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가 왕?’ K리그 올스타전 촌극

입력 2010.08.04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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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멤버에 스페인대표팀 선수들이 몽땅 빠져 김이 새버린 `FC바르셀로나 초청 K-리그 올스타전 2010’ 경기가 세계적 스타 리오넬 메시의 출전 여부로 또 한 번 웃지 못할 촌극을 연출했다.



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FC바르셀로나(스페인)와 K-리그 올스타 간 친선경기를 앞두고 호셉 과르디올라 바르셀로나 감독이 3일 기자회견에서 "메시를 출전시키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이번 행사를 마련한 ㈜스포츠앤스토리 측이나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스페인을 우승으로 이끈 바르셀로나 주축 선수들이 방한하지 않아 가뜩이나 심기가 불편한 상황이었는데, 과르디올라 감독의 메시 결장 발언은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됐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월드컵을 치르고 나서 훈련을 제대로 하지 않아 몸무게도 1~2㎏ 불어 있다. 준비가 되지 않은 몸으로 경기에 나섰다간 다치기 십상이다"고 메시를 내보내지 않기로 한 이유를 밝혔다.



이에 ㈜스포츠앤스토리의 정태성 대표는 "감독의 사견이라고 믿고 싶다’면서 "계약서에는 메시가 최소 30분 이상 뛰게 돼 있고, 그 부분에 큰 금액이 걸려 있다"고 황당해했다. 그리고 "바르셀로나 이사진과 협의하겠다. 계약서대로 메시가 전반전 이상 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쇼’가 밤새도록 이어졌다. 바르셀로나 이사진을 설득하는 데 성공한 듯 프로축구연맹이 3일 자정이 넘어 급하게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기자들에게 `메시가 경기에 출전하기로 했고 4일 오전 9시에 숙소에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이어 프로연맹은 두 시간쯤 뒤인 4일 오전 2시30분께 `메시의 기자 회견을 취소하고, 출전을 확정했다는 내용의 공식 보도자료를 바르셀로나가 4일 오전 배포할 예정’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다시 보냈다.



결국 이날 오전 4시30분이 넘어 `메시, 서울서 프리 시즌 데뷔전’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가 나왔다.



조셉 마리아 바르토메우 바르셀로나 부회장이자 이번 아시아투어 단장 명의로 된 보도자료에서 바르셀로나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기자회견 후 가진 공식훈련을 통해 메시의 컨디션에 큰 문제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고, 이에 따라 경기 참가가 확정됐다"고 알렸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고 밝혔던 메시는 1시간도 채 안 되는 첫 훈련만으로 컨디션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드러난 셈이다.



바르셀로나는 메시 외에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아드리아누, 세이두 케이타, 다니 아우베스, 에릭 아비달, 가브리엘 밀리토 등의 출전시간도 충분히 할애해 K-리그 올스타와 수준 높고 경쟁력 있는 경기를 펼쳐 한국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뒤늦게 전했지만, K-리그와 국내 팬은 안중에도 없는 듯한 일련의 일들은 씁쓸함만 안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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