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 타이틀을 거머쥔 야마이코 나바로(28·삼성 라이온즈)가 올해에도 그 기세를 이어나갔다.
도박 파문으로 마운드가 휘청인 삼성이지만, 나바로를 앞세운 타선이 불안감을 씻어줬다. 특히 나바로가 추격의 3점포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나바로는 2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4승제) 1차전에서 추격의 3점포를 쏘아 올려 삼성의 9-8 승리를 이끌었다.
홈런은 4-8로 끌려가던 7회말 무사 1, 2루에서 나왔다.
선발투수 알프레도 피가로가 3⅓이닝 6실점(6자책)으로 무너지고 박근홍-권오준-백정현 등 불펜이 총동원되면서도 추격하지 못해 패색이 드리워지는 시점이었지만, 삼성에는 분명 분위기 반전의 기회였다.
나바로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나바로는 두산 함덕주의 시속 144㎞ 직구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30m 홈런을 터트렸다.
단숨에 3점을 올린 삼성은 두산을 1점 차로 추격했다. 분위기상으로는 이미 역전이었다. 삼성 타선은 상승세를 탄 반면 두산 마운드는 흔들렸다.
이어진 2사 루에서 두산은 마무리 이현승을 올렸지만, 안타와 폭투, 실책이 이어지면서 결국 삼성이 2점을 가져갔다. 9-8 역전이 이뤄진 것이다.
나바로는 8회말 2사에서도 좌전 안타를 터트렸다. 다음타자 최형우 타석에서 도루로 2루를 훔치고, 폭투에 발 빠르게 3루 침투하며 완벽한 주루를 펼쳤다. 비록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삼성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
나바로는 지난해 넥센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0-2로 뒤진 3회말 동점 2점포를 쏘아 올리며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다.
그는 작년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0.333, 4홈런, 10타점으로 맹활약하며 MVP를 거머쥐었다.
나바로는 올해 정규시즌 2루수로 뛰면서도 홈런 2위(48개), 타점 3위(137타점), 득점 3위(126득점) 등으로 맹활약했다. 그리고 한국시리즈에서 더욱 빛나는 활약을 이어갈 태세다.
나바로는 한국시리즈처럼 큰 경기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하는 비결을 묻자 "홈런은 전혀 신경 안 쓴다. 팀이 승리하는 것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날 홈런을 친 상황에 대해서는 "직구를 기다리고 있었다. 앞선 타석에서도 직구를 기다렸는데, 공이 빠져서 못 쳤다. 홈런을 쳤을 때는 내가 원하는 직구가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나바로가 타석에 들어올 때 두산이 수비 시프트를 거는 것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는다. 공을 내가 원하는 대로 보내는 것만 생각한다"며 개의치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