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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의 시간]㊼ 조국 재판…박형철 VS 백원우, 누가 맞을까?
입력 2020.10.25 (10:11) 수정 2020.10.25 (10:24) 취재K
"이제 검찰의 시간은 끝나고 법원의 시간이 시작됐습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변호인, 2019.12.31.)

지난해 온 사회를 뒤흔들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 이 사건은 실체적 진실을 찾아가야 하는 법정에 당도했습니다. 공개된 법정에서 치열하게 펼쳐질 '법원의 시간'을 함께 따라가 봅니다.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의 '작심 발언'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무마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일곱 번째 공판기일이 지난 2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공판에서는 공동 피고인인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에 대한 검찰과 변호인 신문, 역시 공동 피고인인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에 대한 검찰 신문이 진행됐습니다.

검찰 수사 단계에서 KBS에 입장을 밝히기도 했던 백 전 비서관과 달리 박 전 비서관은 그동안 공개적인 입장을 내지 않으며 침묵을 지켜왔습니다. 그런 그가 이번 공판에서 작심한 듯 당시 상황을 설명했는데요.

유 전 부시장에 대한 당시 청와대 특감반 감찰의 지휘자였던 박 전 비서관은 어떤 주장을 했을까요? 또, 지금까지 알려졌던 사실들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수사 의뢰해야" vs "정무적 판단"

박 전 비서관은 조국 전 장관(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의 결정으로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이 마무리됐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박 전 비서관은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추가 감찰과 이후 조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고 법정에서 밝혔습니다.

검찰이 "감찰이 그대로 끝날 거라고 생각하지 않고 계속 진행할 거라고 당연하게 알고 있었다는데 맞느냐"고 묻자, 박 전 비서관은 "유 전 부시장 감찰 땐 기초 조사가 충분히 이뤄진 상태에서 감찰이 이뤄졌다"며 "감찰 협조가 안 되면 유 전 부시장 혐의 상당 부분이 문제가 되니, 수사 의뢰나 감사원, 금융위 이첩 등 조치를 보고드리고 진행했을 걸로 예상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유 전 부시장에 대한 문답 조서 진행 이후 바깥에서 많은 압력이 있었다"며 "통상 그런 경우 제대로 감찰하지 않으면 나중에 괜히 벌집만 건드렸다고 욕을 먹을 수 있어 우리가 잘못 건드린 게 아니라 제대로 알고 확실하게 건드린 거다는 신호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인걸 전 반장에게 여태까지 나온 내용을 최대한 자세하게 쓰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조치도 세게 써보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구명운동 등 외압에 감찰이 중단되거나 무마될 것을 우려해 검찰 측이 일컫는 이른바 '중간보고서'를 작성해 조 전 장관에게 보고했다는 겁니다.

박 전 비서관은 또 조 전 장관에게 추가 감찰이 필요와 수사 의뢰 검토 등 강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수 회 보고했다며 박 전 비서관 건의 대로 수사 의뢰하거나 감사원에 이첩만 했어도 사표보단 훨씬 더 엄정한 처리가 됐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유 전 부시장의 비위 의혹과 감찰을 바라보는 백 전 비서관의 시선은 조금 달랐습니다.

박 전 비서관과 달리 감찰을 빨리 끝내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백 전 비서관은 '정무적 판단'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백 전 비서관은 "여러 명이 개입해 조직적으로 사익을 편취한 행위가 아니었고, 이번 정부 출범 이전의 일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또 액수가 천만 원이면 작은 액수는 아니지만 몇 년에 걸쳐 조금씩 이뤄졌던 개인적 비리였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유 전 부시장 본인도 도망갈 정도고 더 감찰 진행이 안 되니 빨리 도려내야 한다, 시간을 질질 끌면 국정 운영에 부담이 된다고 조 전 장관에게 보고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검찰이 "공무원이 금품 향응 수수한 것, 그것을 적발하고 처리하는 것과 관련해 이전 정부와 현 정부를 따지는 이유가 뭔가?"라고 묻자 백 전 비서관은 "사법기관에서 일한 사람은 작은 흠집도 용납하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조금 멀게 여의도에서 평생 살아왔던 저로서는 그런 부분 감안해서 판단하자는 입장이었다. 입장에 차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결과만 알려줘"vs"셋이서 회의"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은 조 전 장관과 백 전 비서관, 박 전 비서관이 모여 회의를 한 이른바 '3인 회의' 결과 '끝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박 전 비서관은 이와 조금 다른 주장을 내놨습니다. 조 전 장관이 결정한 뒤 결과만 알려줬다는 겁니다.

