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도 주전 경쟁!’
카타르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에 나설 축구대표팀 23명 중 유럽 리그에 소속된 선수는 총 6명이다.
손흥민(함부르크), 구자철, 지동원(이상 아우크스부르크)은 독일에서, 기성용(스완지시티), 윤석영(퀸스파크 레인저스·이하 QPR), 이청용(볼턴)은 잉글랜드에서 뛰고 있다.
한국보다 축구 수준이 더 높다고 평가되는 유럽에서 활약하는 이들도 대표팀 내의 '무한 주전 경쟁'에서는 절대 자유롭지 않다.
22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대표팀 자체 평가전은 이런 분위기를 반영했다.
최강희 감독은 11명씩 주전팀과 비주전팀을 나눠 경기를 진행했다.
유럽파 중 경기 내내 주전팀에 속한 선수는 구자철, 기성용, 이청용이었다.
윤석영과 지동원은 전·후반전 모두 비주전팀에서 뛰었다.
윤석영은 실전 감각이 떨어져 최강희 감독에게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윤석영은 QPR에 입단한 지 한 달이 훌쩍 넘었지만 아직 프리미어리그에서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다.
지난달 초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을 앞두고는 QPR 입단 준비 기간과 겹쳐 대표팀 합류가 무산된 바 있다.
최 감독은 주전팀에서 윤석영의 자리인 왼쪽 풀백에 박원재(전북)를 전후반 내내 가동했다.
아우크스부르크로 팀을 옮겨 주축 선수로 우뚝 선 지동원은 이청용과 역할이 겹쳤다.
이날 지동원은 비주전팀에서, 이청용은 주전팀에서 각각 오른쪽 날개에 섰다.
지동원도 경기에서 골맛을 보는 등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이청용은 결승골을 터뜨리고 2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주전팀의 3-2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 활약이 더욱 두드러졌다.
분데스리가에서 9골을 꽂아 팀의 대표적인 스타로 성장한 손흥민도 안심할 수는 없는 처지다.
대표팀이 최근 국제경기에서 부진하면서 손흥민을 최전방에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지만, 최강희 감독은 '국내파'에 비중을 두는 눈치다.
최 감독은 공격진으로 전반전에는 김신욱(울산)-이근호(국군체육부대) 투톱을, 후반전에는 이동국(전북)을 원톱으로 내세웠다.
손흥민은 전반전에 주전조의 왼쪽 날개에 섰다.
그러나 이동국이 원톱으로 나선 후반전에는 이마저도 이근호에게 내주고 비주전조에 들어갔다.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해 군사훈련을 받으면서 모처럼 대표팀에 합류한 이근호는 자리를 바꿔가며 풀타임을 소화해 중용될 것임을 예고했다.
보이지 않지만 치열한 경쟁에 나선 이들의 희비가 26일 카타르와의 '실전'에서 어떻게 갈릴지 벌써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