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창조 코리아] 노인 빈곤율 ‘OECD 1위’…해법은?
입력 2015.01.16 (21:17)
수정 2015.01.1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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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제적 행복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일까요?
한 경제연구소가 20세 이상 성인 8백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는데요.
4명 중 1명이 '노후준비 부족'이라고 답했고 그 다음은 자녀 교육비와 주거비의 순이었습니다.
노후에 대한 불안이 성인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데요.
실제로 우리나라 65살 이상의 노인빈곤율은 49%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고 회원국 평균의 4배나 됩니다.
노후 준비가 부족하다보니 은퇴후에도 자영업에 진출하거나 저임금 일자리라도 찾아나서는 분들이 대부분인데요.
그 실태를 임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자영업도, 재취업도 ‘불안한 선택’▼
<리포트>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엄홍섭 씨는 하루하루가 고통입니다.
4년 전 퇴직금 1억 8천만 원에 대출 1억원까지 받아 가게를 차렸지만 적자를 면치 못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엄홍섭(커피숍 사장/60살) : "아들이 여기 맡아서 집사람하고 하다보니까 그야말로 생계형, 전형적인 생계형 가계라고 볼 수 있죠. 결국 마이너스밖에 안되요."
은퇴한 직장인 절반 이상이 퇴직금으로 자영업에 나서지만 낭패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엄홍섭 : "은행 융자 받은 것이 있기 때문에 노후대책으로 카페 하나 열었다가 결국은 빚더미에 올라앉는 그런 게 되는거죠."
퇴직금만 까먹을 수 없어 재취업에 나서는 은퇴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주환(노인복지센터 매점 점원/68살) : "(퇴직금)곶감 빼먹듯 빼먹고 들어오는 소득이 없으니까 그렇게 해서 (돈이) 나가게 돼서 점점 어려움을 느꼈고, 뭐든 해봐야겠구나..."
재취업에 성공해도 최저임금도 못받는 열악한 시간제 일자리가 대부분이어서 노후불안이 해결되는 것도 아닙니다.
<인터뷰> 윤창희(노인복지센터 매점 점원/72살) : " (남편) 연금이 조금씩 나와요 아끼고 아끼고 그냥 사는 거예요. 필요한 물건만 사고 필요한 것만 하고 ..."
노후를 준비하지 못한채 예순이 되기도 전에 회사를 떠나야했던 은퇴자들에게는 자영업도 재취업도 불안한 선택입니다.
▼직장인 53% 노후 준비 전혀 못해▼
<기자 멘트>
우리나라 은퇴자들, 이렇게 노후 준비가 부족해 빈곤으로 내몰리는 이유는 뭘까요?
우리나라 근로자 가구의 월 평균 소득은 약 4백20만 원.
30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면 15억 원을 벌게 되는데요.
자녀 2명을 대학졸업까지 시킬 경우 약 2억 원.
전국 평균 가격의 아파트까지 한 채 장만하면 2억 8천 만원이 넘게 듭니다.
교육비를 뺀 각종 생활비 약 10억 4천 만원을 부담하고 나면 남는 건 마이너스 천 4백만 원입니다.
평균 소득으로는 노후준비를 하기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이렇다보니 직장인의 53%는 노후 준비를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결국 퇴직후 65살 까지는 퇴직금으로 버텨야 하는데, 자영업에 진출했다 실패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또 65살 이후에는 연금이 노후보장을 해줘야 하는데 현재 평균 연금수령액 월 42만 원으로는 부부가 생활하기에도 턱 없이 부족합니다.
우리나라 평균 수명은 81살, 퇴직후 최소한 20여 년을 버텨야하는데 이대로 둔다면 노후 빈곤 문제가 사회 전체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해법은 없을까요?
독일의 사례를 통해 노인빈곤 문제의 해결책을 모색해봤습니다.
▼노인 일자리 창출, 연금 강화가 해법▼
<리포트>
지난 2008년 이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독일은 노인 복지 문제의 해법을 일자리 창출에서 찾았습니다.
우선 은퇴자를 위한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확대했습니다.
고령자를 고용하는 기업에는 인센티브를 주고, 정부의 취업 알선 기능도 대폭 강화했습니다.
은퇴 이후 바로 재취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와 실업기간을 줄인 겁니다.
