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NEWS

뉴스

이재민들 벌써 3번째 ‘이사’…대피소 안내 ‘오락가락’ 소동
이재민들 벌써 3번째 ‘이사’…대피소 안내 ‘오락가락’ 소동
체육관에서 나흘 밤을 지낸 포항 이재민들이 인근 학교 두곳으로 옮겨 갔습니다. 하지만, 장소...
현충사 일왕 상징 나무 ‘금송’…사당 밖으로 이전 결정
현충사 일왕 상징 나무 ‘금송’ …결국 ‘사당 밖으로’ 쫓겨나
충남 아산 현충사 내에 있는 일본 특산종 나무 '금송'이 사당 영역에서 기념관과...

TV엔 없다

프로그램

최신뉴스 정지 최신뉴스 재생 최신뉴스 이전기사 최신뉴스 다음기사
기상·재해
기상·재해 뉴스 멈춤 기상·재해 뉴스 시작
뉴스 검색
소녀상 보셨습니까? ① ‘노점이나 자판기는 가능해도 소녀상은 불법?’
입력 2017.02.24 (14:04) | 수정 2017.03.06 (11:36) Data Room
소녀상 보셨습니까? ① ‘노점이나 자판기는 가능해도 소녀상은 불법?’
25년 전인 1992년 1월, 일본 대사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집회가 열립니다. 이후 매주 수요일마다 집회가 이어졌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유린당한 인권과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수요집회를 시작한 겁니다. 5년 뒤인 1997년 8월, 나눔의 집에 소녀상을 건립합니다. 다시 10여년이 지나고, 2011년 12월 천 번째 수요집회를 맞이해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다음 세대에는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외치는 할머니들의 뜻을 이어받고자 일본 대사관 앞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웁니다.

KBS 데이터저널리즘팀은 오는 3월 1일 98회 삼일절을 맞아 평화의 소녀상 기획 기사를 준비했습니다. 전국에 세워진 소녀상 위치와 주관 기관,관련 법규 분석,현장 답사와 인터뷰 등을 통해 시리즈 기획 기사를 내보낼 예정입니다. 먼저 소녀상이 크게 늘고 있는 데도 소녀상을 보았다는 사람이 왜 많지 않은 것인지,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소녀상 건립 공간 문제를 살펴봤습니다.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 일본의 억지가 심해질수록…늘어나는 평화의 소녀상

평화의 소녀상이 일본 대사관 앞에 세워지고, 이후 전국 곳곳으로 퍼져나갔습니다. 2012년에는 평화의 소녀상이 1개가 새로 생겼을 뿐이지만 2013년에는 3개가 늘고, 2014년에는 8개가 늘더니, 2015년에는 급증해 27개가 건립됐습니다. 2016년에도 24개가 세워지는 등 전국 곳곳에 소녀상이 들어섭니다.


연도별 소녀상 건립 현황을 애니메이션 그래프로 보면 서울과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있던 소녀상이 2015년부터 전국 곳곳으로 퍼져나가고 있음이 확인됩니다.


현재 전국에는 60개가 넘는 소녀상이 있습니다. 데이터저널리즘팀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소녀상 안내 소책자인 나비자리를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 2017년 1월 현재 2곳의 탑과 비석을 제외하고도 66개의 소녀상이 건립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소녀상이 세워진 지역을 보면 경기도가 가장 많아 18개였고, 이어 서울 10개, 충남 7개 순이었습니다. 현재 17개 광역단체에 적어도 1개 이상의 소녀상이 건립돼 있습니다. 기초단체별로 보면 나눔의 집이 있는 경기도 광주시가 3개로 가장 많고, 이어 경기 고양, 경기 안성, 충남 천안에 각각 2개가 있습니다.


■ 광복절·삼일절에 세워지는 평화의 소녀상

전국에 세워진 소녀상을 건립일자별로 보면 광복절인 8월 15일에 세워진 소녀상이 가장 많아 8개였고, 이어 8월 14일 7개였습니다. 삼일절인 3월 1일에 건립된 소녀상은 4개였습니다. 독립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 광복을 기념하는 마음을 담아 소녀상을 세운 점이 반영된 결과로 보입니다.

