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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의 시간]㊵ 조국 SNS, ‘하늘 가린 손바닥’이냐 ‘왜곡 보도 방어’냐?
입력 2020.08.27 (13:40) 수정 2020.09.16 (15:12) 취재K
이제 검찰의 시간은 끝나고 법원의 시간이 시작됐습니다.(조국 전 법무부 장관 변호인, 2019.12.31.)

지난해 온 사회를 뒤흔들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 이 사건은 실체적 진실을 찾아가야 하는 법정에 당도했습니다. 공개된 법정에서 치열하게 펼쳐질 '법원의 시간'을 함께 따라가 봅니다.

■ 조국 SNS 장외 공방 2라운드…"여론 호도" VS "나름의 방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2부(임정엽 권성수 김선희 부장판사)는 오늘(27일),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 등으로 기소된 정경심 교수에 대한 26번째 공판을 열었습니다. 지난 공판기일부터 논란이 됐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SNS 활동, 이번에도 재판 시작부터 도마 위에 올랐는데요.

지난주 재판부의 자제 권고에도 조 전 장관은 또 다른 의혹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기했습니다. 정 교수 자산관리인 김경록 씨의 법정 증언 내용을 들어, 정 교수에게 증거인멸 혐의를 씌웠던 이른바 '사라진 노트북' 사건의 허위성을 주장한 겁니다.

쉽게 말해 조 전 장관 인사청문회 당일 정 교수가 김 씨에게 전달받은 건 노트북이 아니라 태블릿이었는데, 검찰이 있지도 않은 노트북이 없어졌다며 구속의 근거로 삼았다는 내용입니다. 조 전 장관은 "언론이 전혀 보도하지 않은 것"이라며 김 씨에 대한 일부 신문 내용을 정리해 올렸습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또다시 임의대로 법정 진술 일부를 발췌해 인용한 건, 이런 행위를 자제해달라고 권고한 재판부의 소송 지휘를 무시한 것이라고 반발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생생한 법정 증언이 반복적으로 유출될 수 있는 건지, 법정 밖에서 여론을 호도하기 위해 의도적·계획적으로 글을 올리는 게 아닌지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는 말도 했죠.

정 교수 변호인은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반론권'을 강조했습니다. 재판이 열릴 때마다 언론이 기사를 쓰지만, 전체적인 취지와 핵심을 이해하고 기사를 쓰지 않기 때문에 불만이 생기게 마련이라는 겁니다. 그동안 왜곡됐던 보도에 대한 '나름의 방어' 차원에서 글을 올린 것인데, 이에 대해 법정에서 매번 시비를 거는 건 부적절하다고도 주장했습니다.

■ 검사 "SNS라는 손바닥으로 하늘 가려"…다시 나온 '강남 빌딩' 사건

"마치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리고 그 손바닥을 보라고 하는데, 그 손바닥엔 SNS 글이 쓰여 있는 것과 같다."

그러자 검찰은 이번엔 조국 전 장관의 행위를 이렇게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언론과의 유착을 그렇게 싫어하고 타도 대상으로 보는 분이 언론사로부터 증인신문 내용을 전달받은 건 아닐 테고, 누구에게 받은 것이냐며 따져 물었습니다. 쟁점과 무관한 지엽적인 질문이 왜 항상 변호인 측에서 나오는지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변호인은 과거 법정에서 공개된 '강남 빌딩' 문자 사건을 짚으며, 검찰이야말로 언론 보도를 염두에 두고 인신공격적인 질문을 해왔다고 비판했습니다. 검찰의 질문도 문제 삼으려면 한참 문제 삼을 수 있었는데 따로 얘기하지 않았던 것뿐이란 거죠. 이어 별도의 의도를 가지고 신문하거나, 신문사항을 피고인인 정 교수가 아닌 다른 사람과 상의해서 작성하거나 공유한 적도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게 공방이 길어지는가 싶던 차에, 재판부는 상황을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우리 재판부는 법정 증인의 신빙성에 대해 최종적으로 판결할 때 판단하겠습니다. 그렇게만 말씀드립니다."

■ 교통사고, 살인, 그리고 동양대 표창장?