대신 연금을 수령하는 나이를 63살에서 65살로 늦춰 은퇴자들의 재취업을 유도하면서 정부의 복지 재정 부담은 낮췄습니다.
<인터뷰> 조호정(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 "고령자 중에 일하지 않는 사람들을 고용 시장으로 이끄는 그런 고용 개혁들을 통해서 정부의 부담을 낮춰 주는 정책들을 많이 시행했고요."
또, 초고령자 사회 자체를 새로운 산업 기회로 만들었습니다.
정부가 노인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고령자 친화형 사업'을 육성하면서 노인들이 일할 수 있는 분야가 넒어진 겁니다.
제품 개발자나 감수, 마케팅 전문가 등 다양한 노인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덕분에 2008년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이후 독일의 55살 이상 고령자의 평균 고용률은 59%로 이전보다 16%나 상승했습니다.
노인 빈곤 문제로 더 큰 부담을 지지 않으려면 일자리를 늘려 은퇴자가 최대한 오래 일하게 하고, 연금을 더 강화하는 두 가지 정책이 동시에 진행돼야 합니다.
KBS 뉴스 임주영입니다.
경제적 행복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일까요?
한 경제연구소가 20세 이상 성인 8백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는데요.
4명 중 1명이 '노후준비 부족'이라고 답했고 그 다음은 자녀 교육비와 주거비의 순이었습니다.
노후에 대한 불안이 성인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데요.
실제로 우리나라 65살 이상의 노인빈곤율은 49%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고 회원국 평균의 4배나 됩니다.
노후 준비가 부족하다보니 은퇴후에도 자영업에 진출하거나 저임금 일자리라도 찾아나서는 분들이 대부분인데요.
그 실태를 임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자영업도, 재취업도 ‘불안한 선택’▼
<리포트>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엄홍섭 씨는 하루하루가 고통입니다.
4년 전 퇴직금 1억 8천만 원에 대출 1억원까지 받아 가게를 차렸지만 적자를 면치 못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엄홍섭(커피숍 사장/60살) : "아들이 여기 맡아서 집사람하고 하다보니까 그야말로 생계형, 전형적인 생계형 가계라고 볼 수 있죠. 결국 마이너스밖에 안되요."
은퇴한 직장인 절반 이상이 퇴직금으로 자영업에 나서지만 낭패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엄홍섭 : "은행 융자 받은 것이 있기 때문에 노후대책으로 카페 하나 열었다가 결국은 빚더미에 올라앉는 그런 게 되는거죠."
퇴직금만 까먹을 수 없어 재취업에 나서는 은퇴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주환(노인복지센터 매점 점원/68살) : "(퇴직금)곶감 빼먹듯 빼먹고 들어오는 소득이 없으니까 그렇게 해서 (돈이) 나가게 돼서 점점 어려움을 느꼈고, 뭐든 해봐야겠구나..."
재취업에 성공해도 최저임금도 못받는 열악한 시간제 일자리가 대부분이어서 노후불안이 해결되는 것도 아닙니다.
<인터뷰> 윤창희(노인복지센터 매점 점원/72살) : " (남편) 연금이 조금씩 나와요 아끼고 아끼고 그냥 사는 거예요. 필요한 물건만 사고 필요한 것만 하고 ..."
노후를 준비하지 못한채 예순이 되기도 전에 회사를 떠나야했던 은퇴자들에게는 자영업도 재취업도 불안한 선택입니다.
▼직장인 53% 노후 준비 전혀 못해▼
<기자 멘트>
우리나라 은퇴자들, 이렇게 노후 준비가 부족해 빈곤으로 내몰리는 이유는 뭘까요?
우리나라 근로자 가구의 월 평균 소득은 약 4백20만 원.
30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면 15억 원을 벌게 되는데요.
자녀 2명을 대학졸업까지 시킬 경우 약 2억 원.
전국 평균 가격의 아파트까지 한 채 장만하면 2억 8천 만원이 넘게 듭니다.
교육비를 뺀 각종 생활비 약 10억 4천 만원을 부담하고 나면 남는 건 마이너스 천 4백만 원입니다.