■ 인터랙티브 지도로 찾아가는 평화의 소녀상

데이터저널리즘팀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의 자료에 근거해 전국 소녀상 인터랙티브 지도를 제작했습니다. 누구나 지도만 클릭하면 쉽고 빠르게 전국 소녀상에 대한 위치정보 등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또 지도에서 아이콘을 클릭하면 건립 년도와 주관 기관도 확인해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바로가기] 전국 소녀상 지도 바로가기

2015년부터 급증하기 시작한 소녀상은 점점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본이 영토 도발을 하고 소녀상에 대해 시비를 걸면 걸수록 소녀상을 세우려는 시민이나 단체들이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소녀상을 본 적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고,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데이터저널리즘팀이 전국 소녀상의 위치 분석을 해봤습니다.

■ 그런데, 왜 보기 힘든 걸까?…‘83.3%가 유동인구 적은 곳에 건립’

사람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평화의 소녀상은 서울의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과 부산의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입니다. 일본 대사관이나 영사관 앞이 아닌 장소 가운데는 공원에 세워진 소녀상이 가장 많았습니다. 공원에 세워진 소녀상은 모두 27개였습니다. 전체 소녀상의 절반 가까이가 공원에 건립된 셈입니다. 이어 체육관이나 박물관 등 문화시설에 세워진 소녀상이 8개, 건물이나 역 앞 등에 있는 광장에 건립된 소녀상이 7개였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많이 다니고 그래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도로변에 있는 소녀상은 전체 66개 소녀상 가운데 4개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데이터저널리즘팀은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나타내는 전국주요상권지도(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자료)로 심층 분석을 해봤습니다. 전국 주요 상권 내에 있는 소녀상은 11개, 16.7%에 그쳤습니다. 다시 말해 열에 여덟이라 할 수 있는 대다수 소녀상들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지역에 세워져 있다는 뜻이 됩니다.

실제로 서울 이화여대 앞처럼 주요상권에 속하는, 다시 말해 인파가 많이 몰리는 지역에 세워진 소녀상 곁으로는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많았고, 상권을 벗어나 상대적으로 인파가 덜 몰리는 서울 정동길에 세워진 소녀상이나 서울 마들근린공원에 세워진 소녀상에는 사람들이 덜 찾았습니다. 소녀상이 어디에 세워져 있건 소녀상의 가치와 의미가 변하지는 않겠지만, 건립된 장소에 따라 접근성이 차이가 나는 셈입니다.


소녀상이 어떤 지역에 세워져 있는지는 전국 주요 상권지도 위에 소녀상을 나타낸 인터랙티브 지도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바로가기] 전국 소녀상 지도 바로가기

■ ‘찾아가보니 인적 뜸한 곳…그럴 때는 아쉬움 느껴요’

지난 2016년, '위안부 문제'를 널리 알리기 위해 전국의 소녀상 위치를 표기해 놓은 소책자인 '나비자리'를 만든 이화진 사진작가도 소녀상이 후미진 곳에 있는 경우가 있다며 이 점이 안타깝다고 토로했습니다. 이화진 작가는 소녀상들을 찾아가 보면 인적이 많지 않은 지역에 건립된 경우가 있어 마음이 아팠던 때가 적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 작가는 소녀상을 정성들여 건립했더라도 길가에서 한발 벗어난 공원이나 공터, 그것도 구석에 건립해서 사람들이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화진 작가는 새로 생기는 소녀상은 가능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접근성이 좋은 장소에 들어서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소녀상 안내 책자 ‘나비자리’소녀상 안내 책자 ‘나비자리’

이화진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이화진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 ‘접근성 좋은 도로변에’…세우자 vs. 안된다

전국 66개 소녀상 가운데 중앙정부가 세운 소녀상은 없습니다. 지방자치단체가 세운 소녀상도 많지 않아 6개뿐입니다. 대부분의 소녀상은 시민의 힘으로 세웠습니다. 시민단체가 세운 소녀상이 46개에 이릅니다.