본격적인 증인신문에 앞서 또 한가지 쟁점이 됐던 건, 지난 기일 대검찰청 포렌식 담당 이 모 씨에 대한 증인신문 내용입니다. 검찰은 이미 완성된 표창장 파일이 발견됐는데도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변호인의 주장은, 실제 존재하는 파일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앞으로 있을 서증조사 기일에서 변호인 주장과 달리 포토샵이 아닌 일반 캡처 프로그램으로도' 표창장 위조'가 가능하다는 부분을 시연을 통해 입증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시연이 필요한 일은 전혀 아니라는 기존의 주장은 다시 한 번 분명히 했습니다.

그러면서 '교통사고'를 비유로 들었는데요. 지금 변호인의 말은 "교통사고 CCTV가 다 발견됐는데 그 CCTV대로 교통사고를 그대로 재현할 수 없다고 해서 교통사고가 나지 않은 것이라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겁니다.


변호인도 검찰의 비유가 잘못됐다며 지지 않고 맞섰습니다. 이번엔 '살인 사건'을 언급했습니다. 살해 피해자가 있고 살해 도구인 칼이 있다고 해도, 그 칼을 사용해 피해자를 살해하는 정황에는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지금 변호인의 주장은 "칼자국이나 상처의 흔적이 안 맞는다", 즉 "이 도구를 사용했을 때 이런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통상적으로 무죄를 주장할 때 할 수 있는 당연한 방어라며, 이 피해 부분과 칼이 정확하게 일치한다는 건 검찰이 입증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단순히 '칼 맞은 피해자가 있는데 무슨 소리냐'라고 말할 문제는 아니라는 거죠.

어쨌든 재판부가 제안했던 대로 검찰도 시연 의지를 밝힌 만큼, 조만간 법정에서 동양대 표창장 위조가 정말 가능한 것인지 아닌지 따져보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법원의 시간]에서는 26번째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최성해 동양대 총장의 조카 이 모 씨와 김미경 전 청문회준비단 신상팀장의 증언을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 [법원의 시간]㊵ 조국 SNS, ‘하늘 가린 손바닥’이냐 ‘왜곡 보도 방어’냐?
    • 입력 2020-08-27 13:40:10
    • 수정2020-09-16 15:12:28
    취재K
이제 검찰의 시간은 끝나고 법원의 시간이 시작됐습니다.(조국 전 법무부 장관 변호인, 2019.12.31.)

지난해 온 사회를 뒤흔들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 이 사건은 실체적 진실을 찾아가야 하는 법정에 당도했습니다. 공개된 법정에서 치열하게 펼쳐질 '법원의 시간'을 함께 따라가 봅니다.

■ 조국 SNS 장외 공방 2라운드…"여론 호도" VS "나름의 방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2부(임정엽 권성수 김선희 부장판사)는 오늘(27일),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 등으로 기소된 정경심 교수에 대한 26번째 공판을 열었습니다. 지난 공판기일부터 논란이 됐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SNS 활동, 이번에도 재판 시작부터 도마 위에 올랐는데요.

지난주 재판부의 자제 권고에도 조 전 장관은 또 다른 의혹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기했습니다. 정 교수 자산관리인 김경록 씨의 법정 증언 내용을 들어, 정 교수에게 증거인멸 혐의를 씌웠던 이른바 '사라진 노트북' 사건의 허위성을 주장한 겁니다.

쉽게 말해 조 전 장관 인사청문회 당일 정 교수가 김 씨에게 전달받은 건 노트북이 아니라 태블릿이었는데, 검찰이 있지도 않은 노트북이 없어졌다며 구속의 근거로 삼았다는 내용입니다. 조 전 장관은 "언론이 전혀 보도하지 않은 것"이라며 김 씨에 대한 일부 신문 내용을 정리해 올렸습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또다시 임의대로 법정 진술 일부를 발췌해 인용한 건, 이런 행위를 자제해달라고 권고한 재판부의 소송 지휘를 무시한 것이라고 반발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생생한 법정 증언이 반복적으로 유출될 수 있는 건지, 법정 밖에서 여론을 호도하기 위해 의도적·계획적으로 글을 올리는 게 아닌지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는 말도 했죠.

