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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의 시간]㊲ 말한 사람은 있는데 들은 사람은 없다…“유재수 사표 수리”
입력 2020.08.18 (08:05) 수정 2020.08.18 (08:06) 취재K
"이제 검찰의 시간은 끝나고 법원의 시간이 시작됐습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변호인, 2019.12.31.)

지난해 온 사회를 뒤흔들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 이 사건은 실체적 진실을 찾아가야 하는 법정에 당도했습니다. 공개된 법정에서 치열하게 펼쳐질 '법원의 시간'을 함께 따라가 봅니다.

■ 2라운드 돌입한 조국 전 장관 재판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특별감찰 실무를 진행했던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특감반원들에 대한 증인 신문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습니다. 이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재판부터는 유 전 부시장이 청와대 특감반 감찰 당시 몸을 담고 있던 금융위원회의 관계자들이 증인으로 나왔습니다. 그동안 재판의 무게 중심이 감찰 착수와 진행 과정 등에 있었다면, 지금부터는 감찰에 따른 이후 조치 등으로 그 중심이 이동하는 겁니다.

지난 14일 열린 조 전 장관의 다섯 번째 공판에는 최종구 당시 금융위원회 위원장, 김용범 당시 금융위원회 부위원장(현 기획재정부 1차관)이 법정에 나와 증언했는데요. 그동안 알려졌던 사실과는 조금 다른 내용이 법정에서 나왔습니다.

이들은 어떤 증언을 했을까요?

(좌)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우)김용범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현 기재부 1차관)(좌)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우)김용범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현 기재부 1차관)

■ '사표 수리로 정리했으면 좋겠다'는 말…"들은 적 없다"

이번 재판 출석에 앞서 조 전 장관은 "감찰 대상자가 감찰에 불응하여 합법적인 감찰을 더 이상 진행할 수 없어 감찰을 종료하고 그 대상자의 사표를 받도록 조치한 것이 형사 범죄라면 강제 수사권과 감찰권을 가지고 있는 검찰에 묻고 싶다"며 "검사의 개인 비리의 경우에 있어서 감찰 조차도 진행하지 않고, 사표를 받은 사례는 무엇입니까?"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조 전 장관 측은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사표 수리로 감찰을 종료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왔는데, 이를 다시 한 번 강조한 겁니다.

하지만 이번 재판에 출석한 김 당시 부위원장의 주장은 달랐습니다.

검찰이 김 전 부위원장에게 "피고인 백원우의 주장은 처음에는 고위공직자로서 품위유지의 문제가 있고 인사 조처가 필요한 상태다 정도로 얘기했고, 이후에 김용범 당시 부위원장이 청와대 회의 때 들어와서 저를 만나서 청와대 입장이 무엇이냐고 묻기에 청와대는 사표 수리로 정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한다"고 묻자 김 전 부위원장은 "(그런 내용을)들은 바 없다"고 답했습니다.

조 전 장관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겁니다.

김 전 부위원장은 백 전 비서관의 통화 내용도 법정에서 언급했습니다. 2017년 12월 초 모 언론사가 유 전 부시장이 검찰 수사로 병가를 냈다는 보도를 했는데, 그즈음에 전화가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검찰이 "2017년 12월 초순에 백 전 비서관으로부터 뉴스 관련 감찰 연락받은 적 있나?"라고 묻자, 김 전 부위원장은 "분명한 건 보도가 있고 해명한 사건이 저희로서는 상당히 큰일이라서 그 이후라고 기억한다. 그 이후에 백 전 비서관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내용은 '투서가 있었다', '그래서 청와대에서 감찰을 했다', '근데 대부분의 내용은 클리어 됐는데 일부분은 해소가 안 됐다', '인사에 참고하라', '금융정책국장 자리 계속 있긴 어렵겠다' 이런 내용(이었다)"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직서 수리' 내용은 없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조 전 장관 측은 김 전 부위원장에게 "백 전 비서관이 국장으로 일하기는 힘들 거 같다고 한 말이, 사표를 내라는 얘기의 완곡한 표현이었을 수도 있겠다"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김 전 부위원장은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그랬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 거고, 그때는 보직 해임 정도로 생각했고, 사표 내라 했으면 바로 따랐을 텐데, 징계 면직은 서류가 와야 하니까 당연히 아니고, 의원면직 정도 의도였을 수 있겠다, 사후에 생각이 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도 사소한 문제가 있고 인사에 참고하라는 취지로 보고를 받았다며 "사소한 문제가 뭐였는지, 그야말로 사소하니까, 사소하더라도 징계까진 아니지만, 인사에 어느 정도 불이익을 주라는 뜻으로 (이해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인사에 참고하라는 건 다른 예에 비추어 볼 때 징계사유는 아니다, 하지만 알아서 하라는 게 통상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최종구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최종구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

■ 금융위는 추가 감사를 안 할걸까, 못 한 걸까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조 전 장관과 백 전 비서관의 검찰 진술 일부를 공개했습니다.

