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 김성근도 감탄한 김인식 감독 용병술

입력 2015.11.20 (15:43) 수정 2015.11.20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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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대단해. 정말 대단해."

'야신' 김성근(73) 한화 이글스 감독도 감탄사를 연발했다.

김성근 감독은 전날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 한국과 일본의 준결승전에 대해 얘기하며 "정말 대단한 경기였다. 한국과 일본 모두 평생 잊지 못할 경기를 했다"고 총평했다. 현재 일본 오키나와에서 한화의 마무리 캠프를 이끄는 김성근 감독은 마음을 졸이며 한일전을 시청했다고 한다.

김성근 감독은 김인식 감독의 용병술을 극찬했다.

그는 "김인식 감독이 선수들을 적재적소에 기용하며 팀과 선수를 모두 살렸다"며 "빠른 투수 교체만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경기 막판까지 인내하면서 대타 카드를 아껴 일본 선발 오타니 쇼헤이가 마운드를 내려간 후 승부를 본 것, 과감하면서도 신중한 투수 교체로 상대 흐름을 끊은 장면 등 대단한 장면이 많았다. 한일전을 보며 나도 좋은 공부를 했다"고 말했다.

'야구 분석가' 김성근 감독은 주요 승부처를 지적하며 김 감독의 경기 운영을 칭찬했다.

그가 지적한 첫 번째 승인은 김인식 감독의 지략이었다.

김성근 감독은 "이번 대회 내내 김인식 감독이 놀라운 경기 운영을 했다"면서 어제(19일) 일본전은 그 정점에 있다고 지적했다. 즉 김인식 감독은 오타니가 완투하지 않을 것이란 걸 예감하면서, 불펜 운영으로 추가 실점을 막고 오타니가 마운드를 내려간 이후 모든 공격 카드를 집중한 것이 적중했다고 분석했다.

투수 운영도 명불허전이었다. 김성근 감독은 "김인식 감독은 경험이 많은 사령탑답게 투수 운용을 절묘하게 했다. 적재적소에 투수를 교체해서 팀과 선수를 모두 살렸다"고 강조했다.

김성근 감독은 이번 한일전의 가장 극적인 장면으로 9회말 1사 후를 꼽았다. 이때 김인식 감독은 좌타자 쓰쓰고 요시토모의 타석에서 잠수함 투수 정대현(롯데)을 고집했다.

김성근 감독은 "쓰쓰고는 장타력을 갖춘 타자다. 그런 좌타자 앞에 잠수함 투수를 계속 기용하는 건 대단한 용기다. 김인식 감독이 아니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정대현은 쓰쓰고를 1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김성근 감독은 "사실상 승부를 끝낸 장면"이라고 했다.

◆1, 2회 WBC에서 빛을 발한 '국민감독' 김인식

1990년 쌍방울 레이더스 감독을 시작으로, 두산베어스와 한화 감독을 거쳐 그는 19년간 국내 프로야구에서 많은 선수를 키워냈다. 팀의 화합을 중시하는 덕장 스타일의 리더십에 투수 출신 다운 세밀한 야구, 노련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1995년과 2001년 두산베어스를 두 차례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의 지도자 능력이 더욱 빛을 발한 것은 국제 대회였다.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그는 한국을 4강으로 이끌며 '야구 강국'의 반열에 올렸다. 개성 강한 해외파(박찬호, 서재응, 최희섭, 이승엽, 김병현)와 국내 스타(구대성, 이종범, 박진만,김태균)들을 융합해 기대를 뛰어넘는 성적을 올렸다.

한국보다 ‘한 수 위’로 평가하던 일본을 2번 연속 꺾었고, ‘세계 최강’이라던 미국도 격파했다. 준결승에서 일본을 다시 만나 아쉽게 패했지만, 한국야구의 위력에 세계가 놀랐다.

건강이 좋지 않았던 2009년, 그는 다른 감독들이 모두 고사한 제2회 WBC의 대표팀 감독을 다시 맡았다. 위기였다.

주요 선수들이 부상이나 여권분실 등 개인 사정으로 대회 직전 하차했다. 추신수의 소속팀이던 클리블랜드에선 수비를 하지 않고 지명타자로 뛰어야 보내줄 수 있다는 조건까지 내걸었다. 하지만 그는 선수들을 다독이며, 탁월한 용병술로 준우승까지 차지했다.

김 감독은 그해 9월 한화 사령탑에서 하차하며 현장을 떠났다. 소속팀의 성적 부진 탓이었다. 그리고 이번 대회를 통해 6년 만에 다시 국가대표 지휘봉을 잡고 유니폼을 입었다. 시즌이 끝난 직후에 열리는 경기 일정 때문에 현역 감독들이 모두 고사하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김 감독에게 SOS를 쳤다.

이번에도 상황은 2회 WBC 대회 때 못지 않게 열악했다. 삼성 투수 3인방(임창용, 안지만, 윤성환)이 불미스러운 일로 제외됐고, 오승환과 윤석민, 양현종 선수 등 간판 투수들은 모두 부상으로 빠졌다.

하지만 그는 일본 야구의 '심장' 도쿄돔에서 기적 같은 승리를 만들어냈다. 이제 한 고개만 넘으면 그에겐 국제대회 우승 감독이라는 경력 하나가 추가된다. 진정한 '국민 감독'의 반열에 오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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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신’ 김성근도 감탄한 김인식 감독 용병술
    • 입력 2015-11-20 15:43:22
    • 수정2015-11-20 16:46:32
    야구
"와, 대단해. 정말 대단해."