소녀상을 시민의 뜻과 힘으로 세우는 게 좋다 하더라도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소녀상을 세울 땅을 찾기가 힘들다는 점입니다. 유동인구가 많은 거리, 그러니까 소녀상을 세웠으면 하는 공간이 국가나 지방정부 땅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대구 평화의 소녀상 건립 범시민추진위원회도 소녀상 부지 문제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구에는 소녀상이 한 개 있지만, 대구여자상업고등학교 교정에 있어서 접근성은 떨어진다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추진위원회는 대구시 동성로에 소녀상을 추가로 건립할 계획입니다. 이정찬 추진위원장은 동성로가 대구의 상징적인 거리이고,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장소라며, 소녀상 건립 장소로 동성로를 선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이정찬 위원장은 동성로는 단순하게 사람들이 많이 찾는 장소가 아니라 과거 일제강점기 때 독립운동이 펼쳐지던 역사 깊고, 유서 깊은 공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대구 중구청은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일단 법적으로 안 된다는 게 중구청의 설명입니다.

■ 도로법 시행령 55조…‘노점·자판기는 가능하나 소녀상은 불가?’

대구 중구청은 도로법 때문에 어렵다고 설명합니다. 도로법은 '국민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도로의 건설과 공공복리의 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입니다. 결국 평화의 소녀상이 도로의 본래 기능을 해쳐 공공복리를 깎아내린다는 얘기인데, 중구청은 도로법 시행령 55조를 들고 있습니다.

시행령 55조는 '점용허가를 받을 수 있는 공작물 등'에 대한 조항입니다. 도로법 시행령은 법 61조 2항에 따라 도로 점용허가(도로법 제107조에 따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하는 사업에 관계되는 점용인 경우에는 협의 또는 승인을 뜻함)를 받아 도로를 점용할 수 있는 공작물이나 물건, 시설의 종류에 대해 나열해 놓고 있는데, 여기에는 가로등이나 수도관, 공중전화, 휴대전화 기지국, 노점, 자동판매기, 현금 자동입출금기, 상품진열대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하지만 도로법 시행령이 들고 있는 공작물 사례에 소녀상 같은 조형물은 들어있지 않습니다.


대구 중구청 관계자는 법에 따라 도로변에 민간이 조형물을 세울 수 없기 때문에, 허가를 내주고 싶어도 내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대구 중구청 관계자는 또 동성로는 사람들이 많이 찾고 각종 행사가 열리는 장소인만큼 안전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무엇보다 대구 중구청이 소녀상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대구에 있는 쌈지공원이나 국채보상공원에 소녀상을 건립한다면 협조, 지원할 방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관련 법이 개정되기 전까지는 동성로 소녀상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결국 법 조항으로 인해 노점이나 자동판매기, 현금 자동입출금기도 들어설 수 있는 대한민국 도로에 소녀상은 세울 수 없다는 얘기인 셈입니다.

대구 평화의 소녀상 건립 범시민추진위원회가 밝힌 소녀상 디자인 시안. 대구 소녀상은 오직 대구 시민의 힘으로 이뤄냈다고 밝히고 있다.대구 평화의 소녀상 건립 범시민추진위원회가 밝힌 소녀상 디자인 시안. 대구 소녀상은 오직 대구 시민의 힘으로 이뤄냈다고 밝히고 있다.