정 교수 변호인은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반론권'을 강조했습니다. 재판이 열릴 때마다 언론이 기사를 쓰지만, 전체적인 취지와 핵심을 이해하고 기사를 쓰지 않기 때문에 불만이 생기게 마련이라는 겁니다. 그동안 왜곡됐던 보도에 대한 '나름의 방어' 차원에서 글을 올린 것인데, 이에 대해 법정에서 매번 시비를 거는 건 부적절하다고도 주장했습니다.

■ 검사 "SNS라는 손바닥으로 하늘 가려"…다시 나온 '강남 빌딩' 사건

"마치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리고 그 손바닥을 보라고 하는데, 그 손바닥엔 SNS 글이 쓰여 있는 것과 같다."

그러자 검찰은 이번엔 조국 전 장관의 행위를 이렇게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언론과의 유착을 그렇게 싫어하고 타도 대상으로 보는 분이 언론사로부터 증인신문 내용을 전달받은 건 아닐 테고, 누구에게 받은 것이냐며 따져 물었습니다. 쟁점과 무관한 지엽적인 질문이 왜 항상 변호인 측에서 나오는지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변호인은 과거 법정에서 공개된 '강남 빌딩' 문자 사건을 짚으며, 검찰이야말로 언론 보도를 염두에 두고 인신공격적인 질문을 해왔다고 비판했습니다. 검찰의 질문도 문제 삼으려면 한참 문제 삼을 수 있었는데 따로 얘기하지 않았던 것뿐이란 거죠. 이어 별도의 의도를 가지고 신문하거나, 신문사항을 피고인인 정 교수가 아닌 다른 사람과 상의해서 작성하거나 공유한 적도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게 공방이 길어지는가 싶던 차에, 재판부는 상황을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우리 재판부는 법정 증인의 신빙성에 대해 최종적으로 판결할 때 판단하겠습니다. 그렇게만 말씀드립니다."

■ 교통사고, 살인, 그리고 동양대 표창장?

본격적인 증인신문에 앞서 또 한가지 쟁점이 됐던 건, 지난 기일 대검찰청 포렌식 담당 이 모 씨에 대한 증인신문 내용입니다. 검찰은 이미 완성된 표창장 파일이 발견됐는데도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변호인의 주장은, 실제 존재하는 파일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앞으로 있을 서증조사 기일에서 변호인 주장과 달리 포토샵이 아닌 일반 캡처 프로그램으로도' 표창장 위조'가 가능하다는 부분을 시연을 통해 입증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시연이 필요한 일은 전혀 아니라는 기존의 주장은 다시 한 번 분명히 했습니다.

그러면서 '교통사고'를 비유로 들었는데요. 지금 변호인의 말은 "교통사고 CCTV가 다 발견됐는데 그 CCTV대로 교통사고를 그대로 재현할 수 없다고 해서 교통사고가 나지 않은 것이라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겁니다.


변호인도 검찰의 비유가 잘못됐다며 지지 않고 맞섰습니다. 이번엔 '살인 사건'을 언급했습니다. 살해 피해자가 있고 살해 도구인 칼이 있다고 해도, 그 칼을 사용해 피해자를 살해하는 정황에는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지금 변호인의 주장은 "칼자국이나 상처의 흔적이 안 맞는다", 즉 "이 도구를 사용했을 때 이런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통상적으로 무죄를 주장할 때 할 수 있는 당연한 방어라며, 이 피해 부분과 칼이 정확하게 일치한다는 건 검찰이 입증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단순히 '칼 맞은 피해자가 있는데 무슨 소리냐'라고 말할 문제는 아니라는 거죠.

어쨌든 재판부가 제안했던 대로 검찰도 시연 의지를 밝힌 만큼, 조만간 법정에서 동양대 표창장 위조가 정말 가능한 것인지 아닌지 따져보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법원의 시간]에서는 26번째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최성해 동양대 총장의 조카 이 모 씨와 김미경 전 청문회준비단 신상팀장의 증언을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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