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역사되어 다시 살리라

입력 2010.04.29 (07:00)

수정 2010.04.29 (07:09)

[김용관 해설위원]



천안함 46명 용사에 대한 영결식이 오늘 치러집니다. 영결식을 끝으로 닷새간의 해군장은 마무리됩니다. 용사들의 육신은 대전 국립 현충원 합동묘역에서 깨지 않을 깊은 잠에 들게 됩니다.

 


  장례기간 내내 국가 애도기간이었고 오늘은 국가애도의 날입니다. 어린아이에서 팔순 노인까지 전국에서 매일 수만 명 씩 그간 수십만 명이 분향소를 다녀갔습니다. 국민 모두가 용사들의 명복을 빌고 함께 슬퍼했습니다.

 


  이창기 원사에서 장철희 이병까지... 46명 용사들의 이름을 되뇌어 봅니다. 입술을 깨물며 슬픔을 참는 아내와 천진한 눈망울의 어린 딸, 아들의 영정에 손을 뻗는 늙은 어머니의 흐느낌을 멀리하고 그대들은 하얀 국화 꽃밭 속에서 남은 우리를 무심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당신들은 이렇게 곁에 있지만 그림자처럼 잡히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쪽, 그대들은 저쪽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를 가로질러 깊은 강이 흐릅니다. 강은 슬픔으로 흐르고 분노로 흐릅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의 다짐으로 흐르고 역사로 흐를 것입니다. 그 역사의 강에서 그대들은 다시 살아 우리와 만날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당신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입니다’라는 현수막의 글귀는 그저 하는 다짐이 아닙니다. 역사는 기록할 것입니다. 46이라는 숫자의 의미를.

 


  그러기 위해 남은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습니다. 먼저 당신들을 공격한 세력이 누구인지를 비롯해 사건의 내막을 낱낱이 밝혀야 합니다. 그에 상응하는 조처도 따를 것입니다. 비극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국민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합니다.

 


  어제는 마침 412돌 맞은 충무공 탄신일이어서 감회를 더합니다. 당신들이 품었던 철통같은 바다의 의지는 바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염원과 다르지 않습니다. 당신들이 살면서 품었던 그토록 많은 바람은 회환으로 남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툭툭 털고 가십시오. 남은 우리가 이루겠습니다. 어떤 세력도 넘보지 못할 강한 나라, 번영하는 역사를 후손에게 남기겠습니다. 당신들이 바랐던 평화의 의미를 오늘 다시 새겨두겠습니다. 우리 모두의 가슴에... 말입니다. 천안함 46명 용사들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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