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총재 “KT, 60억 원에 헐값 인수”

입력 2007.12.27 (11:27)

수정 2007.12.27 (13:58)

신상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27일 강남도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신생 구단 KT는 야구 발전기금 60억원 이상만 내고 현대 유니콘스를 인수한다"고 밝혀 '헐값 매각 논란'을 부추겼다.
신상우 총재는 "현대 구단 매각 대금은 없다. 단 KT가 KBO 야구발전기금으로 60억원 이상만 내면 KBO가 그 돈으로 올해 은행으로부터 긴급 융자를 받아 현대에 지급보증 선 빚을 갚아나가는 데 쓰겠다"고 덧붙였다.
현대 채권단 하이닉스 반도체는 올해 KBO를 통해 농협, STX 등과 매각 협상에 나설 때 80억원에 현대를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는데 현대는 이제 이마저도 못 미치는 금액에 팔려가게 됐다.
신 총재는 "현대 문제가 불거진 올해 초 이사회를 통해 8개 구단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야구 붐을 지속하기 위해 내년에도 8개 구단을 고수해야 한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현재 창단에 뜻을 둔 기업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해 프로야구 참가 의사를 밝힌 KT에 매각대금을 받지 않고 현대는 넘기는 건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강조했다.
이로써 KT는 알짜배기 서울에 입성하면서 두산과 LG에 줘야 하는 54억원도 변제 받았고 올해 KBO가 현대에 지급 보증 선 은행빚 130억원도 탕감받는 특혜를 누리게 됐다.
KT가 KBO에 내야하는 야구발전기금 최소 60억원은 지난 2000년 SK의 쌍방울 인수대금 250억원 중 KBO에 낸 발전기금 46억원이 기준점이 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올해 KBO가 현대에 지급 보증선 130억원에 대한 해결 방안은.
▲현대 구단 매각 대금은 없다. KT에 현대 구단을 거저 줄 테니 프로야구단을 운영할 수 있느냐고 접근했다. KT는 자사 이름을 내걸고 투자한 금액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겠지만 현대 이름으로 출자된 선수단 월급 등에 대해서는 변제할 의무가 없다고 했다.
그래서 잠정적으로 KT에 야구발전 기금을 60억원 이상만 내달라고 요구했다.
--헐값으로 넘겼을 때 나머지 7개 구단의 반발은.
▲다른 구단도 8개 구단 체제를 다 바라고 있다.
--KT의 서울 입성 자금 54억원에 대한 문제는.
▲일단 올해 안산 돔구장 양해각서 체결식에서 현대를 인수하는 구단에는 안산 돔구장에 입성할 수 있는 최우선권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SK는 2000년 250억원을 주고 쌍방울 인수했다. 당시 인수 대금이 70억원, 경기도 및 인천 연고권을 사오면서 현대에 준 54억원, 프로야구 참가 기금으로 각 구단에 10억원씩을 줬고 나머지 46억원 KBO 발전기금으로 냈다.
54억원은 실무진에서 논의해야 할 문제이나 이미 현대가 파산한 처지에서 구단 운영비가 없어 할 수 없이 끌어쓴 돈이기에 지금에 와서 돌려 받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KT와 협상 시점과 경로는.
▲STX와 협상이 결렬된 뒤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그러다 프로농구단 KTF를 보고 직접 KT를 찾아가 인수 의사를 타진했다. 시기는 11월 하순이다. KBO 총재로서 12월 초 대만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예선전도 직접 관전하고 싶었으나 KT와 협상 탓에 서울에 머물렀다.
--보상액 없이 KT에 서울 연고권을 나눠주게 된 두산과 LG 반발은.
▲두산 구단주 대행으로부터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수고하셨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다들 8개 구단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생각으로 이해해주실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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