검찰이 조 전 장관과 백 전 비서관이 유 전 부시장 감찰 건에 대해 사전 상의를 하고 감찰을 그만하기로 정리된 상태에서 조 전 장관이 박 전 비서관을 불러 결과를 알려준 것이냐고 묻자, 박 전 비서관은 "저는 그렇게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박 전 비서관이 검찰 조사에서 "백 전 비서관이 내게 유재수는 사표를 낸다고 한다. 기다려 달라라고 알려줬고 조 전 장관에게는 따로 보고 드리지 못하고 있었는데, 조 전 장관이 나를 불러 유재수는 사표를 낸다고 한다며 그만 정리하자는 취지로 말했다"고 진술한 사실도 법정에서 밝혀졌습니다.

특감반 실무 책임자가 보고하지 않았던 '유 전 부시장의 사표'를 조 전 장관이 백 전 비서관을 통해 보고받은 뒤 감찰 종료를 말해줬다는 겁니다.

하지만, 백 전 비서관의 기억은 조금 달랐습니다. 백 전 비서관은 구체적 단어를 하나하나 언급하며 3인 회의가 기억난다고 주장했습니다.

백 전 비서관은 3인 회의에 대해 "'젝시오'(골프용품 브랜드)라는 단어 때문에 기억이 난다. 수석실에 항상 구두를 신고 가는데 무슨 이유에선지 그 방에 '슬리퍼'를 신고 간 기억이 있다. '원형 테이블'에 앉아 셋이서 얘기했고 박 전 비서관이 보고서 브리핑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회의를 했고, 내가 수석께 사표 수리로 건의했고, 박 전 비서관은 강한 톤으로 (안 된다고) 주장을 했을 것이다. (두 주장 중) 조 전 장관이 정무적으로 잘 판단해서 (사표 수리로) 방침 정한 거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박 전 비서관은 "세 사람이 모여 얘기한 걸 회의라고 표현할 순 있을 거 같다"고 말했습니다.

또 백 전 비서관의 변호인이 '3인 회의' 용어 개념에 대한 인식이 있었느냐고 묻자 "수사과정에서 용어에 의미가 부여된 거 같다"고 답했습니다.

세 명이 모여 얘기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3인 회의'로 불리는 그 자리가 의견을 주고받는 '회의'는 아니었다는 주장으로 풀이됩니다.

(좌)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우)김용범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현 기재부 1차관)(좌)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우)김용범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현 기재부 1차관)

■"금융위 잘못이라는 주장은 무책임하다 생각"

3인 회의든, 아니면 통보든 결과적으로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은 마무리됐고 백 전 비서관이 금융위에 통보했습니다.

여기서도 각 주체가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조 전 장관과 백 전 비서관은 통보를 받은 금융위가 자체 조사를 통해 유 전 부시장을 징계했어야 한다는 입장이고, 금융위는 청와대 감찰에서 다 끝난 줄 알았고 구체적 내용을 몰라 자체 감찰도 할 수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대해 박 전 비서관은 법정에서 당시 조 전 장관이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처리했던 사안을 지금에 와서 내가 통보하지 않아 문제라거나, 유 전 부시장에 대한 비위 사실 조차 알지 못하는 금융위서 유 전 부시장을 징계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는 취지로 말하는 것은 사실과도 맞지 않고 매우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통상적 절차에 따라 특감반 감찰 결과 내용을 이첩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금융위에선 자세한 내용을 몰랐을 거라는 겁니다.