평균 소득으로는 노후준비를 하기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이렇다보니 직장인의 53%는 노후 준비를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결국 퇴직후 65살 까지는 퇴직금으로 버텨야 하는데, 자영업에 진출했다 실패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또 65살 이후에는 연금이 노후보장을 해줘야 하는데 현재 평균 연금수령액 월 42만 원으로는 부부가 생활하기에도 턱 없이 부족합니다.
우리나라 평균 수명은 81살, 퇴직후 최소한 20여 년을 버텨야하는데 이대로 둔다면 노후 빈곤 문제가 사회 전체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해법은 없을까요?
독일의 사례를 통해 노인빈곤 문제의 해결책을 모색해봤습니다.
▼노인 일자리 창출, 연금 강화가 해법▼
<리포트>
지난 2008년 이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독일은 노인 복지 문제의 해법을 일자리 창출에서 찾았습니다.
우선 은퇴자를 위한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확대했습니다.
고령자를 고용하는 기업에는 인센티브를 주고, 정부의 취업 알선 기능도 대폭 강화했습니다.
은퇴 이후 바로 재취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와 실업기간을 줄인 겁니다.
대신 연금을 수령하는 나이를 63살에서 65살로 늦춰 은퇴자들의 재취업을 유도하면서 정부의 복지 재정 부담은 낮췄습니다.
<인터뷰> 조호정(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 "고령자 중에 일하지 않는 사람들을 고용 시장으로 이끄는 그런 고용 개혁들을 통해서 정부의 부담을 낮춰 주는 정책들을 많이 시행했고요."
또, 초고령자 사회 자체를 새로운 산업 기회로 만들었습니다.
정부가 노인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고령자 친화형 사업'을 육성하면서 노인들이 일할 수 있는 분야가 넒어진 겁니다.
제품 개발자나 감수, 마케팅 전문가 등 다양한 노인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덕분에 2008년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이후 독일의 55살 이상 고령자의 평균 고용률은 59%로 이전보다 16%나 상승했습니다.
노인 빈곤 문제로 더 큰 부담을 지지 않으려면 일자리를 늘려 은퇴자가 최대한 오래 일하게 하고, 연금을 더 강화하는 두 가지 정책이 동시에 진행돼야 합니다.
KBS 뉴스 임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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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5-01-16 21:22:33
- 수정2015-01-16 22:00:11
<앵커 멘트>
경제적 행복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일까요?
한 경제연구소가 20세 이상 성인 8백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는데요.
4명 중 1명이 '노후준비 부족'이라고 답했고 그 다음은 자녀 교육비와 주거비의 순이었습니다.
노후에 대한 불안이 성인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데요.
실제로 우리나라 65살 이상의 노인빈곤율은 49%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고 회원국 평균의 4배나 됩니다.
노후 준비가 부족하다보니 은퇴후에도 자영업에 진출하거나 저임금 일자리라도 찾아나서는 분들이 대부분인데요.
그 실태를 임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자영업도, 재취업도 ‘불안한 선택’▼
<리포트>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엄홍섭 씨는 하루하루가 고통입니다.
4년 전 퇴직금 1억 8천만 원에 대출 1억원까지 받아 가게를 차렸지만 적자를 면치 못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엄홍섭(커피숍 사장/60살) : "아들이 여기 맡아서 집사람하고 하다보니까 그야말로 생계형, 전형적인 생계형 가계라고 볼 수 있죠. 결국 마이너스밖에 안되요."
은퇴한 직장인 절반 이상이 퇴직금으로 자영업에 나서지만 낭패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엄홍섭 : "은행 융자 받은 것이 있기 때문에 노후대책으로 카페 하나 열었다가 결국은 빚더미에 올라앉는 그런 게 되는거죠."
퇴직금만 까먹을 수 없어 재취업에 나서는 은퇴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주환(노인복지센터 매점 점원/68살) : "(퇴직금)곶감 빼먹듯 빼먹고 들어오는 소득이 없으니까 그렇게 해서 (돈이) 나가게 돼서 점점 어려움을 느꼈고, 뭐든 해봐야겠구나..."
재취업에 성공해도 최저임금도 못받는 열악한 시간제 일자리가 대부분이어서 노후불안이 해결되는 것도 아닙니다.
<인터뷰> 윤창희(노인복지센터 매점 점원/72살) : " (남편) 연금이 조금씩 나와요 아끼고 아끼고 그냥 사는 거예요. 필요한 물건만 사고 필요한 것만 하고 ..."
