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LG, ‘KBO 독단’에 공개 반발

입력 2007.12.28 (19:36)

수정 2007.12.28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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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마음 급한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일방주의가 화를 부르고 말았다.
KBO는 27일 해체 위기인 현대 유니콘스를 대신할 신생팀으로 KT가 프로야구에 참여한다고 발표했는데 하루만에 서울 연고 구단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가 공동 성명서를 내고 "절차를 무시한 KBO의 신생구단 발표를 인정할 수 없다"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프로야구가 1982년 출범한 이후 신생팀 창단에 기존 구단이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한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올시즌 프로야구는 현대의 운영자금이 바닥나 KBO가 26년동안 모은 기금 대부분인 131억원을 쏟아으면서 8개구단 유지를 위해 안간 힘을 썼지만도 기존 구단이 제동을 건 것이다.
두산과 LG는 물론 프로야구 전 구단이 내년 시즌에도 8개구단을 유지해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하고 있다.
7개 구단을 줄어드는 순간 팀 당 경기 수가 108게임으로 줄어들면서 타이틀 스폰서와 중계권료를 비롯한 모든 마케팅 전략에서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구세주'같은 KT의 신생팀 창단에 두산과 LG가 공개적으로 반발할 이유는 간단하다.
KBO가 한번도 제대로 된 사전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KT의 서울 입성을 발표하며 프랜차이즈 영업권을 침해했다는 사실이다.
신상우 KBO 총재는 지난 17일 이사 간담회에서 신생팀 창단에 따른 대략적인 설명을 한 뒤 각 구단주대행과도 협의했다고 밝혔으나 두산은 "신총재와 구단주 대행, 기자까지 3자 대면을 해서 사실 관계를 밝히자"고 반발하고 있다.
단 한푼의 보상금도 없이 안방의 일부분을 떼주게 생긴 두산과 LG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분통을 터뜨릴 수 있는 상황이다.
김연중 LG 단장은 "KT의 서울 입성 문제는 최소한 연고구단과 상의했으냐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 뒤 "일방적으로 연고지역을 떼어놓으라고 하면 누가 가만 있겠느냐"고 말했다.
결국 올초부터 농협중앙회, STX와 현대 매각 협상에 모두 실패했던 KBO 입장에서는 연말을 넘기지 않겠다는 다급한 마음에 섣부른 발표를 했지만 기존 구단들과 명확한 상의없이 권익을 지나치게 무시해 정면 반발을 부르고 만 셈이다.
두산과 LG의 공개 반발로 또 다른 벽에 부딪힌 KBO 관계자는 "양 구단을 최대한 설득해 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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