검찰은 김 전 부위원장에게 "조 전 장관과 백 전 비서관은 검찰 수사에서 유 전 부시장의 비위를 금융위에 통보했고, 금융위에서 감찰과 징계를 제대로 진행할 거라고 (생각했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조 전 장관과 백 전 비서관은 청와대 감찰 결과에 따라 금융위에 통보했고, 금융위 스스로 추가 감찰을 시행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안 됐다는 주장인 겁니다.

이에 대해 김 전 부위원장은 "(앞서 말한 것 외에)구두로 사표 받으라는 얘기는 들은 거 없고, 추가 공문이나 통보도 없었다"고 증언했습니다.

검찰은 또 김 전 부위원장에게 "조 전 장관과 백 전 비서관은 금융위에서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자료를 요청했다면 보내줬을 건데 아무 자료도 요청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고 밝혔고, 김 당시 부위원장은 "진정이 (청와대) 그쪽으로 들어갔다고 들었고, 진정에 기초해 본래 감찰 담당 기관에서 장기간 강도 높게 감찰했고...(중략)...청와대에서 필요하면 우리한테 자료 요청했을 텐데 그러지도 않아 당연히 청와대에서 적절히 감찰하고 있는 줄 알았고, 금융위 추가 감찰은 필요 없다고 판단했다"고 답했습니다.

무엇보다 금융위 관계자들은 유 전 부시장의 비위의 구체적 내용을 청와대로부터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조 전 장관은 2018년 12월 31일 열린 국회 운영위에서 "비위 첩보가 저희에게 접수됐다. 첩보를 조사한 결과 그 비위 첩보 자체에 대해서는 근거가 약하다고 봤다. 그런데 그 비위 첩보와 관계없이 사적인 문제가 나왔다. 그 말씀은 제가 답변드리지 못하겠다. 저희 민정수석실 안에서 금융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쪽이 민정비서관실이다. 그래서 민정비서관실의 책임자인 백원우 (당시)비서관에게 금융위에 통지하라고 제가 지시했다"고 말했는데, 김 전 부위원장은 이날 법정에서 관련 내용을 통보받은 적 없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또, 검찰이 김 전 부위원장에게 "청와대로부터 비위 내용이나 정보를 통보받지 못한 것은 확실한가"라고 묻자 김 전 부위원장은 "네"라고 대답했습니다. 최 전 위원장도 유 전 부시장의 비위 내용과 관련해 당시엔 알 수 없었다고 증언했습니다.

금융위 관계자들은 청와대 특감반이라는 감찰 기구가 이미 감찰을 한 달 넘게 감찰을 한 데다, 구체적 비위 내용도 알 수 없어 자체 감찰을 하지 못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겁니다.

이에 대해 백 전 비서관 측은 "청와대 감찰에 자체 감찰도 할 수 있지 않은지"라고 김 전 부위원장에게 물었고, 김 전 부위원장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할지 몰라도 금융위는 담당이 서기관이다. 산하기관들하고 이야기하고 그러지 자체 국장 사무관, 실무자급이 아니고 국장을 담당관실에서 하는 것은 통상적이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백 전 비서관 측이 "국장급에 대해 금융위 감사한다면 어떻게 하는가"라고 묻자 김 전 부위원장은 "가벼운 사안은 간단히 물어보지만, 징계를 요하는 사안은 자체보다는 감사원, 국무총리실 이런 쪽(을 통해서 한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조 전 장관 측은 이와 관련해 민정수석실이 금융위에 징계 조치를 강요하지 못한다는 것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조 전 장관의 변호인은 김 전 부위원장에게 "민정수석실이 금융위에 징계 조치를 강요 못 하지 않나?"라고 물었고 김 전 부위원장은 "네"라고 답했습니다.

또, 조 전 장관 측이 "민정수석실은 추상적 표현을 사용해 금융위에 전달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역시 동의했습니다.

