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7번째’, SK는 연장 전문팀?

입력 2009.05.13 (11:53)

수정 2009.05.1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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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을 넘겨 13일 상오까지 이어진 SK와 LG의 '무박 2일' 야구는 시즌 내내 화제에 오를 혈투였다.
3년 연속 챔피언에 도전하는 SK는 올 시즌에도 여전히 막강하다.
하지만 유독 연장 승부가 많다. 올 시즌 11차례 연장전 가운데 SK가 7번을 치렀다.
KIA가 4차례, 두산과 LG, 한화가 각 3차례, 삼성과 히어로즈가 1차례씩 연장전을 경험했고 롯데는 한 번도 없다.
SK는 거의 한 주에 두번꼴로 연장 승부를 펼쳤지만 성적은 신통치 않다. 7차례 연장전에서 2승1패4무로 무승부를 패수에 넣는 올 시즌 승률 계산법에 따르면 2승5패나 다름없다.
연장에 들어가는 패턴도 비슷하다.
9-1로 앞서다 9회말 역대 최다점수(8점)를 내주는 바람에 연장으로 끌려간 전날 LG와 경기를 비롯해 초반에 여유있게 앞서가다 막판 실점을 허용해 10회 이후로 간 경우가 많았다.
지난 8일 히어로즈와 경기에서는 3-2로 앞서다 8회 강정호에게 투런홈런을 맞고 역전당했으나 다시 1점을 뽑아 4-4로 12회까지 끌고 갔다. 지난달 29일 두산과 연장 승부도 9회초 2점을 내 6-4로 승기를 잡았다가 9회말 동점을 허용했다.
지난달 15일 LG를 상대할 때도 3-0으로 넉넉하게 앞서가다 결국 4-4로 소득없이 마무리됐다.
그렇다면 왜 SK가 이런 현상을 반복하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중간 계투진의 문제를 꼽는다.
이순철 MBC ESPN 해설위원은 "김성근 SK 감독의 고민이 큰 것 같다. 중간에서 던져줄 투수가 너무 없다는 뜻이다. 한 투수가 매일 40개씩 던지다 보니까 부하가 걸렸다. 2년 연속 우승한 후유증이 나타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김용희 SBS SPORTS 해설위원은 "어제 경기를 보니까 중간 투수들이 초반부터 너무 오래 몸을 풀더라. 한 경기에 세 번 정도 앉았다 던졌다 반복하면 하루 등판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그러나 "SK 계투진에 큰 문제가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작년보다는 못하지만 강한 불펜을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SK의 투타 전반에 걸친 힘이 작년만 못하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SK는 시즌 초반부터 선두로 나섰지만 다른 팀들을 압도하는 모양새는 아니다. 그렇다고 쉽게 지는 것도 좀처럼 용납하지 않는다.
김성근 감독의 강한 승부 근성이 경기 후반부에 선수들의 승리욕을 자극하는 것은 작년과 마찬가지이다.
결국 쉽게 지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압도할 수도 없는 SK의 전력 지수가 연장 승부와 묘한 함수 관계를 이룬 셈이다.
김성근 감독은 5시간39분 연장 혈투 직후 "선수들이 이런 야구를 보면서 승부가 뭔지를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SK의 연장 승부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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