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 고지대 아르헨전 ‘이상무!’

입력 2010.06.14 (22:32)

 "아르헨티나는 첫 경기를 고지대에서 해서 우리가 불리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의 체력은 놀랄 만큼 좋다. 볼 빠르기, 크로스 때 골키퍼에게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겠지만 잘 적응해 좋은 승부를 펼치겠다"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은 14일(한국시간) 사흘 앞으로 다가온 아르헨티나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17일 오후 8시30분.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 변수로 떠오른 고지대 환경에 대한 질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금까지 꾸준히 고지대 적응 훈련을 해왔던 만큼 태극전사들의 강한 체력을 밑천 삼아 고지대의 악조건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게 허정무 감독의 구상이다.



아르헨티나와 2차전 장소인 사커시티 스타디움은 해발 1천753m에 자리를 잡고 있다.



한국은 해발 고도가 0m의 저지대인 포트엘리자베스에서 그리스를 2-0으로 완파한 반면 아르헨티나는 같은 날 요하네스버그의 엘리스파크에서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1-0 진땀승을 거뒀다. 아르헨티나가 이미 같은 요하네스버그에서 경기했기 때문에 고지대 환경에 먼저 적응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한국이 이런 외부적인 조건에서 결코 불리하다고만 할 수 없다.



지대가 높으면 산소가 부족해 쉽게 피로해지고 체력도 급격하게 떨어진다. 저지대에서 고지대로 올라와 경기하면 선수들의 맥박이 빨라지고 호흡이 거칠어지는 등 체내에서 변화가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태극전사들은 지난달 25일부터 해발 1천200m의 오스트리아 노이슈티프트에서 열흘여 담금질을 했고 지난 5일 남아공 입성한 후에도 요하네스버그와 큰 차이가 없는 베이스캠프 루스텐버그(해발 1천233m)에서 나흘 정도 훈련했다.



또 한국에서 공수한 고지대 적응용 산소마스크를 쓰고 산소량을 줄여 호흡하는 방식으로 나름대로 고지대 적응을 마쳤다.



더욱 다행인 것은 선수들이 레이몬드 베르하이옌 피지컬코치의 프로그램에 따라 강도 높은 체력훈련을 했다는 점이다.



허정무 감독은 "우리 선수들의 체력이 놀랄 만큼 좋아졌고 잘 적응하고 있다. 또 곤란 속에서도 뛰어난 역량과 놀라운 힘을 보여줬다"며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고지대에 먼저 훈련한 아르헨티나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대표팀 `캡틴'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체력 테스트와 관련한 자료를 받았는데 좋은 변화가 있었다. 선수들도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고지대에 가서도 잘할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마구'로 불리는 월드컵 공인구 자블라니와 고지대 환경이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고지대에선 희박한 공기 때문에 공의 스피드는 빨라지고 비거리가 길어지는 특징이 있다. 특히 자블라니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때의 피버노바나 2006년 독일 월드컵에 사용했던 팀가이스트 못지않게 반발력이 커 고지대에서 공의 궤적 변화가 심하다.



이 때문에 골키퍼가 공의 낙하지점을 예측하기가 어렵고 필드 플레이어들도 크로스와 슈팅의 정교함이 떨어진다.



하지만 그리스와 1차전에 주전 수문장으로 나섰던 골키퍼 정성룡(성남)과 백전노장 골키퍼 이운재(수원)는 나란히 지난 1월 남아공 전지훈련 때 이런 경험을 했다. 또 해외파를 제외한 국내파 선수들도 당시 전훈에서 자블라니 컨트롤의 어려움을 극복했다.



태극전사들은 아르헨티나가 첫 경기를 요하네스버그에서 치렀기 때문에 고지대 적응력은 한국보다 다소 낫더라도 경기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만큼의 큰 변수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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