, 우리 제조업의 큰 축인 자동차와 IT기기는 일본발 엔저 태풍과 중국발 저가 먹구름에 휩싸여 체감 온도가 계속 떨어질 전망입니다.

오랜 장마에 시달려온 섬유와 철강업종도 비구름이 걷히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요,

중국에 세계 1위를 내줬던 조선 분야는 햇살이 드리워지겠지만 구름 양이 여전히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유가 급락이라는 폭풍우를 맞은 정유 업종은, 수출이 감소하는, 영하의 혹독한 날씨가 이어지겠습니다.

반도체는 수출 증가율이 지난해의 절반으로 낮아지며, 구름이 조금 드리워지겠고요,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했던 디스플레이 정도만 오랜만에 맑은 하늘을 기대해볼 수 있겠습니다.

보신 것처럼, 우리 제조업은 내년에도 찌뿌둥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제조업 부흥을 위해 남은 시간과 과제를, 정정훈, 김희용, 두 기자가 차례로 살펴봤습니다.

▼ 제조업, 위기를 기회로 ▼

<리포트>

비행기 사고가 났을 때 대형 화재로 이어지는 시간은 평균 90초.

생사를 가르는 귀중한 시간, 이른바 '골든타임'입니다.

활력을 잃어가는 우리 제조업의 골든타임은 얼마일까?

<인터뷰> 박희재(산업통상자원부/R&D 전략기획단장) : "저성장의 고리를 끊고, 제조업의 부흥을 위한 '골든타임'을 약 3년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경쟁의 문제가 아니고 생존의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낮은 출산율과 빠른 고령화 때문에 2017년부터는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어 성장 잠재력도 떨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여기에다, 턱밑까지 추격한 중국의 기술력과 엔화 약세를 등에 업은 일본의 가격 경쟁력은 호두까기 기계처럼 우리 제조업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동열(현대경제연구원/정책연구실장) : "일본과 중국 사이의 '샌드위치 위기론'은 2007년에도 있었지만, 현재 일본의 엔저·중국의 기술력 사이에 낀 한국의 상황은 단순한 경고를 넘어 현실적 위협입니다."

이런 제조업의 위기는 혁신을 위한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미국은 45개의 제조업 혁신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정부가 제조업 부흥을 이끌고 있고, 독일은 스마트 공장을 확산하는 등 민.관 합동으로 제조업과 IT의 융합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 신 산업정책…기업 혁신으로 활로 찾아야!▼

<기자 멘트>

우리 제조업에 주어진 골든타임, 잘 사용하고 있을까요?

지난 6월, 대통령이 '제조업 혁신 3.0'을 선언했습니다.

경공업 위주에서, 조립·장치산업으로 나아간 데 이어, 이제, 시장을 선도하는 융합 신산업으로, 산업 정책의 틀을 바꿔야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실행은 지지부진합니다.

'제조 혁신 위원회'는 출범 다섯 달이 지났지만, 이달 초에야 두 번째 전체 회의가 열렸습니다.

늦어도 올해 안에 발표하겠다던 이런 세부 대책들도 해를 넘기게 됐습니다.

기업들도 규제 완화에 목소리를 높일 뿐, 과감한 투자로 성장 동력을 찾는 데는 미적지근합니다.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의 비율'을 뜻하는 제조업 혁신도를 보면, 우리나라는 독일의 절반이 채 안 되고 이웃 일본에도 뒤집니다.

우리 제조업에 주어진 골든타임은 오늘도 흘러가고 있습니다.

그 시계가 멈춰 서기 전에 방향을 잡고, 속도를 내야 합니다.

변해야 삽니다.

KBS 뉴스 김희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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