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간 39분 연장 혈투 ‘이것이 야구’

입력 2009.05.13 (19:03)

수정 2009.05.13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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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그렇게 움직이는 거야."
13일 오후 느지막이 잠실구장 원정팀 더그아웃에서 나타난 김성근 SK 와이번스 감독은 이날 0시9분까지 끌었던 SK와 LG의 5시간39분 짜리 연장 혈투에 대해 입을 열었다.
김 감독은 "2∼3점차 리드였다면 아마도 쉽게 끝났을 것"이라며 LG가 9회말 8점을 뽑아내 1-9에서 9-9 동점을 만든 상황을 복기했다.
그는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가야 한다고들 하는데 야구는 그 정도 갖고도 안되는 것"이라며 "우리가 그동안 야구를 치사하게 했다고 말이 많았는데 어제 경기로 그게 아니라는 게 입증되지 않았느냐"라고 되물었다.
'야신'으로 불리는 김성근 감독 조차도 '무박2일' 야구의 후유증이 적잖은 듯 싶어 보였다.
김 감독은 "감독 입장에서는 최악의 스토리였다"면서 "연장 들어갈 때 '졌다' 싶었는데 그러고 나니까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더라"며 웃었다.
"이틀 경기를 치렀는데 2승으로 쳐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농담을 건넨 김 감독은 "LG의 집중력이 대단했다. 팀을 단단히 조여놓은 느낌이 나더라"고 평가했다.
1루쪽 더그아웃에서 만난 김재박 LG 감독은 혈투 끝에 패했지만 여유가 넘쳐 보였다.
김재박 감독은 "거의 두 경기 걸리는 시간을 했더라"면서 "선수들이 밤잠을 설쳤을 것 같다. 나는 그냥 잘 잤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자신의 옛 경험을 곁들이기도 했다.
"고교 1학년 때이니까 1971년인데...동대문구장에서 성남고와 고교야구 황금사자기 예선 경기를 치를 때 27회 연장까지 가고 결국 비기고 말았어."
대광고를 나온 김 감독은 당시에는 야간 통행금지가 있어 밤 10시에 경기장 조명을 모두 꺼야 했다고 설명했다.
또 야수 최동수가 12회초 마운드에 오른 상황을 화제에 올린 뒤 "나도 프로에서 볼 2개 던지고 승리투수가 된 적이 있다. 어제 내가 던졌어야 했는데..."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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