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시간]㉛ 고발 500일…드디어 만난 조국과 김태우

입력 2020.07.05 (14:37) 수정 2020.07.05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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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검찰의 시간은 끝나고 법원의 시간이 시작됐습니다.(조국 전 법무부 장관 변호인, 2019.12.31.)

지난해 온 사회를 뒤흔들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 이 사건은 실체적 진실을 찾아가야 하는 법정에 당도했습니다. 공개된 법정에서 치열하게 펼쳐질 '법원의 시간'을 함께 따라가 봅니다.


■ 고발 500일째 만난 두 사람..'조국과 김태우'

지난해 2월 20일, 서울동부지검에 김태우 전 특별감찰반원(전 검찰 수사관)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의혹을 고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김 전 수사관의 고발은 수사 착수로 이어졌고, 결국 잘 아시다시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그리고 7월 3일, 고발 500일째 되는 날. 김 전 수사관이 조 전 장관의 재판(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1부)에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이 사건을 최초로 고발한 김 전 특감반원, 조 전 장관 측과 어떻게 맞섰을까요?

■ "주변이라도 설득해 출석시켜야"

그동안 앞서 있었던 공판에서의 핵심은 유재수 전 부시장의 감찰 불응과 이에 따른 특감반의 감찰 가능 여부였습니다. 변호인 측은 대통령 직제상 특감반은 의혹 당사자인 유 전 부시장만 조사할 수 있는데, 유 전 부시장이 감찰에 불응해 사실상 감찰을 더 할 수 없는 상태였다는 주장을 해왔습니다. 반대로 검찰 측은 특감반원들이 포렌식 자료를 계속해서 살피는 등 감찰에 대한 의지를 보여왔다고 주장을 해왔습니다. 양 측의 주장에 따라 감찰이 종료된 것인지, 무마된 것인지 갈리는 겁니다.

여기에 대해 법정에 출석한 김 전 수사관은 "유재수 전 부시장처럼 배를 째라고 나온 경우도 없지만, 만일 그런 경우가 있다면 '주변인'을 설득해 출석시킬 수 있고, 조사나 자료 제출 요구 이외에도 얼마든지 감찰을 계속할 방법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검찰이 "일반적으로 감찰 대상자가 출석이나 자료 제출, 감찰에 협조하지 않는 경우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나?"라고 묻자 김 전 수사관은 "협조 안 하더라도 부당한 누군가에게 특혜 제공했다고 하면, 그런 부분에 대해서 자기 혼자 다 하기 어렵다. 실무자들 불러서 어떤 부당한 지시 받았는지 확인할 수 있다"라고 한 번 더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조 전 장관의 변호인이 "관계 공무원에게 진술을 들을 수 있나"라고 묻자 김 전 수사관은 "참고인 식으로 들어볼 수는 있다"라고 답했습니다.

또 변호인이 "다른 특감반(원)은 민간인에 대해서는 안 한다고 한다. 감찰 대상이 아니니까."라고 반박하자 김 전 수사수사관은 "참고인격으로 물을 수 있잖아요"라고 말했습니다.

■ "조 전 민정수석이 특감반 권한 침해"

유 전 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사건의 또 하나의 핵심은 '수사 의뢰ㆍ이첩'입니다. 결과적으로 감찰은 멈췄고, 수사 의뢰나 관계 기관 정식 이첩은 없었습니다.

이를 두고 조 전 장관 측은 감찰 개시와 종료는 민정수석의 권한이고, 유 전 부시장이 감찰에 불응해 더 감찰할 수가 없어 감찰을 종료했다고 말해왔습니다. 수사 의뢰나 이첩에 있어 모든 것을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조 전 장관이 결정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이후의 조처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김 전 수사관의 생각은 조금 달랐습니다.