백 전 비서관 측은 직무유기ㆍ직권남용으로 최 전 위원장이 고발당한 사실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백 전 비서관 측은 "(검찰에서) 조사받을 때 피의자 신분으로 바뀔 수 있다, 불리한 이야기는 안 해도 된다, 진술 내용에 대해 본인이 불리한 거 진술 안 할 수 있다고 들었는가?"라고 물었고, 최 전 위원장은 "그런 내용 들은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금융위가 자체적으로 추가 감찰을 하지 않은 것에 문제가 있고, 당시 관계자인 최 전 위원장 등의 진술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보입니다.

조 전 장관의 공소장에는 조 전 장관이 유 전 부시장의 비위 내용을 금융위에 제대로 알리지 않는 방법 등으로 금융위의 감찰, 징계, 인사에 관한 권리 행사를 방해했다고 적시되어 있습니다.


■ '유재수 사표'의 의미는?

논란에 휩싸인 유 전 부시장은 2017년 3월 20일 결국 사직서를 제출합니다. 그리고 2018년 4월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정무위원회 수석전문위원으로 자리를 옮기는데, 해당 과정에서 제출된 '사표'에 대한 새로운 증언이 이날 법정에서 나왔습니다. 비위 감찰에 따른 사표가 아니라, 수석전문위원으로 가기 위한 사표였다는 주장이 나온 겁니다.

김 전 부위원장은 이날 법정에서 "사표를 낸 행위가 민정에서 사표를 받으라는 조치에 따라서 사표를 받은 게 아니고, 본인 희망에 따라서 더불어민주당 전문위원으로 가게 된 것이고, 가려면 공무원을 사직하고 가야 하기 때문에 사표를 낸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청와대 관계자가)저한테 전화했을 때 우리가 말한 사표를 받냐 그런 건데 그런 구체적 명시적 사표 받으란 말이 없었고, 사표 왜 안 내냐는 건 민주당 가는 절차가 상당기간 지연됐을 때 물어본 게 아닌가란 생각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검찰이 "백 전 비서관 측의 주장은 민주당 수석전문위원 그 얘기가 아니고 (감찰과 관련해) 사표 내기로 했는데 왜 안 냈냐 이런 얘기인데, 그런 사실이 없다는 건가"라고 추가로 물었고, 김 전 부위원장은 "네"라고 답했습니다.

또 김 전 부위원장은 수석전문위원 자리를 유 전 부시장이 강하게 희망했고, 유 전 부시장이 미리 (당 관계자 등에게) 다 얘기해놓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민주당에서 꺼리지 않았을까 했는데 추천하니 이견이 없어서 미리 얘기가 됐다고 생각했다고 밝혔습니다.

'감찰 종료'에 따른 '사직서 수리'가 아니라는 주장으로 조 전 장관 측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증언이 나온 겁니다.

다만, "검찰은 민주당 전문위원이 대단한 자리라고 말하는데, 어떠냐"라는 조 전 장관 측 변호인의 질문에 대해 김 전 부위원장은 "썩 선호하진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영전이라고 보기 어렵다고도 말했습니다.

최 전 위원장은 검찰이 "여당 수석전문위 자리를 유 전 부시장 본인이 강하게 희망했다고 하는데 어떠냐"라고 묻자 "만약에 금융정책국장을 계속 했으면 희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감찰받고 보직 해임되고 대기 중이고, 앞으로 금융정책국장 맡고 이후 승진 등 인사상 불이익 때문에 어렵다고 판단해서 그게 좋은 대안이라 생각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미리 얘기가 됐다는 김 전 부위원장의 생각에 대해 묻는 검찰의 질문에 대해 최 전 위원장은 "(이동이)금방 되지 않은 것으로 기억한다. 그 배경에 유 전 부시장이 여기저기 이야기를 해놨는지 그것은 전혀 모르겠다. 그런 느낌을 받은 적 없다"고 답했습니다.

■ 이르면 가을쯤 '감찰무마' 혐의 심리 종료

이날 재판에선 10월 중하순까지의 재판 일정을 정하기도 했습니다. 9월 11일엔 유 전 부시장을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습니다. 또, 9월 25일엔 피고인인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과 백 전 민정비서관에 대한 신문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10월 16일엔 조 전 장관에 대한 신문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재판부의 계획대로라면 직권남용 혐의에 대한 신문이 이르면 10월 중하순엔 끝나는 겁니다.