이에 대해 금융위에 통보한 당사자인 백 전 비서관은 "금융위가 독자적 판단 하기를 바라고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 비서실은 보좌기구다. 참모조직일 뿐이라 특정 직원들에 대해 인사를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는 권한이 없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김용범 당시 금융위원회 부위원장(현 기획재정부 1차관)에게 유 전 부시장이 품위유지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의견을 1차적으로 전달했고, 이후 청와대에 찾아왔을 땐 "관가에서 이미 (유 전 부시장 비위 의혹) 소문이 파다해서 다 아시잖아요. 민정수석실에선 사표 낼 사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는 등 대화를 나눈 기억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박 전 비서관의 주장과 달리, 금융위 관계자들이 유 전 부시장 비위 의혹을 충분히 인지했을 수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금융위가 자체 조사를 할 수 있었다는 주장으로 풀이됩니다.

앞선 공판에서 김 전 부위원장은 유 전 부시장에 대한 비위 내용에 대해 자세히 몰랐고 "청와대에서 사표 수리 요청을 받은 적 없다"는 반대되는 증언을 했습니다.

■박형철, 백원우의 말·말·말

박 전 비서관과 백 전 비서관이 공개된 자리에서 해당 사건에 대해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만큼 두 사람은 관련 의혹과 관련해 많은 말들을 쏟아 냈습니다.

박 전 비서관은 2018년 12월 31일 국회 운영위에서 조 전 장관이 유 전 부시장 감찰 의혹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답변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조 전 장관은 해당 운영위에 출석해 "유 전 부시장의 비위 첩보 자체에 대해서는 근거가 약하다고 보았다. 그런데 그 비위 첩보와 관계없는 사적인 문제가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박 전 비서관은 자신이 답변 초안을 만들었고 비위 첩보 근거가 약한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검찰은 박 전 비서관이 검찰 조사에서 "마치 최초로 제기된 비위 의혹에 대해선 혐의가 인정되기 어려웠고, 감찰 과정에서 여자 문제 등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별도의 혐의가 확인됐을 뿐이어서 마치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검찰을 종료한 것과 같은 구조를 만들기 위해 국회나 언론에 대한 대응 논리가 위와 같은 과정을 통해 허위로 만들어지게 됐다"고 말한 진술을 제시하며 맞는지 물었고, 박 전 비서관은 맞다고 답했습니다.

또, '금융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쪽이 민정비서관실이라 백 전 비서관이 통보했다'는 답변도 감찰 담당 부서에서 전달하지 않은 사실을 야당 측에서 공격할 것 같아 미리 방어를 위해 준비한 답변으로 보면 된다고 밝혔습니다.

백 전 비서관은 김경수 경남도지사(당시 국회의원)가 유 전 부시장과 관련해 전화를 걸어온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김 지사가 유 전 부시장이 억울해 하니 억울한 사람 의견을 좀 들어봐 달라는 취지로 말해 유 전 부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억울한 이야기만 들어줬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당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유 전 부시장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사실도 인정했습니다.


■조 전 장관의 감찰무마 혐의, 올해 안에 선고 날까

조 전 장관은 감찰무마 혐의, 가족 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현재 재판을 진행하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김미리)에 해당 사건들이 병합되어 있는데요. 이번 재판에선 직권 남용을 분리해 선고하는 방안도 논의됐습니다. 가족 비리 혐의와 별개의 사건이고 백 전 비서관이나 박 전 비서관이 조 전 장관 가족비리 혐의엔 연루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재판장은 이에 대해 검찰과 변호인 측의 의견을 물었고, 대부분이 분리 선고가 좋을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의견서 등을 검토해 분리 선고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다음 기일엔 백 전 비서관에 대한 변호인 증인 신문과 조 전 장관에 대한 증인 신문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조 전 장관은 다음 기일에 증언을 거부하지 않고, 신문에 임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조 전 장관의 증언, 다음 [법원의 시간]에서 충실하게 전해드리겠습니다.
  • [법원의 시간]㊼ 조국 재판…박형철 VS 백원우, 누가 맞을까?
    • 입력 2020-10-25 10:11:12
    • 수정2020-10-25 10:24:14
    취재K
"이제 검찰의 시간은 끝나고 법원의 시간이 시작됐습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변호인, 2019.12.31.)

