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어린 선수들이 참 여유있게 또 당당하게 큰일을 해냈죠.
그들의 뒤에는 축구를 즐길 줄 알게 해준 덕장 최덕주 감독이 있었습니다.
권재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선수들이 실수를 하거나 골을 내줘도 최덕주 감독은 윽박 한번, 큰 고함 한 번 지르지 않았습니다.
어린 소녀들을 세계 정상으로 이끈 쉰 살의 사령탑은 마치 자상한 아버지 같았습니다.
숨막히는 승부차기에서도 최 감독의 지도력은 빛났습니다.
<인터뷰> 최덕주 감독 : "못 넣는 건 내 책임이다. 부담없이 차라고 했습니다."
최덕주 감독은 국제통 지도자입니다.
잠깐의 프로생활을 접고, 독일 유학에 이어 일본에서 선수와 지도자 생활을 거친 뒤 국내로 복귀해서도 브라질 축구를 공부하며 안목을 넓혔습니다.
즐기는 축구를 추구하는 최 감독의 축구 철학은 2008년에 쓴 칼럼에도 잘 나와 있습니다.
유소년 축구에 여전한 승리지상주의를 지적하면서 선수의 창의성을 무시하는 강압적인 지도자가 아닌 선수를 이해하는 지도자가 돼야 한다고 썼습니다.
부상중인 여민지를 재기에 성공시키고, 공격수를 수비수로 가르쳐 팀을 세계 정상급으로 만들 수 있던 것도 믿음 없이는 불가능했습니다.
덕장의 무한 신뢰에 선수들은 값진 우승컵으로 보답했습니다.
KBS 뉴스의 권재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