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17 ‘월드 챔프’ 태극소녀 금의환향

입력 2010.09.28 (17:48)

수정 2010.09.28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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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챔피언이 왔다!

한국축구 사상 처음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대회 우승의 쾌거를 이룬 태극 소녀들이 금의환향했다.

지난 26일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막을 내린 2010 FIFA 17세 이하(U-17) 여자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한국 대표팀이 28일 오후 귀국했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미국에서 전지훈련을 하려고 지난달 20일 한국을 떠난 지 39일 만이다.

떠날 때는 여자축구 변방에서 뛰는 무명의 선수였는데, 돌아올 때 그들은 세계 챔피언이 돼 있었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U-17 여자월드컵에서 정상에 올라 한국축구 사상 남녀를 통틀어 처음으로 FIFA 주관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새 역사를 썼다.

20년이라는 짧은 역사와 등록 선수가 65개 팀 1천450명에 불과한 옅은 선수층 등을 고려하면 한국 여자축구의 세계 제패는 기적에 가깝다.

"어떤 감독이라도 이 선수들과 함께 했더라면 우승했을 것"이라며 신화를 쓰고도 자신을 한없이 낮췄던 최덕주 감독을 비롯해 대회 득점상인 골든부트와 최우수선수상 격인 골든볼까지 거머쥔 주전 공격수 여민지(함안대산고) 등 선수단을 태운 비행기가 내린 인천공항에는 대한축구협회 및 한국여자축구연맹 관계자들과 가족, 수많은 축구팬이 나와 새 역사의 주인공들을 따뜻하게 맞았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직접 공항에 나와 선수들에게 꽃다발을 전한 뒤 "이렇게 FIFA 주관 월드컵에서 우승할 수 있게 투혼을 발휘한 감독과 선수 모두 고맙다. 대한민국의 저력을 보여준 것 같아서 뜨거운 마음으로 감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유 장관이 "대학팀도 부족하고 실업팀도 부족하고 많은 이야기가 있는데, 그런 것 하나하나 해결해 보겠다. 대학팀, 실업팀을 더 만들고 우리 선수들이 더 열심히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고 약속하자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어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도 환영인사에서 "17세 이하 여자대표팀이 자랑스럽다. 정말 큰일을 해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금메달을 만들었다는 것에 세계축구가 놀라고 있다. 우리 여자축구는 잠재력이 있고 희망이 있다는 이야기다. 여자축구 65개 팀 지도자들에게도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입국장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최덕주 감독과 선수들은 "이제야 우승이 실감난다"고 모처럼 환하게 웃으면서 여자축구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최 감독은 "출구하기 전 우승하고 돌아오겠다고 장담했지만 사실 마지막까지도 우승을 확신하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의 분위기가 좋아 한 번도 진다는 생각은 안했다. 걱정은 있었지만 선수들을 믿었다"면서 "이제 앞으로 더 좋은 선수가 계속 나오도록 초등학교 팀부터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주장 김아름(포항여자전자고)도 "우리가 이렇게 성적을 냈기 때문이 아니라 항상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뼈있는 한 마디를 던졌다.

선수단은 이후 서울 마포구 성산동 월드컵공원 내 평화의 공원으로 이동해 KBS가 마련한 특별 생방송 환영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이후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로 가서 하룻밤을 보낸다.

이들은 29일 청와대 오찬에 이어 오후 3시부터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대한축구협회가 주최하는 환영연 및 해단식에 참석하고 나서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다.

태극 소녀들은 다음 달 열릴 전국체전을 위해 다시 소속 학교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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