지난해 온 사회를 뒤흔들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 이 사건은 실체적 진실을 찾아가야 하는 법정에 당도했습니다. 공개된 법정에서 치열하게 펼쳐질 '법원의 시간'을 함께 따라가 봅니다.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의 '작심 발언'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무마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일곱 번째 공판기일이 지난 2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공판에서는 공동 피고인인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에 대한 검찰과 변호인 신문, 역시 공동 피고인인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에 대한 검찰 신문이 진행됐습니다.

검찰 수사 단계에서 KBS에 입장을 밝히기도 했던 백 전 비서관과 달리 박 전 비서관은 그동안 공개적인 입장을 내지 않으며 침묵을 지켜왔습니다. 그런 그가 이번 공판에서 작심한 듯 당시 상황을 설명했는데요.

유 전 부시장에 대한 당시 청와대 특감반 감찰의 지휘자였던 박 전 비서관은 어떤 주장을 했을까요? 또, 지금까지 알려졌던 사실들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수사 의뢰해야" vs "정무적 판단"

박 전 비서관은 조국 전 장관(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의 결정으로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이 마무리됐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박 전 비서관은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추가 감찰과 이후 조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고 법정에서 밝혔습니다.

검찰이 "감찰이 그대로 끝날 거라고 생각하지 않고 계속 진행할 거라고 당연하게 알고 있었다는데 맞느냐"고 묻자, 박 전 비서관은 "유 전 부시장 감찰 땐 기초 조사가 충분히 이뤄진 상태에서 감찰이 이뤄졌다"며 "감찰 협조가 안 되면 유 전 부시장 혐의 상당 부분이 문제가 되니, 수사 의뢰나 감사원, 금융위 이첩 등 조치를 보고드리고 진행했을 걸로 예상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유 전 부시장에 대한 문답 조서 진행 이후 바깥에서 많은 압력이 있었다"며 "통상 그런 경우 제대로 감찰하지 않으면 나중에 괜히 벌집만 건드렸다고 욕을 먹을 수 있어 우리가 잘못 건드린 게 아니라 제대로 알고 확실하게 건드린 거다는 신호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인걸 전 반장에게 여태까지 나온 내용을 최대한 자세하게 쓰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조치도 세게 써보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구명운동 등 외압에 감찰이 중단되거나 무마될 것을 우려해 검찰 측이 일컫는 이른바 '중간보고서'를 작성해 조 전 장관에게 보고했다는 겁니다.

박 전 비서관은 또 조 전 장관에게 추가 감찰이 필요와 수사 의뢰 검토 등 강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수 회 보고했다며 박 전 비서관 건의 대로 수사 의뢰하거나 감사원에 이첩만 했어도 사표보단 훨씬 더 엄정한 처리가 됐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유 전 부시장의 비위 의혹과 감찰을 바라보는 백 전 비서관의 시선은 조금 달랐습니다.

박 전 비서관과 달리 감찰을 빨리 끝내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백 전 비서관은 '정무적 판단'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백 전 비서관은 "여러 명이 개입해 조직적으로 사익을 편취한 행위가 아니었고, 이번 정부 출범 이전의 일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또 액수가 천만 원이면 작은 액수는 아니지만 몇 년에 걸쳐 조금씩 이뤄졌던 개인적 비리였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유 전 부시장 본인도 도망갈 정도고 더 감찰 진행이 안 되니 빨리 도려내야 한다, 시간을 질질 끌면 국정 운영에 부담이 된다고 조 전 장관에게 보고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검찰이 "공무원이 금품 향응 수수한 것, 그것을 적발하고 처리하는 것과 관련해 이전 정부와 현 정부를 따지는 이유가 뭔가?"라고 묻자 백 전 비서관은 "사법기관에서 일한 사람은 작은 흠집도 용납하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조금 멀게 여의도에서 평생 살아왔던 저로서는 그런 부분 감안해서 판단하자는 입장이었다. 입장에 차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결과만 알려줘"vs"셋이서 회의"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은 조 전 장관과 백 전 비서관, 박 전 비서관이 모여 회의를 한 이른바 '3인 회의' 결과 '끝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박 전 비서관은 이와 조금 다른 주장을 내놨습니다. 조 전 장관이 결정한 뒤 결과만 알려줬다는 겁니다.