■ ‘더 많은 사람들이 소녀상 볼 수 있게’…전국 10여곳 건립 추진중

대구 평화의 소녀상 건립 범시민 추진위원회는 소녀상을 세우기 위해 2천여명의 시민이 성금을 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시민들은 더 많은 사람들이 소녀상을 찾아가고, 더 많은 사람들이 소녀상을 볼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도로법 시행령 55조에 막혀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소녀상 건립 열기는 계속 퍼져나가 98회 삼일절을 앞둔 2017년 2월 현재, 대구뿐만이 아니라 서울과, 경기, 광주 등 전국 10여곳에서 소녀상 건립 꿈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연관 기사]
소녀상 보셨습니까? ③ 우리동네에도 소녀상이?…지도로 찾아보세요
소녀상 보셨습니까? ② 공공조형물도 아니고 현충시설도 아니다?…‘우리가 직접 지켜요’
  • 소녀상 보셨습니까? ① ‘노점이나 자판기는 가능해도 소녀상은 불법?’
    • 입력 2017.02.24 (14:04)
    • 수정 2017.03.06 (11:36)
    Data Room
소녀상 보셨습니까? ① ‘노점이나 자판기는 가능해도 소녀상은 불법?’
25년 전인 1992년 1월, 일본 대사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집회가 열립니다. 이후 매주 수요일마다 집회가 이어졌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유린당한 인권과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수요집회를 시작한 겁니다. 5년 뒤인 1997년 8월, 나눔의 집에 소녀상을 건립합니다. 다시 10여년이 지나고, 2011년 12월 천 번째 수요집회를 맞이해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다음 세대에는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외치는 할머니들의 뜻을 이어받고자 일본 대사관 앞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웁니다.

KBS 데이터저널리즘팀은 오는 3월 1일 98회 삼일절을 맞아 평화의 소녀상 기획 기사를 준비했습니다. 전국에 세워진 소녀상 위치와 주관 기관,관련 법규 분석,현장 답사와 인터뷰 등을 통해 시리즈 기획 기사를 내보낼 예정입니다. 먼저 소녀상이 크게 늘고 있는 데도 소녀상을 보았다는 사람이 왜 많지 않은 것인지,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소녀상 건립 공간 문제를 살펴봤습니다.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 일본의 억지가 심해질수록…늘어나는 평화의 소녀상

평화의 소녀상이 일본 대사관 앞에 세워지고, 이후 전국 곳곳으로 퍼져나갔습니다. 2012년에는 평화의 소녀상이 1개가 새로 생겼을 뿐이지만 2013년에는 3개가 늘고, 2014년에는 8개가 늘더니, 2015년에는 급증해 27개가 건립됐습니다. 2016년에도 24개가 세워지는 등 전국 곳곳에 소녀상이 들어섭니다.


연도별 소녀상 건립 현황을 애니메이션 그래프로 보면 서울과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있던 소녀상이 2015년부터 전국 곳곳으로 퍼져나가고 있음이 확인됩니다.


현재 전국에는 60개가 넘는 소녀상이 있습니다. 데이터저널리즘팀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소녀상 안내 소책자인 나비자리를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 2017년 1월 현재 2곳의 탑과 비석을 제외하고도 66개의 소녀상이 건립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소녀상이 세워진 지역을 보면 경기도가 가장 많아 18개였고, 이어 서울 10개, 충남 7개 순이었습니다. 현재 17개 광역단체에 적어도 1개 이상의 소녀상이 건립돼 있습니다. 기초단체별로 보면 나눔의 집이 있는 경기도 광주시가 3개로 가장 많고, 이어 경기 고양, 경기 안성, 충남 천안에 각각 2개가 있습니다.


■ 광복절·삼일절에 세워지는 평화의 소녀상

전국에 세워진 소녀상을 건립일자별로 보면 광복절인 8월 15일에 세워진 소녀상이 가장 많아 8개였고, 이어 8월 14일 7개였습니다. 삼일절인 3월 1일에 건립된 소녀상은 4개였습니다. 독립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 광복을 기념하는 마음을 담아 소녀상을 세운 점이 반영된 결과로 보입니다.