노후를 준비하지 못한채 예순이 되기도 전에 회사를 떠나야했던 은퇴자들에게는 자영업도 재취업도 불안한 선택입니다.
▼직장인 53% 노후 준비 전혀 못해▼
<기자 멘트>
우리나라 은퇴자들, 이렇게 노후 준비가 부족해 빈곤으로 내몰리는 이유는 뭘까요?
우리나라 근로자 가구의 월 평균 소득은 약 4백20만 원.
30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면 15억 원을 벌게 되는데요.
자녀 2명을 대학졸업까지 시킬 경우 약 2억 원.
전국 평균 가격의 아파트까지 한 채 장만하면 2억 8천 만원이 넘게 듭니다.
교육비를 뺀 각종 생활비 약 10억 4천 만원을 부담하고 나면 남는 건 마이너스 천 4백만 원입니다.
평균 소득으로는 노후준비를 하기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이렇다보니 직장인의 53%는 노후 준비를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결국 퇴직후 65살 까지는 퇴직금으로 버텨야 하는데, 자영업에 진출했다 실패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또 65살 이후에는 연금이 노후보장을 해줘야 하는데 현재 평균 연금수령액 월 42만 원으로는 부부가 생활하기에도 턱 없이 부족합니다.
우리나라 평균 수명은 81살, 퇴직후 최소한 20여 년을 버텨야하는데 이대로 둔다면 노후 빈곤 문제가 사회 전체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해법은 없을까요?
독일의 사례를 통해 노인빈곤 문제의 해결책을 모색해봤습니다.
▼노인 일자리 창출, 연금 강화가 해법▼
<리포트>
지난 2008년 이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독일은 노인 복지 문제의 해법을 일자리 창출에서 찾았습니다.
우선 은퇴자를 위한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확대했습니다.
고령자를 고용하는 기업에는 인센티브를 주고, 정부의 취업 알선 기능도 대폭 강화했습니다.
은퇴 이후 바로 재취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와 실업기간을 줄인 겁니다.
대신 연금을 수령하는 나이를 63살에서 65살로 늦춰 은퇴자들의 재취업을 유도하면서 정부의 복지 재정 부담은 낮췄습니다.
<인터뷰> 조호정(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 "고령자 중에 일하지 않는 사람들을 고용 시장으로 이끄는 그런 고용 개혁들을 통해서 정부의 부담을 낮춰 주는 정책들을 많이 시행했고요."
또, 초고령자 사회 자체를 새로운 산업 기회로 만들었습니다.
정부가 노인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고령자 친화형 사업'을 육성하면서 노인들이 일할 수 있는 분야가 넒어진 겁니다.
제품 개발자나 감수, 마케팅 전문가 등 다양한 노인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덕분에 2008년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이후 독일의 55살 이상 고령자의 평균 고용률은 59%로 이전보다 16%나 상승했습니다.
노인 빈곤 문제로 더 큰 부담을 지지 않으려면 일자리를 늘려 은퇴자가 최대한 오래 일하게 하고, 연금을 더 강화하는 두 가지 정책이 동시에 진행돼야 합니다.
KBS 뉴스 임주영입니다.
경제적 행복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일까요?
한 경제연구소가 20세 이상 성인 8백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는데요.
4명 중 1명이 '노후준비 부족'이라고 답했고 그 다음은 자녀 교육비와 주거비의 순이었습니다.
노후에 대한 불안이 성인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데요.
실제로 우리나라 65살 이상의 노인빈곤율은 49%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고 회원국 평균의 4배나 됩니다.
노후 준비가 부족하다보니 은퇴후에도 자영업에 진출하거나 저임금 일자리라도 찾아나서는 분들이 대부분인데요.
그 실태를 임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자영업도, 재취업도 ‘불안한 선택’▼
<리포트>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엄홍섭 씨는 하루하루가 고통입니다.
4년 전 퇴직금 1억 8천만 원에 대출 1억원까지 받아 가게를 차렸지만 적자를 면치 못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엄홍섭(커피숍 사장/60살) : "아들이 여기 맡아서 집사람하고 하다보니까 그야말로 생계형, 전형적인 생계형 가계라고 볼 수 있죠. 결국 마이너스밖에 안되요."