조 전 장관의 여섯 번째 공판에는 김 모 당시 금융위 감사담당관과 최 모 당시 금융위 인사과장이 법정에 나와 증언합니다. 다음 [법원의 시간]에서 충실하게 전해드리겠습니다.
  • [법원의 시간]㊲ 말한 사람은 있는데 들은 사람은 없다…“유재수 사표 수리”
    • 입력 2020-08-18 08:05:18
    • 수정2020-08-18 08:06:29
    취재K
"이제 검찰의 시간은 끝나고 법원의 시간이 시작됐습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변호인, 2019.12.31.)

지난해 온 사회를 뒤흔들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 이 사건은 실체적 진실을 찾아가야 하는 법정에 당도했습니다. 공개된 법정에서 치열하게 펼쳐질 '법원의 시간'을 함께 따라가 봅니다.

■ 2라운드 돌입한 조국 전 장관 재판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특별감찰 실무를 진행했던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특감반원들에 대한 증인 신문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습니다. 이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재판부터는 유 전 부시장이 청와대 특감반 감찰 당시 몸을 담고 있던 금융위원회의 관계자들이 증인으로 나왔습니다. 그동안 재판의 무게 중심이 감찰 착수와 진행 과정 등에 있었다면, 지금부터는 감찰에 따른 이후 조치 등으로 그 중심이 이동하는 겁니다.

지난 14일 열린 조 전 장관의 다섯 번째 공판에는 최종구 당시 금융위원회 위원장, 김용범 당시 금융위원회 부위원장(현 기획재정부 1차관)이 법정에 나와 증언했는데요. 그동안 알려졌던 사실과는 조금 다른 내용이 법정에서 나왔습니다.

이들은 어떤 증언을 했을까요?

(좌)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우)김용범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현 기재부 1차관)(좌)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우)김용범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현 기재부 1차관)

■ '사표 수리로 정리했으면 좋겠다'는 말…"들은 적 없다"

이번 재판 출석에 앞서 조 전 장관은 "감찰 대상자가 감찰에 불응하여 합법적인 감찰을 더 이상 진행할 수 없어 감찰을 종료하고 그 대상자의 사표를 받도록 조치한 것이 형사 범죄라면 강제 수사권과 감찰권을 가지고 있는 검찰에 묻고 싶다"며 "검사의 개인 비리의 경우에 있어서 감찰 조차도 진행하지 않고, 사표를 받은 사례는 무엇입니까?"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조 전 장관 측은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사표 수리로 감찰을 종료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왔는데, 이를 다시 한 번 강조한 겁니다.

하지만 이번 재판에 출석한 김 당시 부위원장의 주장은 달랐습니다.

검찰이 김 전 부위원장에게 "피고인 백원우의 주장은 처음에는 고위공직자로서 품위유지의 문제가 있고 인사 조처가 필요한 상태다 정도로 얘기했고, 이후에 김용범 당시 부위원장이 청와대 회의 때 들어와서 저를 만나서 청와대 입장이 무엇이냐고 묻기에 청와대는 사표 수리로 정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한다"고 묻자 김 전 부위원장은 "(그런 내용을)들은 바 없다"고 답했습니다.

조 전 장관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겁니다.

김 전 부위원장은 백 전 비서관의 통화 내용도 법정에서 언급했습니다. 2017년 12월 초 모 언론사가 유 전 부시장이 검찰 수사로 병가를 냈다는 보도를 했는데, 그즈음에 전화가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검찰이 "2017년 12월 초순에 백 전 비서관으로부터 뉴스 관련 감찰 연락받은 적 있나?"라고 묻자, 김 전 부위원장은 "분명한 건 보도가 있고 해명한 사건이 저희로서는 상당히 큰일이라서 그 이후라고 기억한다. 그 이후에 백 전 비서관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내용은 '투서가 있었다', '그래서 청와대에서 감찰을 했다', '근데 대부분의 내용은 클리어 됐는데 일부분은 해소가 안 됐다', '인사에 참고하라', '금융정책국장 자리 계속 있긴 어렵겠다' 이런 내용(이었다)"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직서 수리' 내용은 없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조 전 장관 측은 김 전 부위원장에게 "백 전 비서관이 국장으로 일하기는 힘들 거 같다고 한 말이, 사표를 내라는 얘기의 완곡한 표현이었을 수도 있겠다"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김 전 부위원장은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그랬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 거고, 그때는 보직 해임 정도로 생각했고, 사표 내라 했으면 바로 따랐을 텐데, 징계 면직은 서류가 와야 하니까 당연히 아니고, 의원면직 정도 의도였을 수 있겠다, 사후에 생각이 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도 사소한 문제가 있고 인사에 참고하라는 취지로 보고를 받았다며 "사소한 문제가 뭐였는지, 그야말로 사소하니까, 사소하더라도 징계까진 아니지만, 인사에 어느 정도 불이익을 주라는 뜻으로 (이해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인사에 참고하라는 건 다른 예에 비추어 볼 때 징계사유는 아니다, 하지만 알아서 하라는 게 통상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최종구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최종구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

■ 금융위는 추가 감사를 안 할걸까, 못 한 걸까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조 전 장관과 백 전 비서관의 검찰 진술 일부를 공개했습니다.