'야신' 김성근(73) 한화 이글스 감독도 감탄사를 연발했다.

김성근 감독은 전날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 한국과 일본의 준결승전에 대해 얘기하며 "정말 대단한 경기였다. 한국과 일본 모두 평생 잊지 못할 경기를 했다"고 총평했다. 현재 일본 오키나와에서 한화의 마무리 캠프를 이끄는 김성근 감독은 마음을 졸이며 한일전을 시청했다고 한다.

김성근 감독은 김인식 감독의 용병술을 극찬했다.

그는 "김인식 감독이 선수들을 적재적소에 기용하며 팀과 선수를 모두 살렸다"며 "빠른 투수 교체만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경기 막판까지 인내하면서 대타 카드를 아껴 일본 선발 오타니 쇼헤이가 마운드를 내려간 후 승부를 본 것, 과감하면서도 신중한 투수 교체로 상대 흐름을 끊은 장면 등 대단한 장면이 많았다. 한일전을 보며 나도 좋은 공부를 했다"고 말했다.

'야구 분석가' 김성근 감독은 주요 승부처를 지적하며 김 감독의 경기 운영을 칭찬했다.

그가 지적한 첫 번째 승인은 김인식 감독의 지략이었다.

김성근 감독은 "이번 대회 내내 김인식 감독이 놀라운 경기 운영을 했다"면서 어제(19일) 일본전은 그 정점에 있다고 지적했다. 즉 김인식 감독은 오타니가 완투하지 않을 것이란 걸 예감하면서, 불펜 운영으로 추가 실점을 막고 오타니가 마운드를 내려간 이후 모든 공격 카드를 집중한 것이 적중했다고 분석했다.

투수 운영도 명불허전이었다. 김성근 감독은 "김인식 감독은 경험이 많은 사령탑답게 투수 운용을 절묘하게 했다. 적재적소에 투수를 교체해서 팀과 선수를 모두 살렸다"고 강조했다.

김성근 감독은 이번 한일전의 가장 극적인 장면으로 9회말 1사 후를 꼽았다. 이때 김인식 감독은 좌타자 쓰쓰고 요시토모의 타석에서 잠수함 투수 정대현(롯데)을 고집했다.

김성근 감독은 "쓰쓰고는 장타력을 갖춘 타자다. 그런 좌타자 앞에 잠수함 투수를 계속 기용하는 건 대단한 용기다. 김인식 감독이 아니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정대현은 쓰쓰고를 1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김성근 감독은 "사실상 승부를 끝낸 장면"이라고 했다.

◆1, 2회 WBC에서 빛을 발한 '국민감독' 김인식

1990년 쌍방울 레이더스 감독을 시작으로, 두산베어스와 한화 감독을 거쳐 그는 19년간 국내 프로야구에서 많은 선수를 키워냈다. 팀의 화합을 중시하는 덕장 스타일의 리더십에 투수 출신 다운 세밀한 야구, 노련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1995년과 2001년 두산베어스를 두 차례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의 지도자 능력이 더욱 빛을 발한 것은 국제 대회였다.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그는 한국을 4강으로 이끌며 '야구 강국'의 반열에 올렸다. 개성 강한 해외파(박찬호, 서재응, 최희섭, 이승엽, 김병현)와 국내 스타(구대성, 이종범, 박진만,김태균)들을 융합해 기대를 뛰어넘는 성적을 올렸다.

한국보다 ‘한 수 위’로 평가하던 일본을 2번 연속 꺾었고, ‘세계 최강’이라던 미국도 격파했다. 준결승에서 일본을 다시 만나 아쉽게 패했지만, 한국야구의 위력에 세계가 놀랐다.

건강이 좋지 않았던 2009년, 그는 다른 감독들이 모두 고사한 제2회 WBC의 대표팀 감독을 다시 맡았다. 위기였다.

주요 선수들이 부상이나 여권분실 등 개인 사정으로 대회 직전 하차했다. 추신수의 소속팀이던 클리블랜드에선 수비를 하지 않고 지명타자로 뛰어야 보내줄 수 있다는 조건까지 내걸었다. 하지만 그는 선수들을 다독이며, 탁월한 용병술로 준우승까지 차지했다.

김 감독은 그해 9월 한화 사령탑에서 하차하며 현장을 떠났다. 소속팀의 성적 부진 탓이었다. 그리고 이번 대회를 통해 6년 만에 다시 국가대표 지휘봉을 잡고 유니폼을 입었다. 시즌이 끝난 직후에 열리는 경기 일정 때문에 현역 감독들이 모두 고사하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김 감독에게 SOS를 쳤다.

이번에도 상황은 2회 WBC 대회 때 못지 않게 열악했다. 삼성 투수 3인방(임창용, 안지만, 윤성환)이 불미스러운 일로 제외됐고, 오승환과 윤석민, 양현종 선수 등 간판 투수들은 모두 부상으로 빠졌다.

하지만 그는 일본 야구의 '심장' 도쿄돔에서 기적 같은 승리를 만들어냈다. 이제 한 고개만 넘으면 그에겐 국제대회 우승 감독이라는 경력 하나가 추가된다. 진정한 '국민 감독'의 반열에 오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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