은퇴한 직장인 절반 이상이 퇴직금으로 자영업에 나서지만 낭패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엄홍섭 : "은행 융자 받은 것이 있기 때문에 노후대책으로 카페 하나 열었다가 결국은 빚더미에 올라앉는 그런 게 되는거죠."
퇴직금만 까먹을 수 없어 재취업에 나서는 은퇴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주환(노인복지센터 매점 점원/68살) : "(퇴직금)곶감 빼먹듯 빼먹고 들어오는 소득이 없으니까 그렇게 해서 (돈이) 나가게 돼서 점점 어려움을 느꼈고, 뭐든 해봐야겠구나..."
재취업에 성공해도 최저임금도 못받는 열악한 시간제 일자리가 대부분이어서 노후불안이 해결되는 것도 아닙니다.
<인터뷰> 윤창희(노인복지센터 매점 점원/72살) : " (남편) 연금이 조금씩 나와요 아끼고 아끼고 그냥 사는 거예요. 필요한 물건만 사고 필요한 것만 하고 ..."
노후를 준비하지 못한채 예순이 되기도 전에 회사를 떠나야했던 은퇴자들에게는 자영업도 재취업도 불안한 선택입니다.
▼직장인 53% 노후 준비 전혀 못해▼
<기자 멘트>
우리나라 은퇴자들, 이렇게 노후 준비가 부족해 빈곤으로 내몰리는 이유는 뭘까요?
우리나라 근로자 가구의 월 평균 소득은 약 4백20만 원.
30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면 15억 원을 벌게 되는데요.
자녀 2명을 대학졸업까지 시킬 경우 약 2억 원.
전국 평균 가격의 아파트까지 한 채 장만하면 2억 8천 만원이 넘게 듭니다.
교육비를 뺀 각종 생활비 약 10억 4천 만원을 부담하고 나면 남는 건 마이너스 천 4백만 원입니다.
평균 소득으로는 노후준비를 하기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이렇다보니 직장인의 53%는 노후 준비를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결국 퇴직후 65살 까지는 퇴직금으로 버텨야 하는데, 자영업에 진출했다 실패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또 65살 이후에는 연금이 노후보장을 해줘야 하는데 현재 평균 연금수령액 월 42만 원으로는 부부가 생활하기에도 턱 없이 부족합니다.
우리나라 평균 수명은 81살, 퇴직후 최소한 20여 년을 버텨야하는데 이대로 둔다면 노후 빈곤 문제가 사회 전체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해법은 없을까요?
독일의 사례를 통해 노인빈곤 문제의 해결책을 모색해봤습니다.
▼노인 일자리 창출, 연금 강화가 해법▼
<리포트>
지난 2008년 이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독일은 노인 복지 문제의 해법을 일자리 창출에서 찾았습니다.
우선 은퇴자를 위한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확대했습니다.
고령자를 고용하는 기업에는 인센티브를 주고, 정부의 취업 알선 기능도 대폭 강화했습니다.
은퇴 이후 바로 재취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와 실업기간을 줄인 겁니다.
대신 연금을 수령하는 나이를 63살에서 65살로 늦춰 은퇴자들의 재취업을 유도하면서 정부의 복지 재정 부담은 낮췄습니다.
<인터뷰> 조호정(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 "고령자 중에 일하지 않는 사람들을 고용 시장으로 이끄는 그런 고용 개혁들을 통해서 정부의 부담을 낮춰 주는 정책들을 많이 시행했고요."
또, 초고령자 사회 자체를 새로운 산업 기회로 만들었습니다.
정부가 노인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고령자 친화형 사업'을 육성하면서 노인들이 일할 수 있는 분야가 넒어진 겁니다.
제품 개발자나 감수, 마케팅 전문가 등 다양한 노인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덕분에 2008년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이후 독일의 55살 이상 고령자의 평균 고용률은 59%로 이전보다 16%나 상승했습니다.
노인 빈곤 문제로 더 큰 부담을 지지 않으려면 일자리를 늘려 은퇴자가 최대한 오래 일하게 하고, 연금을 더 강화하는 두 가지 정책이 동시에 진행돼야 합니다.
KBS 뉴스 임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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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영 기자 magnoli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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