검찰이 조 전 장관과 백 전 비서관이 유 전 부시장 감찰 건에 대해 사전 상의를 하고 감찰을 그만하기로 정리된 상태에서 조 전 장관이 박 전 비서관을 불러 결과를 알려준 것이냐고 묻자, 박 전 비서관은 "저는 그렇게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박 전 비서관이 검찰 조사에서 "백 전 비서관이 내게 유재수는 사표를 낸다고 한다. 기다려 달라라고 알려줬고 조 전 장관에게는 따로 보고 드리지 못하고 있었는데, 조 전 장관이 나를 불러 유재수는 사표를 낸다고 한다며 그만 정리하자는 취지로 말했다"고 진술한 사실도 법정에서 밝혀졌습니다.

특감반 실무 책임자가 보고하지 않았던 '유 전 부시장의 사표'를 조 전 장관이 백 전 비서관을 통해 보고받은 뒤 감찰 종료를 말해줬다는 겁니다.

하지만, 백 전 비서관의 기억은 조금 달랐습니다. 백 전 비서관은 구체적 단어를 하나하나 언급하며 3인 회의가 기억난다고 주장했습니다.

백 전 비서관은 3인 회의에 대해 "'젝시오'(골프용품 브랜드)라는 단어 때문에 기억이 난다. 수석실에 항상 구두를 신고 가는데 무슨 이유에선지 그 방에 '슬리퍼'를 신고 간 기억이 있다. '원형 테이블'에 앉아 셋이서 얘기했고 박 전 비서관이 보고서 브리핑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회의를 했고, 내가 수석께 사표 수리로 건의했고, 박 전 비서관은 강한 톤으로 (안 된다고) 주장을 했을 것이다. (두 주장 중) 조 전 장관이 정무적으로 잘 판단해서 (사표 수리로) 방침 정한 거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박 전 비서관은 "세 사람이 모여 얘기한 걸 회의라고 표현할 순 있을 거 같다"고 말했습니다.

또 백 전 비서관의 변호인이 '3인 회의' 용어 개념에 대한 인식이 있었느냐고 묻자 "수사과정에서 용어에 의미가 부여된 거 같다"고 답했습니다.

세 명이 모여 얘기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3인 회의'로 불리는 그 자리가 의견을 주고받는 '회의'는 아니었다는 주장으로 풀이됩니다.

(좌)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우)김용범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현 기재부 1차관)(좌)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우)김용범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현 기재부 1차관)

■"금융위 잘못이라는 주장은 무책임하다 생각"

3인 회의든, 아니면 통보든 결과적으로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은 마무리됐고 백 전 비서관이 금융위에 통보했습니다.

여기서도 각 주체가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조 전 장관과 백 전 비서관은 통보를 받은 금융위가 자체 조사를 통해 유 전 부시장을 징계했어야 한다는 입장이고, 금융위는 청와대 감찰에서 다 끝난 줄 알았고 구체적 내용을 몰라 자체 감찰도 할 수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대해 박 전 비서관은 법정에서 당시 조 전 장관이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처리했던 사안을 지금에 와서 내가 통보하지 않아 문제라거나, 유 전 부시장에 대한 비위 사실 조차 알지 못하는 금융위서 유 전 부시장을 징계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는 취지로 말하는 것은 사실과도 맞지 않고 매우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통상적 절차에 따라 특감반 감찰 결과 내용을 이첩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금융위에선 자세한 내용을 몰랐을 거라는 겁니다.