조 전 장관의 변호인이 "특감반장 또는 특감반원이 민정수석의 결정 없이 감찰 사건을 독자적인 판단으로 수사 의뢰하거나 이첩할 순 없죠?"라고 묻자,

김 전 수사관은 "비서관실이 아닌 일개 팀인데도 특감반은 대통령비서실 직제 제7조에 특별감찰반(으로 명시가 되어 있다). (직제에) 역할로 (나와)있는 건 특별감찰반의 역할 기능과 실무 권한이라고 본다"라며 "조 전 장관이 그 당시 본인 권한이기 때문에 타인의 권리를 방해한 적 없다(고 하는데), (해당 규정에는)특감반 권한이 명시되어 있지, 민정수석의 권한은 없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어느 조직이든 결재 라인이 있고, 최종 승인권자가 있다"라며 "최종 결재권과 승인권은 민정수석이 맡지만, 특별감찰반의 업무 권한이 있는 거다. 특별감찰반이 수사를 이첩할 수 있지 않나? 실무적인 권한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김 전 수사관은 당시 감찰을 맡은 실무진은 수사 의뢰를 말하기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검찰이 "고발장에서 '감찰 내용은 박형철 당시 반부패비서관과 이인걸 당시 특감반장에게 보고됐고, 이때 특감반장이 수사의뢰를 말하기까지 했다. 근데 유 전 부시장 해외송금내역 제출 요구 이후 윗선 지시로 감찰이 중단됐다'고 했다. 맞느냐"라고 묻자 김 전 수사관은 "네"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유 전 부시장 감찰을 담당한 이 모 전 특감반원이나 다른 사람 등 특감반원들을 통해 해당 내용을 접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또, 유 전 부시장의 비위와 관련된 액수가 천만 원 가까이 확인된 상태에선, 재량의 여지 없이 이첩 등의 조치가 있어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 백원우 당시 민정비서관의 금융위 비위 통보는 정당한가?

유 전 부시장 감찰 관련 사실을 백원우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금융위에 통보한 것과 관련해 민정수석도 아닌 민정비서관이 감찰 내용을 넘기는 것이 적절했는지에 대해서도 공방이 오갔습니다. 특별감찰반은 민정수석실 산하 반부배피서관실 소속인데 반부패비서관도 아닌 민정비서관이 통보한 것이 적절 하느냐라는 겁니다.

조 전 장관의 변호인은 "김 전 수사관은, 검찰 조사에서 유 전 부시장 감찰과 관련해 백원우 당시 민정비서관이 금융위 결정사항을 전화로 알린 것이 말도 안 된다. 민정수석이 비서관에게 특감반에서 진행 중인 개인 비리 사건 알려주는 건 위법하다고 말했다. 근거가 있는 말인가?"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대해 김 전 수사관은 "청와대에 업무와 관련된 무엇이 있다. 거기 보면 민정비서관실 업무는 감사한다고 하면 대통령 친인척 감사만 할 수 있지 나머지는 민심 동향 파악이다. 공직자에 대한 감사 권한은 없다"라며 "(감찰)내용은 공무상 비밀이다. 그 라인이 아닌데, 그 부서가 아닌데, 그걸 알고 있다는 자체가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변호인은 김 전 수사관 증언에 "유 전 부시장 감찰을 담당한 이 모 전 특감반원은 유 전 부시장에 대한 통보를 민정비서관이 한 부분에 대해, 민정수석이 사안에 따라 지휘받는 민정비서관에게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것이 잘못된 거냐"라고 반박했습니다.

김 전 수사관은 이러한 변호인의 질문에 자신은 특감반에서 오래 일했고, 그것과 관련 해선 "기준이 명확하다"라며 이 모 전 특감반원은 청와대에 처음 왔기 때문에 기준이 모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동안 조 전 장관 측은 민정비서관이 금융위 쪽 업무를 담당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말해왔습니다.

백 전 비서관 측 변호인도 김 전 수사관에게 물었습니다.

백 전 비서관의 변호인은 "민정수석이나 민정비서관이 유 전 부시장 사건의 경우 개인 비리 발견됐으니 인사 조처하라 해서 대기발령 조치 됐다. 알고 있는가?"라고 물었고, 김 전 수사관은 "대기발령까진 몰랐다"고 답했습니다.

백 전 비서관의 변호인이 추가로 "유 전 부시장을 쫓아낸 거다"라고 하자 김 전 수사관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유 전 부시장의 대기발령을 두고선 검찰은 병가를 갔기 때문에 대기발령 된 것으로 확인된다고 법정에서 밝히기도 했습니다.


■ "특정 피고인 형사 처벌 마음 없다" VS "정치적 의사 결정 가능성 있어"

이번 재판 시작에 앞서선, 해당 사건과 관련해 정치적 목적이 있었는지에 대한 공방도 오갔습니다.

해당 사건을 수사한, 그러면서 공판을 직접 챙기고 있는 이정섭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 부장검사가 억울함을 토로하며 포문을 열었습니다.

