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념의 대구, ‘작은 정성’ 모아 유치 성공

입력 2007.03.28 (11:54)

수정 2007.03.28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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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대구유치가 확정된 뒤 많은 뒷얘기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집행이사들의 '표심'을 사기 위한 갖가지 노력과 정성은 대구시의 끈질긴 집념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22-24일 IAAF 실사단(단장 헬무트 디겔 IAAF 부회장.독일)의 대구 방문 때 디겔 단장은 구두가 발에 맞지 않아 발 통증을 호소했다.
시는 즉각 의료진을 호텔에 보내 진료하도록 한 뒤 발이 편한 새 구두를 제공했다.
디겔 단장은 '작은 정성'에 감동을 받았던 게 분명하다고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단의 한 관계자는 말했다.
또 실사단 중 허들 여자선수 출신인 나왈 엘 무타와켈(모로코) 집행이사가 198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여자 400m허들에서 우승할 당시의 영상을 찾아 보여주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국내 초상화 전문가를 찾아내 실사단 집행이사 3명의 초상화를 그린 뒤 환영행사에 내건 것도 그들에게 감동을 준 것으로 풀이됐다.
또 실사단 집행이사들 국가의 민요를 녹음해 승용차에서 들려준 것도 '작은 정성'에 포함됐다.
유치단은 집행이사 28명의 국가별 종교와 영연방 국가 등을 분석해 일찌감치 12표를 확보하고 나머지 집행이사들에 대해서도 잦은 접촉과 감동작전을 편 게 대회유치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유치활동에 일이 꼬여 혼이 난 적도 많다.
유종하 유치위원장은 실사단 방문때 같은 모양의 점퍼를 입은 10만 시민 환영을 지시했지만 예산이 없어 이행하진 못했다.
시민과 공무원, 어린이 등 5만여명을 동원해 실사단 환영행사를 가졌지만 일부 시민들은 '동원'에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또 대한주택공사는 선수촌.미디어촌 건립과 관련해 완공시점이 달라 토지 보상문제가 발생한다며 당초 거절했다가 큰 평수의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장점 등을 감안해 승락 사인을 보냈다.
특히 선수촌 건립은 역대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중 단 한 차례도 없었던 이벤트로 대부분 선수출신인 집행이사들의 표심을 사기에 충분했다는 후문이다.
프리젠테이션 영상물이 밋밋해 케냐로 떠나기 1주일 전 국내 모 업체에 영상물 재편집을 의뢰해 매일 24시간 작업을 거쳐 완성품이 나오기도 했다.
정부가 동계올림픽 유치에 '선택과 집중'을 하는 바람에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마지막 순간에 노무현 대통령이 대구월드컵경기장을 찾아 '정부 지원'을 발표, 집행이사들에게 '정부 보증'을 알릴 수 있었다.
신점식 유치단장은 "모든 일을 집행이사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추진한 게 주효했던 것 같다"면서 "시민 열기는 반대 입장인 집행이사들의 마음을 되돌리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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