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가는 길, 온 국민 눈물로 배웅

입력 2010.04.29 (20:35)

<앵커 멘트>

어쩔 수 없이 우리는 46명의 용사를 떠나보냈습니다.

유가족 뿐만 아니라 주변 이웃들, 동료들, 그리고 일반 시민들 모두 그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같은 마음으로 배웅했습니다.

이수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영결식장으로 보내기 전 아들에게 차려주는 마지막 밥상.

더 이상 해 줄 수 있는 게 없어 어머니는 미안한 마음 뿐입니다.

<녹취> 故 김동진 중사 어머니 : "동진아, 이게 엄마가 해주는 마지막 밥이다. 아들, 많이 잡수시게..."

그나마 아들의 시신도 찾지 못한 어머니는 믿기지않는 현실에 눈물조차 보이지 못합니다.

다가오는 이별의 시간이 못내 안타까운 90여 명의 유가족들...

부모는 자꾸만 꽃으로 아들의 얼굴을 쓰다듬고...

백발의 노모는 몸을 가누지 못하고 쓰러집니다.

어린 아들은 아빠를 대신해 눈물을 닦아주고...

딸아이는 행여나 쓰러질까 엄마를 꼭 부축합니다.

사랑하는 아들과 남편, 아버지를 영영 떠나보내는 길...

몇 번씩 마음을 다잡았지만, 아직은, 아직은... 준비가 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유가족들은 46명의 사랑하는 사람들을 가슴에 고이 묻은 채 돌아섭니다.

마지막 길은 온 국민이 함께 했습니다.

동료들은 슬픔을 억누르며 전우들을 명예롭게 보내줬고... 수병들은 독도함 위에 정복을 차려입고 도열했습니다.

노년의 예비역은 참전 유공자 모자를 쓰고 나와 예를 갖췄습니다.

해군 가족들은 유가족과 같은 심정으로 거리로 쏟아져나왔습니다.

가는 길 걸음걸음 꽃을 뿌리고, 술이라도 한 잔 따라줘야 마음이 편할 것 같습니다.

집집마다 이웃의 슬픔을 함께했고, 도로 옆 나무에는 초등학생들이 그린 추모 그림이 촘촘히 달렸습니다.

아이들은 친구를 위해, 친구의 아버지를 기억하며 꾹꾹 편지를 눌러 썼습니다.

<인터뷰> 최성준(경기 원정초등학교) : "삼촌(친구 아버지)이 보고싶어요.(울음)"

지하철에서도, 터미널에서도, 그리고 사무실에서도, 시민들은 그들의 모습을 가슴에 새겼습니다.

차가운 바닷속에 젊음을 묻어야했던 46명 용사들.

그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 그리고 온 국민이 함께 했습니다

KBS 뉴스 이수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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