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텀2지구, 정의로운 개발인가? ⑫ 부산시 졸속 개발 ‘강행’…국회의원 ‘말 바꾸기’

KBS가 집중적으로 짚어보고 있는 센텀2지구 조성 사업 뉴스, 이번에는 센텀2지구에 관한 부산시 수장과 지역구 국회의원을 입장을 알아본다. 센텀2지구를 당초 청사진대로 제대로 된 산업단지로 만들려면 지방정부의 철저한 준비는 기본이고, 지역구 국회의원의 꼼꼼한 검증도 필요하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부산시가 졸속 개발을 '강행'하는데도 지역구 의원은 자신의 기존 공약마저 뒤집고 아무런 견제도 하지 않고 있다.

부산시·부산도시공사·풍산 ‘센텀2지구 사업’ 양해각서 체결

지난 2015년 6월, 부산시와 부산도시공사, 풍산. 이렇게 3자간의 양해각서 체결로 센텀2지구 사업은 닻을 올렸다. 서병수 전 부산시장은 임기 중 다른 어떤 사업보다 여기에 애착을 보였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준비는 허술했고, 이는 졸속 개발과 특혜 논란으로 이어져 사업은 표류하게 된다.

지난달 30일, 청와대 시·도지사 간담회에 참석한 오거돈 부산시장

꺼져가던 불씨를 살린 건, 뜻밖에도, 오거돈 현 시장이다. 김해공항 확장안 백지화부터 BRT 급행버스체계 공사 중단, 북항 오페라하우스 건립 재검토까지…. 서병수 전 시장의 '색깔 지우기'에 적극적인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전임 시장이 세운 센텀2지구 사업의 부실한 뼈대는 전혀 달라진 게 없는데도, 오 시장은 청년 일자리 창출을 명분으로 강행을 선언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지난달 30일, 청와대 시·도지사 간담회 자리에서, "향후 센텀시티 인근에 센텀2지구를 조성해서 8만 4천여 개의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 청년이 돌아오는 부산을 만들어내겠다"고 설명했다.

부산 해운대을 지역구의 윤준호 국회의원 모습

이를 견제하고 바로 잡아야 할 지역구 국회의원은 오락가락 말만 바꾸고 있다. 해운대을 윤준호 국회의원은 지난 2016년 20대 총선 후보 시절 센텀2지구 사업을 정면 비판했다. 주거촌으로 전락한 센텀시티의 실패를 잊지 말자는 것이었다. 2016년 4월 총선에 출마한 해운대을 더불어민주당 윤준호 후보는 "반여·반송(센텀2지구) 도시첨단산단 조성사업에 대해 말씀드리겠다. 제가 당선된다면, 부산시와 협의하여 이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2년 만에 보궐선거에 나온 그는 말을 180도 바꿨다. 지난 6월 보궐선거에서 윤 후보는 "첨단산단을 조속히 완공하겠다", 풍산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시가 전망한 센텀2지구 관련 일자리는 8만 4천 개

부산시가 공표한 센텀2지구 일자리는 8만 4천 개, 생산 유발과 부가가치 효과는 27조 원에 달한다. 장밋빛 전망만 가득하다. 문제점으로 지적된 센텀2지구 사업 추진 과정의 검증이나 조정, 공론화 절차도 없이 부산시든, 지역구 국회의원이든, 임기 안에 뭔가 이루겠다는 욕심에 젖어 무리한 개발을 강행하는 건 아닌지, 따져봐야 할 때다.

[자료조사 최위지]

[연관 기사]
[단독] 센텀2지구, 정의로운 개발인가? ① 그린벨트 토양오염 확인
센텀2지구, 정의로운 개발인가? ② 풍산 땅 보상금 4,895억 책정 첫 확인
센텀2지구, 정의로운 개발인가? ③ ‘쫀드기’가 지식산업?…엉터리 수요 조사
센텀2지구, 정의로운 개발인가? ④ 교통 점수 최악인데…교통대란 없다고?
센텀2지구, 정의로운 개발인가? ⑤ 반여농산물도매시장 이전 ‘첩첩산중’
센텀2지구, 정의로운 개발인가? ⑥ 허술한 입지 계획…‘첨단’ 번지르르
센텀2지구, 정의로운 개발인가? ⑦ 미분양·비리 ‘얼룩’ 부산도시공사, 또 ‘빚잔치’
센텀2지구, 정의로운 개발인가? ⑧ 시민들 “센텀2지구 전면 재검토하라”
센텀2지구, 정의로운 개발인가? ⑨ 개발 이익 누가?…부동산 시장 들썩
센텀2지구, 정의로운 개발인가? ⑩ 센텀시티의 교훈…첨단기업 ‘미미’·아파트숲 ‘변질’
센텀2지구, 정의로운 개발인가? ⑪ 그린벨트 해제 ‘보류’…사업 차질 불가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