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교사 폭행 ‘거센 후폭풍’

입력 2015.01.14 (17:09)

수정 2015.01.19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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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늦게 문자 드려 죄송합니다. 언론에 보도가 나오고 해서 많이 놀라셨을 것 같아 문자 보냅니다. 믿고 보내주셨는데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저희 운영은 정상적으로 하오니 보내주시면 성실히 돌보겠습니다."

최근 보육 교사가 4살 아동을 폭행해 논란이 된 인천의 한 어린이집의 원장이 학부모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내용이다.

어제(13일) 언론을 통해 교사의 아동 폭행 장면이 방송되자 같은 날 뒤늦게 수습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원장의 바람과 달리 이번 사건의 후폭풍이 매우 거세다.

어제 보도된 영상에는 어린이집에서 4살 여자아이가 보육 교사의 오른손에 얼굴을 맞고 쓰러지는 장면이 담겼다. 이를 보고 있는 다른 아이들은 두려운 듯 무릎을 꿇고 있었다. 


▲ 13일 KBS 9시 어린이집 폭행 보도 영상

교사의 폭행 장면을 본 누리꾼들은 공분을 금치 못하고 있으며, 폭행 교사의 것으로 보이는 신상정보가 유출됐다.

어린이집 학부모들은 아동에 대한 교사의 폭행이 상습적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이 교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 온라인에 올라온 '인천 어린이집에 같은 반 아이 아빠입니다' 글의 일부

◆ 학부모 “안 맞은 아이 없어”

오늘(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인천 어린이집에 같은 반 아이 아빠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보육 교사에게 폭행당한 아이와 같은 반인 아이의 아빠가 쓴 것으로 추정된다.

이 누리꾼은 "여러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데 맞는 부분도 있고 잘못된 부분도 있어 답답한 마음에 글을 쓴다"며 "직접 맞은 아이는 아니지만 저 영상 뒤쪽에서 겁내며 무릎 꿇고 있는 아이 중 한 명이 저희 아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는 교사의 폭행이 상습적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각기 집에서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안 맞은 아이가 없다고 한다"며 "영상 속 아이들이 겁에 질려 한쪽에 모여 있는 이유가 자신들에게 불똥이 튈까 봐 알아서 기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원장과 주변 교사들이 "(폭행은) 이번이 처음이고 본인들은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지난 여름에도 어린이집에서 맞았다고 통증을 호소하던 아이의 엄마가 원장에게 CCTV 열람을 요청했지만 거부하며 참으라고 한 경우가 있었다"며 "원장 본인 입으로 해당 교사에게 살살 다루라는 얘기를 한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희 아이도 주말마다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 어린이집 안 가는 날이야?'하고 물어보고 저녁에는 '내일은 가는 날이야?'하고 물어봤다"며 "우리들 어릴 때 학교 가기 싫은 것처럼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지 이런 일이 있는지 꿈에도 몰랐다"고 적었다.

마지막으로 "저 교사 뿐만 아니라 원장, 주변 교사까지 학대 방치 및 관리 소홀로 책임을 묻고 싶고 이번 한번 뿐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싶다"면서도 "아이들의 증언으로 증거를 하고 싶지만 그조차 아이들에게 상처가 될까봐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 인천 연수 경찰서

◆ “어린이집 폐쇄 시킬 각오로 수사”

경찰은 학부모들 사이에서 제기된 상습 폭행 의혹을 토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이 어린이집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추가로 확보해, 과거에도 원생에 대한 폭행이나 학대가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CCTV의 저장 용량에 한계가 있어 최근 24일치의 영상만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CCTV 영상을 백업하면서 일부 분석 중"이라며 "자세한 내용은 수사 상황이라 밝힐 수 없지만 이번 주 안에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폭행의 심각성과 들끓는 여론 등을 고려해 폭행 교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윤종기 인천지방경찰청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어린이집을) 폐쇄시킬 각오로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청장은 "상습성을 증명하면 가해자에 대해 엄벌이 가능하다"며 "이번에 제대로 하지 않으면 어린이집 폭행이 또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온라인에 올라온 어린이집 폭행 교사 추정 사진

◆온라인서 뭇매 맞는 폭행 교사

인천 어린이집 폭행 사건이 보도된 후 온라인은 해당 교사를 비난하는 글로 뒤덮였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어린이집 교사 자격 시험에 아이를 때리는 과목이 있는가", "CCTV 영상을 보니 혈압이 너무 오른다" 등 분노의 글들이 올라왔다.

일부 누리꾼은 "교사에게 맞은 아이와 그걸 본 아이들이 평생 트라우마를 갖고 살아갈 것 같아 슬프다"며 걱정하는 글을 올렸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에서는 폭행 교사의 사진과 신상 정보로 보이는 내용의 글들이 올라와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이 글에는 한 여성의 이름과 사진, 생년, 전화번호, SNS 아이디 등이 포함됐으며, 배우자와 찍은 결혼사진까지 담겼다.

이 글들을 본 한 누리꾼은 "저희 아이 3살 때 담임교사였는데 언젠가 사고 칠 줄 알았다"며 폭행한 교사가 과거에도 부적절한 행동을 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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