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새 역사, ‘발야구 회복’에 달렸다

입력 2009.03.11 (07:46)

수정 2009.03.11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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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대표팀이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4강 이상의 성적을 내려면 장기인 '발야구'를 살리는 것이 과제로 떠올랐다.
12일~1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미국프로야구팀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LA 다저스와 잇달아 평가전을 치르는 대표팀은 예선전에서 단점으로 지적된 미숙한 주루플레이를 보완하고 적극적으로 '뛰는 야구'를 펼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야생마처럼 통통 튀는 한국의 발야구는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서 9전 전승으로 금메달 신화를 일구는 데 기폭제가 됐다. WBC에서도 기동력을 완벽하게 살려야 영광을 재현할 수 있다.
◇'폭주'는 금물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11일 기자들과 짧은 간담회에서 '선수들이 너무 날아다닌다'고 말했다. 전후 상황을 생각하지 못하고 앞만 보고 달린 통에 예선에서 다섯 차례나 누상에서 횡사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국제대회에서는 좋은 찬스가 자주 오는 게 아닌 만큼 일을 그르치지 않고 점수를 확실히 뽑으려면 더 사려 깊은 주루플레이가 필요하다.
과감하게 한 베이스를 더 가는 것도 중요하나 투구수 제한이 있는 대회인 만큼 누상에서 꾸준히 상대팀 주력인 선발투수를 흔들어 득점 기회를 이어가는 게 나을 수 있다.
◇'이순신 타법'과 과감한 도루
예선전에서 대표팀은 발 빠른 주자들이 자주 출루하지 못해 도루 2개에 그쳤다.
대표팀 1,2번 타자인 이종욱(두산)과 정근우(SK)의 출루율은 각각 0.412와 0.429로 나쁘지 않다. 하지만 강력한 라이벌 일본전 두 경기로 좁히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종욱과 정근우는 제구력이 좋은 일본 투수들을 상대로 6타수 1안타, 6타수 2안타를 때렸다.
그러나 볼넷은 둘이 합쳐 1개밖에 없었다.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배트를 돌리는 데 집중한 나머지 볼넷의 중요성을 간과했다.
김성한 수석코치도 "기다려야 할 때 타자들이 너무 적극적으로 스윙해 벤치에서 당혹스러울 때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세종로에 있는 이순신 장군 동상처럼 타석에서 가만히 서서 실투를 기다리는 작전도 필요하다는 뜻이다.
1,2번 테이블 세터의 주된 목표는 범타로 물러나더라도 끈질기게 투수를 괴롭혀 최대한 많은 공을 던지게 하는 것이나 둘은 이 부분이 부족했다.
9일 일본과 예선 순위 결정전에서 4회 이와쿠마 히사시(라쿠텐)로부터 볼넷을 골라 김태균(한화)의 적시타 때 득점한 게 좋은 예다. 안타보다 누상에서 상대팀 배터리의 신경을 거슬리는 전략이 효과적이다.
이종욱과 정근우는 김인식 감독으로부터 사인 없이 뛸 수 있는 '그린 라이트'를 받은 선수들이기에 출루하면 과감하게 도루를 엿봐야 한다. 일본과 달리 본선에서 붙을 경쟁국은 한국에 대한 정보가 적기에 도루 성공 확률도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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