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살기가 아니라 ‘죽기’로만 했습니다."
2012 런던올림픽 남자유도 81㎏급의 새로운 챔피언으로 우뚝 선 김재범(27·한국마사회)은 4년전과 지금의 차이점을 묻자 "그때는 죽기 살기로 했지만 이번 대회는 살기가 빠지고 ‘죽기’로만 했다"며 힘들었던 준비 과정을 설명했다.
김재범은 31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엑셀 런던 노스아레나에서 열린 유도 남자 81㎏급에서 4년 전 베이징올림픽 때 패배를 안겨준 올레 비쇼프(독일)와 재대결을 펼쳐 ‘금빛 만세’를 불렀다.
김재범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비쇼프와 결승 대결이 확정되는 순간 어떤 생각이 들었느냐는 질문에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꼭 비쇼프와 다시 붙어보고 싶었는데 바람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것을 쏟아붓고 싶었다"며 "마음껏 해보고 싶었는데 결과가 좋게 나왔다"고 기뻐했다.
4년 만에 올림픽 결승에서 재회한 김재범과 비쇼프는 5분 동안 치열한 혈투를 펼쳤고, 두 차례 안다리걸기를 모두 유효로 만든 김재범의 승리로 끝났다.
김재범은 "비쇼프는 너무 대단한 선수"라며 "지난 4년간 나이를 먹은 티가 전혀 나지 않을 정도로 체력과 힘이 대단하다"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오늘도 긴장을 덜 하고 열심히 하지 않았다면 분명히 또 졌을 것"이라며 "4년 동안 혹독한 ‘지옥 훈련’을 한 결과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태릉선수촌에서 금메달을 준비했던 과정은 ‘무한 훈련 반복’이었다.
그는 "매일 새벽 5시 반에 일어나 운동을 하고 잠시 쉰 뒤 오전 10시부터 오전 훈련을 하고 오후 2시30분부터 오후 훈련에 들어가고 나서 휴식을 취했다가 오후 7시부터 저녁훈련을 해왔다"며 "스스로 욕심이 나면 새벽에 일찍 일으나 추가 훈련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재범은 특히 "이제 지옥 훈련이 아닌 천국 훈련이라고 돌려 말하는 데 그런 게 바탕이 돼 오늘 재미있는 경기를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자회견에 참석한 비쇼프는 김재범에 대해 "4년 전 김재범은 나이가 어린 아시아의 챔피언이었다"며 "지금 김재범은 더 강해지고 빨라졌다. 금메달을 축하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