검찰은 김 전 부위원장에게 "조 전 장관과 백 전 비서관은 검찰 수사에서 유 전 부시장의 비위를 금융위에 통보했고, 금융위에서 감찰과 징계를 제대로 진행할 거라고 (생각했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조 전 장관과 백 전 비서관은 청와대 감찰 결과에 따라 금융위에 통보했고, 금융위 스스로 추가 감찰을 시행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안 됐다는 주장인 겁니다.

이에 대해 김 전 부위원장은 "(앞서 말한 것 외에)구두로 사표 받으라는 얘기는 들은 거 없고, 추가 공문이나 통보도 없었다"고 증언했습니다.

검찰은 또 김 전 부위원장에게 "조 전 장관과 백 전 비서관은 금융위에서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자료를 요청했다면 보내줬을 건데 아무 자료도 요청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고 밝혔고, 김 당시 부위원장은 "진정이 (청와대) 그쪽으로 들어갔다고 들었고, 진정에 기초해 본래 감찰 담당 기관에서 장기간 강도 높게 감찰했고...(중략)...청와대에서 필요하면 우리한테 자료 요청했을 텐데 그러지도 않아 당연히 청와대에서 적절히 감찰하고 있는 줄 알았고, 금융위 추가 감찰은 필요 없다고 판단했다"고 답했습니다.

무엇보다 금융위 관계자들은 유 전 부시장의 비위의 구체적 내용을 청와대로부터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조 전 장관은 2018년 12월 31일 열린 국회 운영위에서 "비위 첩보가 저희에게 접수됐다. 첩보를 조사한 결과 그 비위 첩보 자체에 대해서는 근거가 약하다고 봤다. 그런데 그 비위 첩보와 관계없이 사적인 문제가 나왔다. 그 말씀은 제가 답변드리지 못하겠다. 저희 민정수석실 안에서 금융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쪽이 민정비서관실이다. 그래서 민정비서관실의 책임자인 백원우 (당시)비서관에게 금융위에 통지하라고 제가 지시했다"고 말했는데, 김 전 부위원장은 이날 법정에서 관련 내용을 통보받은 적 없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또, 검찰이 김 전 부위원장에게 "청와대로부터 비위 내용이나 정보를 통보받지 못한 것은 확실한가"라고 묻자 김 전 부위원장은 "네"라고 대답했습니다. 최 전 위원장도 유 전 부시장의 비위 내용과 관련해 당시엔 알 수 없었다고 증언했습니다.

금융위 관계자들은 청와대 특감반이라는 감찰 기구가 이미 감찰을 한 달 넘게 감찰을 한 데다, 구체적 비위 내용도 알 수 없어 자체 감찰을 하지 못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겁니다.

이에 대해 백 전 비서관 측은 "청와대 감찰에 자체 감찰도 할 수 있지 않은지"라고 김 전 부위원장에게 물었고, 김 전 부위원장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할지 몰라도 금융위는 담당이 서기관이다. 산하기관들하고 이야기하고 그러지 자체 국장 사무관, 실무자급이 아니고 국장을 담당관실에서 하는 것은 통상적이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백 전 비서관 측이 "국장급에 대해 금융위 감사한다면 어떻게 하는가"라고 묻자 김 전 부위원장은 "가벼운 사안은 간단히 물어보지만, 징계를 요하는 사안은 자체보다는 감사원, 국무총리실 이런 쪽(을 통해서 한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조 전 장관 측은 이와 관련해 민정수석실이 금융위에 징계 조치를 강요하지 못한다는 것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조 전 장관의 변호인은 김 전 부위원장에게 "민정수석실이 금융위에 징계 조치를 강요 못 하지 않나?"라고 물었고 김 전 부위원장은 "네"라고 답했습니다.

또, 조 전 장관 측이 "민정수석실은 추상적 표현을 사용해 금융위에 전달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역시 동의했습니다.

