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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70년기획]⑤ 바다 건너 보이는 고향땅… “저렇게 가까워도 못 가잖아”
입력 2020.10.02 (14:03) 수정 2021.02.10 (08:27) 케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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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식량 구하러 갔다가 70년째 생이별


"논에서 일하는데 아버지가 '저 나무 밑이 우리 집이다.'라고 하셨거든. 금방 갈 줄 알았는데 이렇게 못 가고 산 게 70년이야"

그때 다 그랬듯, 아무도 생각지 못한 헤어짐이었습니다.

황해도에서 금세인 바다를 건너 교동도에 피란을 왔다가, 엄마는 식량을 구해 오겠다며 고향 땅으로 돌아갔습니다. 6살이던 이순덕 할머니보다 7살 많던 언니도 엄마랑 함께 떠났습니다. 그저 일상인 것 같던 날이 이별이 된 순간이었습니다.

펄이 아주 길어서 바닷물만 잠잠해지면 교동도에서 헤엄쳐서 건너갈 수 있다는 황해도 연백평야는 맨눈으로 봐도 손에 잡힐 듯한 거리….


우리 집이 저기겠구나 싶으니 해안가에 와서 보게 되고, 보면 생각이 납니다.

엄마와 헤어질 당시 6살이던 이순덕 할머니에게 남은 기억은 많지 않습니다. 어머니를 계속 생각할까 봐 아버지는 어머니 이름도 알려주지 않았고, 얼굴도 거의 기억이 없습니다. 새를 잡아 구워 먹던 어린 시절, '여자애가 새고기 먹으면 그릇 깬다'고 야단하던 엄마, 어쩌면 직접 기억하는 유일한 기억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언니 이름이 '이순자'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


"엄마" 그리고 "언니". 고향을 보며 목청껏 두 사람을 불러보며, 이순덕 할머니는 만날 때까지 언니가 꼭 살아있었으면 좋겠다고 되뇌었습니다.
  • [이산70년기획]⑤ 바다 건너 보이는 고향땅… “저렇게 가까워도 못 가잖아”
    • 입력 2020-10-02 14:03:22
    • 수정2021-02-10 08:27:34
    케이야

■잠깐 식량 구하러 갔다가 70년째 생이별


"논에서 일하는데 아버지가 '저 나무 밑이 우리 집이다.'라고 하셨거든. 금방 갈 줄 알았는데 이렇게 못 가고 산 게 70년이야"

그때 다 그랬듯, 아무도 생각지 못한 헤어짐이었습니다.

황해도에서 금세인 바다를 건너 교동도에 피란을 왔다가, 엄마는 식량을 구해 오겠다며 고향 땅으로 돌아갔습니다. 6살이던 이순덕 할머니보다 7살 많던 언니도 엄마랑 함께 떠났습니다. 그저 일상인 것 같던 날이 이별이 된 순간이었습니다.

펄이 아주 길어서 바닷물만 잠잠해지면 교동도에서 헤엄쳐서 건너갈 수 있다는 황해도 연백평야는 맨눈으로 봐도 손에 잡힐 듯한 거리….


우리 집이 저기겠구나 싶으니 해안가에 와서 보게 되고, 보면 생각이 납니다.

엄마와 헤어질 당시 6살이던 이순덕 할머니에게 남은 기억은 많지 않습니다. 어머니를 계속 생각할까 봐 아버지는 어머니 이름도 알려주지 않았고, 얼굴도 거의 기억이 없습니다. 새를 잡아 구워 먹던 어린 시절, '여자애가 새고기 먹으면 그릇 깬다'고 야단하던 엄마, 어쩌면 직접 기억하는 유일한 기억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언니 이름이 '이순자'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


"엄마" 그리고 "언니". 고향을 보며 목청껏 두 사람을 불러보며, 이순덕 할머니는 만날 때까지 언니가 꼭 살아있었으면 좋겠다고 되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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