이에 대해 금융위에 통보한 당사자인 백 전 비서관은 "금융위가 독자적 판단 하기를 바라고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 비서실은 보좌기구다. 참모조직일 뿐이라 특정 직원들에 대해 인사를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는 권한이 없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김용범 당시 금융위원회 부위원장(현 기획재정부 1차관)에게 유 전 부시장이 품위유지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의견을 1차적으로 전달했고, 이후 청와대에 찾아왔을 땐 "관가에서 이미 (유 전 부시장 비위 의혹) 소문이 파다해서 다 아시잖아요. 민정수석실에선 사표 낼 사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는 등 대화를 나눈 기억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박 전 비서관의 주장과 달리, 금융위 관계자들이 유 전 부시장 비위 의혹을 충분히 인지했을 수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금융위가 자체 조사를 할 수 있었다는 주장으로 풀이됩니다.

앞선 공판에서 김 전 부위원장은 유 전 부시장에 대한 비위 내용에 대해 자세히 몰랐고 "청와대에서 사표 수리 요청을 받은 적 없다"는 반대되는 증언을 했습니다.

■박형철, 백원우의 말·말·말

박 전 비서관과 백 전 비서관이 공개된 자리에서 해당 사건에 대해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만큼 두 사람은 관련 의혹과 관련해 많은 말들을 쏟아 냈습니다.

박 전 비서관은 2018년 12월 31일 국회 운영위에서 조 전 장관이 유 전 부시장 감찰 의혹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답변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조 전 장관은 해당 운영위에 출석해 "유 전 부시장의 비위 첩보 자체에 대해서는 근거가 약하다고 보았다. 그런데 그 비위 첩보와 관계없는 사적인 문제가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박 전 비서관은 자신이 답변 초안을 만들었고 비위 첩보 근거가 약한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검찰은 박 전 비서관이 검찰 조사에서 "마치 최초로 제기된 비위 의혹에 대해선 혐의가 인정되기 어려웠고, 감찰 과정에서 여자 문제 등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별도의 혐의가 확인됐을 뿐이어서 마치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검찰을 종료한 것과 같은 구조를 만들기 위해 국회나 언론에 대한 대응 논리가 위와 같은 과정을 통해 허위로 만들어지게 됐다"고 말한 진술을 제시하며 맞는지 물었고, 박 전 비서관은 맞다고 답했습니다.

또, '금융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쪽이 민정비서관실이라 백 전 비서관이 통보했다'는 답변도 감찰 담당 부서에서 전달하지 않은 사실을 야당 측에서 공격할 것 같아 미리 방어를 위해 준비한 답변으로 보면 된다고 밝혔습니다.

백 전 비서관은 김경수 경남도지사(당시 국회의원)가 유 전 부시장과 관련해 전화를 걸어온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김 지사가 유 전 부시장이 억울해 하니 억울한 사람 의견을 좀 들어봐 달라는 취지로 말해 유 전 부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억울한 이야기만 들어줬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당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유 전 부시장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사실도 인정했습니다.


■조 전 장관의 감찰무마 혐의, 올해 안에 선고 날까

조 전 장관은 감찰무마 혐의, 가족 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현재 재판을 진행하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김미리)에 해당 사건들이 병합되어 있는데요. 이번 재판에선 직권 남용을 분리해 선고하는 방안도 논의됐습니다. 가족 비리 혐의와 별개의 사건이고 백 전 비서관이나 박 전 비서관이 조 전 장관 가족비리 혐의엔 연루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재판장은 이에 대해 검찰과 변호인 측의 의견을 물었고, 대부분이 분리 선고가 좋을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의견서 등을 검토해 분리 선고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다음 기일엔 백 전 비서관에 대한 변호인 증인 신문과 조 전 장관에 대한 증인 신문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조 전 장관은 다음 기일에 증언을 거부하지 않고, 신문에 임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조 전 장관의 증언, 다음 [법원의 시간]에서 충실하게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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