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텀2지구, 정의로운 개발인가? ⑬ 개발의 ‘걸림돌’ 노동조합…투쟁은 ‘진행형’

입력 2018.09.26 (16:39) 수정 2018.09.2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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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마이크로텍 노동조합의 투쟁은 현재진행형이다

KBS가 기획 보도하고 있는 센텀2지구 개발 논란의 중심에는 '노동자 탄압'이 자리잡고 있다. 풍산 부산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의 투쟁 이야기다. 풍산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고, 또 현재 어떤 상황인지 짚어본다.

2015년 2월,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화재로 전소한 풍산마이크로텍 부산공장.2015년 2월,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화재로 전소한 풍산마이크로텍 부산공장.

센텀2지구 예정지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방위사업체 풍산 부산공장. 2010년, 풍산그룹은이 곳에 함께 있던 계열사 풍산마이크로텍을 매각한다. 그리고 이듬해 풍산마이크로텍 사측은 경영 위기를 이유로 노조원 58명을 정리해고 했다. 노사 갈등의 시발점이었다. 3년 뒤, 법원으로부터 부당해고 판결이 나왔지만, 노동자들에게 돌아갈 곳은 없었다. 해고자들이 복직한 이후인 2015년, 원인 모를 화재로 부산 공장이 불에 타 버렸고, 설상가상으로 사측은 경기도로 공장까지 이전해 버렸다.

센텀2지구 전면 재검토 부산대책위원회 출범 (2018년 9월)센텀2지구 전면 재검토 부산대책위원회 출범 (2018년 9월)

노동자들은 현재 '강제 휴업' 상태. 회사 매각부터 정리해고까지 이 모든 과정이 처음부터 개발을 반대한 노동조합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시나리오였다는 게 노조의 주장. 문영섭 풍산마이크로텍 노조지회장은 "개발을 하기 위해서 그 특혜성을 제기한 노동조합을 먼저 제거하는 작업을 했는데 이게 노동조합의 저항과 투쟁을 통해서 또 시대적으로 오면서 여기까지 온 걸로 본다"고 말했다.

노사 분쟁 해결에 손 놓은 부산시의 2015년 내부 보고서노사 분쟁 해결에 손 놓은 부산시의 2015년 내부 보고서

센텀2지구 사업 주체인 부산시는 노사 분쟁을 적극 중재하기보다는 이중적 행태로 오히려 갈등을 키웠다. KBS가 확보한 2015년 부산시 내부 보고서를 보면, 노조와의 면담에서는 '문제 해결 노력'을 약속했다가, 사측 면담에서는 '집회 시위를 막겠다'고 대응하는 등 모순적 입장을 드러냈다. 시민사회단체는 현 오거돈 부산시장 집행부가 그간의 노조 탄압을 모른 척 한 채, 특혜 개발을 강행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정현 민중당 부산시당위원장은 "제대로 된 검증도 하지 않고 오거돈 집행부가 그린벨트 해제까지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거기에다 지금 두 달 넘게 피해자들이 농성을 하는데 손 한 번 잡아주지 않고 있다. 도대체가 정당명과 시장 이름만 바뀌었지 무엇이 달라졌는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내건 센텀2지구 조성 사업이 원래 자리에 있던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양날의 검'이란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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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9-26 16:39:48
    • 수정2018-09-26 16:40:35
    취재K
▲풍산마이크로텍 노동조합의 투쟁은 현재진행형이다

KBS가 기획 보도하고 있는 센텀2지구 개발 논란의 중심에는 '노동자 탄압'이 자리잡고 있다. 풍산 부산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의 투쟁 이야기다. 풍산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고, 또 현재 어떤 상황인지 짚어본다.

2015년 2월,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화재로 전소한 풍산마이크로텍 부산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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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내건 센텀2지구 조성 사업이 원래 자리에 있던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양날의 검'이란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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