백 전 비서관 측은 직무유기ㆍ직권남용으로 최 전 위원장이 고발당한 사실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백 전 비서관 측은 "(검찰에서) 조사받을 때 피의자 신분으로 바뀔 수 있다, 불리한 이야기는 안 해도 된다, 진술 내용에 대해 본인이 불리한 거 진술 안 할 수 있다고 들었는가?"라고 물었고, 최 전 위원장은 "그런 내용 들은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금융위가 자체적으로 추가 감찰을 하지 않은 것에 문제가 있고, 당시 관계자인 최 전 위원장 등의 진술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보입니다.

조 전 장관의 공소장에는 조 전 장관이 유 전 부시장의 비위 내용을 금융위에 제대로 알리지 않는 방법 등으로 금융위의 감찰, 징계, 인사에 관한 권리 행사를 방해했다고 적시되어 있습니다.


■ '유재수 사표'의 의미는?

논란에 휩싸인 유 전 부시장은 2017년 3월 20일 결국 사직서를 제출합니다. 그리고 2018년 4월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정무위원회 수석전문위원으로 자리를 옮기는데, 해당 과정에서 제출된 '사표'에 대한 새로운 증언이 이날 법정에서 나왔습니다. 비위 감찰에 따른 사표가 아니라, 수석전문위원으로 가기 위한 사표였다는 주장이 나온 겁니다.

김 전 부위원장은 이날 법정에서 "사표를 낸 행위가 민정에서 사표를 받으라는 조치에 따라서 사표를 받은 게 아니고, 본인 희망에 따라서 더불어민주당 전문위원으로 가게 된 것이고, 가려면 공무원을 사직하고 가야 하기 때문에 사표를 낸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청와대 관계자가)저한테 전화했을 때 우리가 말한 사표를 받냐 그런 건데 그런 구체적 명시적 사표 받으란 말이 없었고, 사표 왜 안 내냐는 건 민주당 가는 절차가 상당기간 지연됐을 때 물어본 게 아닌가란 생각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검찰이 "백 전 비서관 측의 주장은 민주당 수석전문위원 그 얘기가 아니고 (감찰과 관련해) 사표 내기로 했는데 왜 안 냈냐 이런 얘기인데, 그런 사실이 없다는 건가"라고 추가로 물었고, 김 전 부위원장은 "네"라고 답했습니다.

또 김 전 부위원장은 수석전문위원 자리를 유 전 부시장이 강하게 희망했고, 유 전 부시장이 미리 (당 관계자 등에게) 다 얘기해놓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민주당에서 꺼리지 않았을까 했는데 추천하니 이견이 없어서 미리 얘기가 됐다고 생각했다고 밝혔습니다.

'감찰 종료'에 따른 '사직서 수리'가 아니라는 주장으로 조 전 장관 측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증언이 나온 겁니다.

다만, "검찰은 민주당 전문위원이 대단한 자리라고 말하는데, 어떠냐"라는 조 전 장관 측 변호인의 질문에 대해 김 전 부위원장은 "썩 선호하진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영전이라고 보기 어렵다고도 말했습니다.

최 전 위원장은 검찰이 "여당 수석전문위 자리를 유 전 부시장 본인이 강하게 희망했다고 하는데 어떠냐"라고 묻자 "만약에 금융정책국장을 계속 했으면 희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감찰받고 보직 해임되고 대기 중이고, 앞으로 금융정책국장 맡고 이후 승진 등 인사상 불이익 때문에 어렵다고 판단해서 그게 좋은 대안이라 생각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미리 얘기가 됐다는 김 전 부위원장의 생각에 대해 묻는 검찰의 질문에 대해 최 전 위원장은 "(이동이)금방 되지 않은 것으로 기억한다. 그 배경에 유 전 부시장이 여기저기 이야기를 해놨는지 그것은 전혀 모르겠다. 그런 느낌을 받은 적 없다"고 답했습니다.

■ 이르면 가을쯤 '감찰무마' 혐의 심리 종료

이날 재판에선 10월 중하순까지의 재판 일정을 정하기도 했습니다. 9월 11일엔 유 전 부시장을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습니다. 또, 9월 25일엔 피고인인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과 백 전 민정비서관에 대한 신문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10월 16일엔 조 전 장관에 대한 신문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재판부의 계획대로라면 직권남용 혐의에 대한 신문이 이르면 10월 중하순엔 끝나는 겁니다.

조 전 장관의 여섯 번째 공판에는 김 모 당시 금융위 감사담당관과 최 모 당시 금융위 인사과장이 법정에 나와 증언합니다. 다음 [법원의 시간]에서 충실하게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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