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호, 김성근 기대 완벽 ‘보은투’

입력 2009.10.11 (19:39)

지난해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호투를 펼쳤던 이승호(28.SK)가 찬바람이 부는 가을, 1년 만에 그 모습 그대로 돌아왔다.
이승호는 11일 잠실구장에서 계속된 두산 베어스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3-3으로 맞선 5회 2사 1루에서 등판, 3⅓이닝 동안 안타 1개를 맞았지만 삼진 4개를 솎아내며 무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틀어막았다.
그 사이 타선이 7회 4점이나 뽑아주면서 승리투수가 돼 2003년 준플레이오프 이후 6년 만에 개인 통산 포스트시즌 2승(3패)째를 올렸다.
김성근 SK 감독이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핵심 선수로 지목했던 이승호는 올해 두산과 경기에서 1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4.11로 썩 좋지 않았다. 홈런도 3방이나 맞았고 피안타율도 0.286이나 됐다.
정규 시즌에서 부진했기에 김 감독이 도리어 플레이오프에서는 이를 만회할 키 플레이어로 꼽았던 셈이다.
이승호는 전날 3차전에서 김현수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고 맥없이 벤치로 들어왔지만 프로 10년차 베테랑다운 저력이 있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을 상대로 5경기에 등판, 4홀드 평균자책점 1.59를 남기며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큰 경기에서 두산 타선을 요리할 줄 알았기에 김 감독은 이승호의 어깨에 다시 한번 기댔고 이승호는 이날 깔끔한 투구로 기대에 감독의 기대에 보답했다.
정규 시즌에서 7승5패, 6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4.42를 남긴 이승호는 고효준, 정우람, 전병두와 함께 보기 드문 왼손 불펜 4총사 시대를 열었다.
낙차 큰 커브와 체인지업, 시속 145㎞에 육박하는 빠른 볼을 지녀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데다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도 뛰어나 롱 맨으로 맹활약했고 이날 장기를 십분 발휘했다.
SK는 이승호의 뒤를 이어 9회 고효준을 투입, 완승을 마무리했다.
두산이 금민철과 후안 세데뇨 두 왼손 투수의 깜짝투로 플레이오프 1~2차전을 이겼다면 SK는 3~4차전에서 이승호와 고효준을 앞세운 왼손 불펜으로 맞불을 놔 충분히 대적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승호는 "어제는 나도 모르게 안 맞아야 겠다는 생각 때문에 힘이 들어가 볼넷을 줬지만 오늘은 스피드보다 제구력에 집중했다. 팀이 2연패했지만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2007년 한국시리즈에서도 2연패 후 4연승을 해 우승했던 경험이 있어 매 게임 즐기면서 최선을 다하자는 각오로 나선다"고 말했다.
고효준의 보직이 이번 시리즈에서 마무리로 굳어진 가운데 이승호가 하루를 쉬고 13일 재개될 최종 5차전에서는 결정적인 순간 어떤 내용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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