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회말 불펜에서 엇갈린’ 두산-LG의 희비

입력 2013.07.27 (07:30)

수정 2013.07.2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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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장 4시간 35분 동안 이어진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맞대결 승부의 향방은 6회말 갈렸다.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두산의 경기에서 양 팀은 6회초까지 각각 9점씩을 내며 팽팽한 승부의 균형을 이어가고 있었다.

6회초까지 마운드에 오른 투수만 해도 LG가 3명(신정락-유원상-이상열), 두산이 5명(안규영-변진수-김상현-윤명준-홍상삼)이었다.

하지만 승부의 추는 6회말 최근 제구 난조로 불안한 투구를 이어간 정현욱이 마운드에 오르면서 두산 쪽으로 기울었다.

정현욱은 선두 타자 홍성흔에게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내준 뒤 이원석과 양의지에게 연속 안타를 얻어맞아 한점을 내줌과 동시에 무사 2, 3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김기태 LG 감독은 재빨리 정현욱을 내리고 김선규를 올려 보냈으나 김선규는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은 뒤 김재호에게 1타점 적시타를 내줬고 결국 류택현에게 바통을 넘겼다.

류택현은 이종욱과 정수빈에게 우익수 희생타와 좌중간 안타를 내주며 2점을 더 뺏긴 뒤에야 겨우 이닝을 끝냈다.

불펜진의 아슬아슬한 투구도 문제였지만, 김재호의 도루 때 1루수 김용의의 송구 실책이 나와 이닝을 끝내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LG는 이미 앞서 4회 2사 1, 2루에서 유격수 오지환이 손시헌의 타구를 놓쳐 점수를 내줬었다.

이날 경기에서 낸 두 번의 실책이 모두 실점으로 이어진 것이다.

반면 6회초 1사 1, 2루 때 등판해 두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 세운 뒤 7회초를 맞이한 두산 홍상삼은 달랐다.

홍상삼은 선두 타자 정성훈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흔들리는 듯했으나 곧바로 투구를 가다듬고 이후 세 타자를 범타와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홍상삼의 활약으로 힘을 받은 두산 타선은 6회말 4점, 7회말 2점을 내며 15-9로 달아났고, 8회초 마운드를 건네받은 오현택이 3실점하긴 했지만 이미 승부의 추는 두산 쪽으로 기운 후였다.

홍상삼은 이후 15-12로 경기가 끝나자 승리를 올리는 기쁨을 누렸다.

LG는 전반기 이동현-정현욱-봉중근으로 이어지는 최강 필승조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올스타 브레이크 전후로 선수들의 체력이 고갈된 듯 예전과 같은 투구가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좋은 활약을 펼친 유원상이 이달 초 합류하고 이날 1군에 오른 정찬헌도 불펜진에 합류했지만 한번의 실투, 한번의 실책이 결국 실점으로 이어졌다.

LG는 이날 두산(7명)보다 1명 많은 8명의 투수를 마운드에 올렸으나 이날 인상적인 투구를 펼친 투수는 8회말 마지막으로 마운드에 올라 유일하게 안타를 1개도 맞지 않은 '영건' 임정우 한명에 불과했다.

두산은 올 시즌 허약한 허리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으나 이날만큼은 홍상삼이 제몫을 해주면서 한숨을 돌렸다.

가을 잔치를 즐길 팀들의 윤곽이 서서히 잡혀가는 지금 각 팀이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 믿을만한 불펜진을 구축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보여준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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