이 부장검사는 "저도 20년 가까이 특별수사나 이런 쪽에 수사를 하다 보니 딱 봤을 때 느낌이 유 전 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사건을 제대로 해결 못 하면 훗날 큰 뒤탈이 날 거란 느낌이 들었다"라며" 여러 단서가 있었기 때문에 유 전 부시장의 뇌물수수 사실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특정 피고인을 형사 처벌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서는 전혀 아니다. 실체에 다가가지 못하면 국민이 받아들이지 못하고 저 자신이 수사 전문가로서 부끄럽다는 생각뿐이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선 공판에서 김미리 부장판사가 검찰 개혁을 시도한 피고인에 대한 검찰의 반격이란 시각이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한 해명으로 풀이됩니다.

이 부장검사의 발언과 관련해 조 전 장관 측은 "여러 검토 과정, 의사 결정들이 담당 수사 검사에 의해서만 이뤄진 게 아니라, 너무 중요한 사건이라 검찰 전체의 결정이 있었을 거다"라며 "조 전 장관의 사회적 지위와 정치적 맥락이 당연히 반영됐을 거로 생각하고, 그것에 대한 근거가 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구속영장 청구하고, 기소하고, 유죄라는 확신을 갖게 된 데에는 조직 내 여러 정치적 의사 결정이 충분히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고, 그렇게 의심할 만한 여러 단서를 우리도 알고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사건 심리를 주관하는 김미리 부장판사는 "옛말에도 오이밭에서 신을 고쳐 신지 말고, 오얏나무 밑에서 갓을 고쳐 쓰지 말라고 했다(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라며 "재판장은 물론이고 소송 관계인 모두가 그와 같이 조심스럽고 삼가는 마음으로 정성을 모아줬으면 하는 취지에서 드린 말씀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재판부도 공정한 판단 자세로 재판에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다음 공판에는 유 전 부시장이 속해 있던 금융위원회의 인사 총괄자 최종구 당시 금융위원장과, 유 전 부시장 비위와 관련해 백원우 당시 민정비서관에게 연락을 받은 김용범 당시 금융위 부위원장(현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출석합니다. 유 전 부시장의 비위 통보 과정, 당시 금융위 분위기 등이 밝혀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다음 [법원의 시간]에서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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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05 14:37:34
    • 수정2020-07-05 15:39:55
    취재K
이제 검찰의 시간은 끝나고 법원의 시간이 시작됐습니다.(조국 전 법무부 장관 변호인, 2019.12.31.)

지난해 온 사회를 뒤흔들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 이 사건은 실체적 진실을 찾아가야 하는 법정에 당도했습니다. 공개된 법정에서 치열하게 펼쳐질 '법원의 시간'을 함께 따라가 봅니다.


■ 고발 500일째 만난 두 사람..'조국과 김태우'

지난해 2월 20일, 서울동부지검에 김태우 전 특별감찰반원(전 검찰 수사관)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의혹을 고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김 전 수사관의 고발은 수사 착수로 이어졌고, 결국 잘 아시다시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그리고 7월 3일, 고발 500일째 되는 날. 김 전 수사관이 조 전 장관의 재판(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1부)에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이 사건을 최초로 고발한 김 전 특감반원, 조 전 장관 측과 어떻게 맞섰을까요?

■ "주변이라도 설득해 출석시켜야"

그동안 앞서 있었던 공판에서의 핵심은 유재수 전 부시장의 감찰 불응과 이에 따른 특감반의 감찰 가능 여부였습니다. 변호인 측은 대통령 직제상 특감반은 의혹 당사자인 유 전 부시장만 조사할 수 있는데, 유 전 부시장이 감찰에 불응해 사실상 감찰을 더 할 수 없는 상태였다는 주장을 해왔습니다. 반대로 검찰 측은 특감반원들이 포렌식 자료를 계속해서 살피는 등 감찰에 대한 의지를 보여왔다고 주장을 해왔습니다. 양 측의 주장에 따라 감찰이 종료된 것인지, 무마된 것인지 갈리는 겁니다.

