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맹타’ 박정권, PO 최우수 선수

입력 2009.10.14 (22:11)

수정 2009.10.14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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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의 '천하장사' 박정권(28)이 2009 프로야구 플레이오프에서 'CJ 마구마구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박정권은 14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5차전 뒤 진행된 기자단 투표에서 전체 70표 중 62표(88.6%)를 얻어 4표(5.7%)를 얻은 팀 동료 이승호를 압도적으로 제쳤다. 상금은 300만원.
박정권은 2000년 데뷔 후 처음 주전으로 나선 포스트시즌에서 MVP까지 거머쥐는 감격을 누렸다.
박정권은 플레이오프에서 5경기에 나와 홈런 3개를 포함해 21타수 10안타(타율 0.476)에 8타점을 올리며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뜨거운 방망이를 휘둘렀다.
이번 플레이오프 들어 SK 타선이 전체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한 가운데 홀로 매 경기 타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제대로 된 공격도 펼치지 못한 채 두산에 승리를 헌납했던 1,2차전에서는 혼자 홈런 2개를 치며 3안타 2타점을 올려 'SK는 박정권 혼자 야구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이번 시리즈의 분수령이었던 4차전 3-3으로 맞선 7회 2사 1,2루에서 결승 2타점 2루타를 쳐 승부를 가르면서 흐름을 SK 쪽으로 바꿔놓은 것도 박정권이었다.
모처럼 타선이 폭발한 이날 5차전에서도 3-0으로 앞선 3회말 가운데 펜스를 넘기는 비거리 130m짜리 대형 아치를 그려 두산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지난 시즌 박정권은 정강이뼈 골절로 포스트시즌에도 출전하지 못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힘든 재활을 딛고 일어서면서 오히려 한 단계 올라섰다.
박정권은 올 시즌 타율 0.276을 치면서 팀에서 가장 많은 25개의 홈런을 쏘아올려 '해결사'로 자리매김했다.
박정권은 "부상을 이겨내면서 심리적으로 강해진 것 같다. 한 번 다치고 나니 다른 고민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느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시즌 두산과 경기에서 타율 0.321를 기록하며 강한 면모를 보인 박정권은 플레이오프에서는 홈런포까지 펑펑 쏘아올리며 확실한 '두산 킬러'로 자리매김했다.
두산이 가장 믿는 투수 임태훈에게서만 홈런 2개를 포함해 3안타를 뽑아내며 4타점을 올린 것이 컸다.
불펜의 핵 임태훈이 박정권만 만나면 불안해지자 두산은 초반 2연승으로 앞서고도 마운드 운용에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었고 SK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의 불씨를 살려낼 수 있었다.
결국 SK는 박정권의 화끈한 타격을 앞세워 3년째 포스트시즌에서 극적으로 두산을 꺾으며 '한국시리즈 3연패'의 꿈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박정권은 경기를 마치고 나서 "경기 때는 즐기며 긴장하지 않았는데 끝나고 나니 긴장된다"며 "경기를 거듭하며 우리 팀이 강팀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이런 팀에 소속됐다는 점이 기분 좋다"고 말했다.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긴장된 순간에 대해서는 "4차전에서 임태훈에게 2루타를 쳤을 때"라면서 "나에게 가장 중요했던 타석이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시리즈도 자신있다"며 "지금 페이스만 유지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정권이 16일부터 벌어지는 KIA 타이거즈와 한국시리즈에서도 타격감을 이어나가 지난해 깁스를 한 채 TV로 팀이 우승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아쉬움을 씻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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