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감독 “피와 복수의 축구 더이상 안돼”

입력 2013.06.17 (20:06)

수정 2013.06.1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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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축구 대표팀 감독은 17일 "한국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면 준비해온 꽃을 선물하겠다"고 밝혔다.

케이로스 감독은 한국과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를 하루 앞두고 17일 울산 문수축구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강희 감독과 벌인 설전이 큰 관심을 받은 것에 대해 부담스러워하는 눈치였다.

교통 체증으로 기자회견장에 10분 가량 늦게 도착한 그는 그동안 자신이 한 도발성 발언에 대해 해명하느라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케이로스 감독은 "'피'나 '복수' 같은 단어가 등장하는 축구는 지난 30년간 일본, 아프리카, 영국, 포르투갈에서 감독 일을 하면서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다"면서 "한국과 이란이 함께 본선에 진출해 서로 축하를 주고받았으면 하는 것이 내 마음이다"고 해명했다.

최 감독에게 우즈베키스탄 유니폼을 사주겠다고 비꼰 발언에 대해서는 "원래 유니폼을 1벌 가져오려고 했는데 최 감독이 11벌을 요청하는 바람에 돈이 없어 사오지 못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란의 자바드 네쿠남(오사수나)이 피눈물을 흘리게 해주겠다"는 손흥민(레버쿠젠)의 발언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케이로스 감독은 "'복수'에는 '축구'로, '피'에는 경기장에서 흘릴 '땀'으로 대답하겠다. 한국과 전쟁이 아닌 축구를 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꼭 전쟁을 해야한다면 우리는 축구로 하겠다"고 말했다.

함께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네쿠남도 한 마디 거들었다.

그는 "직접 대응할 필요를 못 느끼겠다"면서 "피눈물은 별 것 아니다. 나는 이란을 위해 피와 눈물 뿐 아니라 목숨도 바칠 수 있다. 최선을 다해 본선행을 이루겠다"고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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