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의 자신감 ‘이 없으면 잇몸으로!’

입력 2010.03.30 (09:00)

 "우리는 선수 몇 명 빠진다고 흔들릴 팀이 아니다."



한국 프로축구 K-리그 최다 우승팀(7회) 성남 일화가 아시아 정상으로 가는 길에 중국 베이징을 들렀다. 성남은 31일 오후 8시30분(이하 한국시간) 베이징 노동자경기장에서 지난해 중국 슈퍼리그 챔피언 베이징 궈안과 201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4차전 원정경기를 치른다.



성남은 3전 전승으로 조 선두를 달리고 있어 이번 경기에서 이기면 남은 두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일찌감치 각 조 1, 2위가 나서는 16강 진출을 확정 짓는다.



성남은 지난 23일 베이징을 홈으로 불러들여 후반 송호영, 라돈치치, 조재철의 연속골로 짜릿한 3-1 역전승을 거뒀다.



K-리그 2승2무를 포함해 올 시즌 7경기를 치르며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던 성남이기에 사기는 하늘을 찌른다. K-리그 2년차 사령탑인 신태용 성남 감독은 "우승이 목표라면 일단 조 1위를 차지해 단판으로 치르는 16강전을 홈에서 벌여야 한다"면서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다만 성남에도 고민은 있다. 옆구리 통증으로 3차전에 뛰지 못한 브리질 출신 공격수 파브리시오가 가세했지만, 수비 진영에 큰 변화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아직 병역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1981년생 동갑내기 수비수 장학영과 조병국은 해외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게다가 김정우(광주), 이호(알 아인)의 이적으로 생긴 중앙 미드필더진의 공백을 그동안 표 안 나게 메워준 전광진이 경고누적으로 이번 경기를 뛸 수 없다.



주전 오른쪽 풀백인 김성환을 중앙 미드필더로 올리면서 포백 수비라인에 큰 변화가 따를 수밖에 없게 됐다. 중앙수비수 사샤를 제외한 세 명을 바꿔야 하는 처지다.



신 감독은 장학영의 왼쪽 풀백 자리에 홍철, 조병국의 중앙수비 자리에 윤영선을 내보낼 생각이다.



신 감독은 선수단을 이끌고 베이징에 도착한 29일 오후 베이징 셴농탄경기장 보조구장에서 1시간30분 가량 진행한 첫 훈련에서 우선 수비 조직력부터 다지고 나서 역습으로 상대 골문을 여는 데 집중했다.



K-리그 새내기 윤영선과 홍철은 단국대 2년 선.후배 사이로 지난해 단국대를 대학축구 U-리그 정상에 올려놓은 주역들이다. 지난해 말 열린 K-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윤영선은 전체 2순위로, 성남 산하 유스팀인 풍생고 출신 홍철은 우선 지명으로 나란히 성남 유니폼을 입었다.



조병국과 장학영이 같은 사정으로 뛰지 못한 지난 9일 멜버른 빅토리(호주)와 2차전 원정경기에서 윤영선과 홍철은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둘 다 풀타임을 뛰면서 성남의 2-0 승리에 힘을 보탰고, 특히 윤영선은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후반 막판 쐐기골까지 터트려 신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K-리그에서는 윤영선이 1경기에 출전했을 뿐이고, 홍철은 아직 그라운드를 밟아보지 못했다.



하지만 신 감독은 이들이 성남의 미래를 짊어진 중요한 자원이라며 이번 경기에서도 활약을 기대했다.



성남은 지난 주 베이징과 홈 경기에서도 파브리시오 대신 투입한 박상희, 송호영이 제 몫을 해주면서 역전승을 일궜다. 신인 박상희가 왼쪽 윙포워드로 선발 출전했고, 후반 19분 교체로 들어간 이적생 송호영은 1골1도움을 올리며 천금 같은 승리를 안겼다.



신 감독은 "많은 선수가 한꺼번에 빠지면 걱정이겠지만 두세명 빠진다고 흔들릴 팀이 아니다. 젊은 선수들이 잘 해줄 것이다"라며 여전히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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