■ 인터랙티브 지도로 찾아가는 평화의 소녀상

데이터저널리즘팀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의 자료에 근거해 전국 소녀상 인터랙티브 지도를 제작했습니다. 누구나 지도만 클릭하면 쉽고 빠르게 전국 소녀상에 대한 위치정보 등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또 지도에서 아이콘을 클릭하면 건립 년도와 주관 기관도 확인해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바로가기] 전국 소녀상 지도 바로가기

2015년부터 급증하기 시작한 소녀상은 점점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본이 영토 도발을 하고 소녀상에 대해 시비를 걸면 걸수록 소녀상을 세우려는 시민이나 단체들이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소녀상을 본 적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고,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데이터저널리즘팀이 전국 소녀상의 위치 분석을 해봤습니다.

■ 그런데, 왜 보기 힘든 걸까?…‘83.3%가 유동인구 적은 곳에 건립’

사람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평화의 소녀상은 서울의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과 부산의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입니다. 일본 대사관이나 영사관 앞이 아닌 장소 가운데는 공원에 세워진 소녀상이 가장 많았습니다. 공원에 세워진 소녀상은 모두 27개였습니다. 전체 소녀상의 절반 가까이가 공원에 건립된 셈입니다. 이어 체육관이나 박물관 등 문화시설에 세워진 소녀상이 8개, 건물이나 역 앞 등에 있는 광장에 건립된 소녀상이 7개였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많이 다니고 그래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도로변에 있는 소녀상은 전체 66개 소녀상 가운데 4개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데이터저널리즘팀은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나타내는 전국주요상권지도(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자료)로 심층 분석을 해봤습니다. 전국 주요 상권 내에 있는 소녀상은 11개, 16.7%에 그쳤습니다. 다시 말해 열에 여덟이라 할 수 있는 대다수 소녀상들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지역에 세워져 있다는 뜻이 됩니다.

실제로 서울 이화여대 앞처럼 주요상권에 속하는, 다시 말해 인파가 많이 몰리는 지역에 세워진 소녀상 곁으로는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많았고, 상권을 벗어나 상대적으로 인파가 덜 몰리는 서울 정동길에 세워진 소녀상이나 서울 마들근린공원에 세워진 소녀상에는 사람들이 덜 찾았습니다. 소녀상이 어디에 세워져 있건 소녀상의 가치와 의미가 변하지는 않겠지만, 건립된 장소에 따라 접근성이 차이가 나는 셈입니다.


소녀상이 어떤 지역에 세워져 있는지는 전국 주요 상권지도 위에 소녀상을 나타낸 인터랙티브 지도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바로가기] 전국 소녀상 지도 바로가기

■ ‘찾아가보니 인적 뜸한 곳…그럴 때는 아쉬움 느껴요’

지난 2016년, '위안부 문제'를 널리 알리기 위해 전국의 소녀상 위치를 표기해 놓은 소책자인 '나비자리'를 만든 이화진 사진작가도 소녀상이 후미진 곳에 있는 경우가 있다며 이 점이 안타깝다고 토로했습니다. 이화진 작가는 소녀상들을 찾아가 보면 인적이 많지 않은 지역에 건립된 경우가 있어 마음이 아팠던 때가 적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 작가는 소녀상을 정성들여 건립했더라도 길가에서 한발 벗어난 공원이나 공터, 그것도 구석에 건립해서 사람들이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화진 작가는 새로 생기는 소녀상은 가능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접근성이 좋은 장소에 들어서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소녀상 안내 책자 ‘나비자리’소녀상 안내 책자 ‘나비자리’

이화진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이화진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 ‘접근성 좋은 도로변에’…세우자 vs. 안된다

전국 66개 소녀상 가운데 중앙정부가 세운 소녀상은 없습니다. 지방자치단체가 세운 소녀상도 많지 않아 6개뿐입니다. 대부분의 소녀상은 시민의 힘으로 세웠습니다. 시민단체가 세운 소녀상이 46개에 이릅니다.