여기에 대해 법정에 출석한 김 전 수사관은 "유재수 전 부시장처럼 배를 째라고 나온 경우도 없지만, 만일 그런 경우가 있다면 '주변인'을 설득해 출석시킬 수 있고, 조사나 자료 제출 요구 이외에도 얼마든지 감찰을 계속할 방법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검찰이 "일반적으로 감찰 대상자가 출석이나 자료 제출, 감찰에 협조하지 않는 경우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나?"라고 묻자 김 전 수사관은 "협조 안 하더라도 부당한 누군가에게 특혜 제공했다고 하면, 그런 부분에 대해서 자기 혼자 다 하기 어렵다. 실무자들 불러서 어떤 부당한 지시 받았는지 확인할 수 있다"라고 한 번 더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조 전 장관의 변호인이 "관계 공무원에게 진술을 들을 수 있나"라고 묻자 김 전 수사관은 "참고인 식으로 들어볼 수는 있다"라고 답했습니다.

또 변호인이 "다른 특감반(원)은 민간인에 대해서는 안 한다고 한다. 감찰 대상이 아니니까."라고 반박하자 김 전 수사수사관은 "참고인격으로 물을 수 있잖아요"라고 말했습니다.

■ "조 전 민정수석이 특감반 권한 침해"

유 전 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사건의 또 하나의 핵심은 '수사 의뢰ㆍ이첩'입니다. 결과적으로 감찰은 멈췄고, 수사 의뢰나 관계 기관 정식 이첩은 없었습니다.

이를 두고 조 전 장관 측은 감찰 개시와 종료는 민정수석의 권한이고, 유 전 부시장이 감찰에 불응해 더 감찰할 수가 없어 감찰을 종료했다고 말해왔습니다. 수사 의뢰나 이첩에 있어 모든 것을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조 전 장관이 결정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이후의 조처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김 전 수사관의 생각은 조금 달랐습니다.

조 전 장관의 변호인이 "특감반장 또는 특감반원이 민정수석의 결정 없이 감찰 사건을 독자적인 판단으로 수사 의뢰하거나 이첩할 순 없죠?"라고 묻자,

김 전 수사관은 "비서관실이 아닌 일개 팀인데도 특감반은 대통령비서실 직제 제7조에 특별감찰반(으로 명시가 되어 있다). (직제에) 역할로 (나와)있는 건 특별감찰반의 역할 기능과 실무 권한이라고 본다"라며 "조 전 장관이 그 당시 본인 권한이기 때문에 타인의 권리를 방해한 적 없다(고 하는데), (해당 규정에는)특감반 권한이 명시되어 있지, 민정수석의 권한은 없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어느 조직이든 결재 라인이 있고, 최종 승인권자가 있다"라며 "최종 결재권과 승인권은 민정수석이 맡지만, 특별감찰반의 업무 권한이 있는 거다. 특별감찰반이 수사를 이첩할 수 있지 않나? 실무적인 권한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김 전 수사관은 당시 감찰을 맡은 실무진은 수사 의뢰를 말하기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검찰이 "고발장에서 '감찰 내용은 박형철 당시 반부패비서관과 이인걸 당시 특감반장에게 보고됐고, 이때 특감반장이 수사의뢰를 말하기까지 했다. 근데 유 전 부시장 해외송금내역 제출 요구 이후 윗선 지시로 감찰이 중단됐다'고 했다. 맞느냐"라고 묻자 김 전 수사관은 "네"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유 전 부시장 감찰을 담당한 이 모 전 특감반원이나 다른 사람 등 특감반원들을 통해 해당 내용을 접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또, 유 전 부시장의 비위와 관련된 액수가 천만 원 가까이 확인된 상태에선, 재량의 여지 없이 이첩 등의 조치가 있어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 백원우 당시 민정비서관의 금융위 비위 통보는 정당한가?

유 전 부시장 감찰 관련 사실을 백원우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금융위에 통보한 것과 관련해 민정수석도 아닌 민정비서관이 감찰 내용을 넘기는 것이 적절했는지에 대해서도 공방이 오갔습니다. 특별감찰반은 민정수석실 산하 반부배피서관실 소속인데 반부패비서관도 아닌 민정비서관이 통보한 것이 적절 하느냐라는 겁니다.

조 전 장관의 변호인은 "김 전 수사관은, 검찰 조사에서 유 전 부시장 감찰과 관련해 백원우 당시 민정비서관이 금융위 결정사항을 전화로 알린 것이 말도 안 된다. 민정수석이 비서관에게 특감반에서 진행 중인 개인 비리 사건 알려주는 건 위법하다고 말했다. 근거가 있는 말인가?"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대해 김 전 수사관은 "청와대에 업무와 관련된 무엇이 있다. 거기 보면 민정비서관실 업무는 감사한다고 하면 대통령 친인척 감사만 할 수 있지 나머지는 민심 동향 파악이다. 공직자에 대한 감사 권한은 없다"라며 "(감찰)내용은 공무상 비밀이다. 그 라인이 아닌데, 그 부서가 아닌데, 그걸 알고 있다는 자체가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변호인은 김 전 수사관 증언에 "유 전 부시장 감찰을 담당한 이 모 전 특감반원은 유 전 부시장에 대한 통보를 민정비서관이 한 부분에 대해, 민정수석이 사안에 따라 지휘받는 민정비서관에게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것이 잘못된 거냐"라고 반박했습니다.

김 전 수사관은 이러한 변호인의 질문에 자신은 특감반에서 오래 일했고, 그것과 관련 해선 "기준이 명확하다"라며 이 모 전 특감반원은 청와대에 처음 왔기 때문에 기준이 모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동안 조 전 장관 측은 민정비서관이 금융위 쪽 업무를 담당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말해왔습니다.

백 전 비서관 측 변호인도 김 전 수사관에게 물었습니다.

백 전 비서관의 변호인은 "민정수석이나 민정비서관이 유 전 부시장 사건의 경우 개인 비리 발견됐으니 인사 조처하라 해서 대기발령 조치 됐다. 알고 있는가?"라고 물었고, 김 전 수사관은 "대기발령까진 몰랐다"고 답했습니다.

백 전 비서관의 변호인이 추가로 "유 전 부시장을 쫓아낸 거다"라고 하자 김 전 수사관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유 전 부시장의 대기발령을 두고선 검찰은 병가를 갔기 때문에 대기발령 된 것으로 확인된다고 법정에서 밝히기도 했습니다.


■ "특정 피고인 형사 처벌 마음 없다" VS "정치적 의사 결정 가능성 있어"

이번 재판 시작에 앞서선, 해당 사건과 관련해 정치적 목적이 있었는지에 대한 공방도 오갔습니다.

해당 사건을 수사한, 그러면서 공판을 직접 챙기고 있는 이정섭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 부장검사가 억울함을 토로하며 포문을 열었습니다.

이 부장검사는 "저도 20년 가까이 특별수사나 이런 쪽에 수사를 하다 보니 딱 봤을 때 느낌이 유 전 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사건을 제대로 해결 못 하면 훗날 큰 뒤탈이 날 거란 느낌이 들었다"라며" 여러 단서가 있었기 때문에 유 전 부시장의 뇌물수수 사실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특정 피고인을 형사 처벌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서는 전혀 아니다. 실체에 다가가지 못하면 국민이 받아들이지 못하고 저 자신이 수사 전문가로서 부끄럽다는 생각뿐이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선 공판에서 김미리 부장판사가 검찰 개혁을 시도한 피고인에 대한 검찰의 반격이란 시각이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한 해명으로 풀이됩니다.

이 부장검사의 발언과 관련해 조 전 장관 측은 "여러 검토 과정, 의사 결정들이 담당 수사 검사에 의해서만 이뤄진 게 아니라, 너무 중요한 사건이라 검찰 전체의 결정이 있었을 거다"라며 "조 전 장관의 사회적 지위와 정치적 맥락이 당연히 반영됐을 거로 생각하고, 그것에 대한 근거가 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구속영장 청구하고, 기소하고, 유죄라는 확신을 갖게 된 데에는 조직 내 여러 정치적 의사 결정이 충분히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고, 그렇게 의심할 만한 여러 단서를 우리도 알고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사건 심리를 주관하는 김미리 부장판사는 "옛말에도 오이밭에서 신을 고쳐 신지 말고, 오얏나무 밑에서 갓을 고쳐 쓰지 말라고 했다(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라며 "재판장은 물론이고 소송 관계인 모두가 그와 같이 조심스럽고 삼가는 마음으로 정성을 모아줬으면 하는 취지에서 드린 말씀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재판부도 공정한 판단 자세로 재판에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다음 공판에는 유 전 부시장이 속해 있던 금융위원회의 인사 총괄자 최종구 당시 금융위원장과, 유 전 부시장 비위와 관련해 백원우 당시 민정비서관에게 연락을 받은 김용범 당시 금융위 부위원장(현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출석합니다. 유 전 부시장의 비위 통보 과정, 당시 금융위 분위기 등이 밝혀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다음 [법원의 시간]에서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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