소녀상을 시민의 뜻과 힘으로 세우는 게 좋다 하더라도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소녀상을 세울 땅을 찾기가 힘들다는 점입니다. 유동인구가 많은 거리, 그러니까 소녀상을 세웠으면 하는 공간이 국가나 지방정부 땅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대구 평화의 소녀상 건립 범시민추진위원회도 소녀상 부지 문제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구에는 소녀상이 한 개 있지만, 대구여자상업고등학교 교정에 있어서 접근성은 떨어진다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추진위원회는 대구시 동성로에 소녀상을 추가로 건립할 계획입니다. 이정찬 추진위원장은 동성로가 대구의 상징적인 거리이고,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장소라며, 소녀상 건립 장소로 동성로를 선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이정찬 위원장은 동성로는 단순하게 사람들이 많이 찾는 장소가 아니라 과거 일제강점기 때 독립운동이 펼쳐지던 역사 깊고, 유서 깊은 공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대구 중구청은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일단 법적으로 안 된다는 게 중구청의 설명입니다.

■ 도로법 시행령 55조…‘노점·자판기는 가능하나 소녀상은 불가?’

대구 중구청은 도로법 때문에 어렵다고 설명합니다. 도로법은 '국민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도로의 건설과 공공복리의 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입니다. 결국 평화의 소녀상이 도로의 본래 기능을 해쳐 공공복리를 깎아내린다는 얘기인데, 중구청은 도로법 시행령 55조를 들고 있습니다.

시행령 55조는 '점용허가를 받을 수 있는 공작물 등'에 대한 조항입니다. 도로법 시행령은 법 61조 2항에 따라 도로 점용허가(도로법 제107조에 따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하는 사업에 관계되는 점용인 경우에는 협의 또는 승인을 뜻함)를 받아 도로를 점용할 수 있는 공작물이나 물건, 시설의 종류에 대해 나열해 놓고 있는데, 여기에는 가로등이나 수도관, 공중전화, 휴대전화 기지국, 노점, 자동판매기, 현금 자동입출금기, 상품진열대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하지만 도로법 시행령이 들고 있는 공작물 사례에 소녀상 같은 조형물은 들어있지 않습니다.


대구 중구청 관계자는 법에 따라 도로변에 민간이 조형물을 세울 수 없기 때문에, 허가를 내주고 싶어도 내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대구 중구청 관계자는 또 동성로는 사람들이 많이 찾고 각종 행사가 열리는 장소인만큼 안전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무엇보다 대구 중구청이 소녀상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대구에 있는 쌈지공원이나 국채보상공원에 소녀상을 건립한다면 협조, 지원할 방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관련 법이 개정되기 전까지는 동성로 소녀상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결국 법 조항으로 인해 노점이나 자동판매기, 현금 자동입출금기도 들어설 수 있는 대한민국 도로에 소녀상은 세울 수 없다는 얘기인 셈입니다.

대구 평화의 소녀상 건립 범시민추진위원회가 밝힌 소녀상 디자인 시안. 대구 소녀상은 오직 대구 시민의 힘으로 이뤄냈다고 밝히고 있다.대구 평화의 소녀상 건립 범시민추진위원회가 밝힌 소녀상 디자인 시안. 대구 소녀상은 오직 대구 시민의 힘으로 이뤄냈다고 밝히고 있다.

■ ‘더 많은 사람들이 소녀상 볼 수 있게’…전국 10여곳 건립 추진중

대구 평화의 소녀상 건립 범시민 추진위원회는 소녀상을 세우기 위해 2천여명의 시민이 성금을 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시민들은 더 많은 사람들이 소녀상을 찾아가고, 더 많은 사람들이 소녀상을 볼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도로법 시행령 55조에 막혀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소녀상 건립 열기는 계속 퍼져나가 98회 삼일절을 앞둔 2017년 2월 현재, 대구뿐만이 아니라 서울과, 경기, 광주 등 전국 10여곳에서 소녀상 건립 꿈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연관 기사]
소녀상 보셨습니까? ③ 우리동네에도 소녀상이?…지도로 찾아보세요
소녀상 보셨습니까? ② 공공조형물도 아니고 현충시설도 아니다?…‘우리가 직접 지켜요’
사사건건
정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