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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70년기획]⑦ “저놈의 강만 발로 확 건너면”…그리운 내 동생 옥자
입력 2020.10.04 (14:06) 수정 2021.02.10 (08:27) 케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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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록 할머니가 문산에 사는 이유

이영록 할머니는 70년 전 떠나온 고향의 주소를 묻자 막힘이 없습니다.“함경남도 신흥군 영고면 당하리 246번지에 살았습니다.”이 주소를 잊으면 훗날 고향에 갈 수 없겠다는 생각에 항상 기억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고향을 그리고, 고향에 두고온 가족을 그리고, 그래서 주소를 잊지 못하는 삶. 이영록 할머니가 파주시 문산읍으로 이사를 온 것도 고향 가까이에 살겠다는 이유였습니다. 통일이 어느 순간 되면, 가까이 살아야 1등으로 고향 땅에 달려가지 않겠냐는 겁니다.

할머니의 연세는 올해 산수(傘壽), 여든. 신문광고를 보고 대번에 계약한 아파트 창문 너머로는 도도히 흐르는 임진강이 보입니다. “아후. 저놈의 강만 발로 확 건너면 금세 (고향에) 갈 것 같은데.” 밤이든 낮이든 베란다 창문 너머로 임진강을 보며 그리워하는 가족은 여동생 '옥자'. 이름만큼이나 예쁜 여동생이라고 합니다.



■임진강을 보고 부르는 이름 '내 동생,옥자야'

“만날 임진강 내다보고서는, 아 옥자야 소리를 한없이 불러 어떤 때는”

1950년 피란 당시 할머니는 10살, 여동생 옥자는 7살. 차편이 끊겨 3일 밤낮을 걸어야 했던 흥남행 피난길에 어린 여동생 옥자는 함께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옥자는 시골 외할머니 집에 남았고, 이영록 할머니는 그 이후 '내 동생 옥자'를 볼 수 없었습니다.


이영록 할머니가 지금 품은 희망은 옥자와의 재회입니다.“아직 80세 전이니까, 다른 사람들은 다 죽었어도 옥자만은 살아있을 것이다. 그 희망이 항상 있어요.”희망을 얘기하면서도, 동생 옥자 소리만 나오면 무조건 눈물이 흐른다는 이영록 할머니.


꼭 하고 싶은 얘기는 혈육끼리 만나는 게 무슨 죄냐는 것, 거기에 이념이 뭐가 필요하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만남이 정 안된다면 살았는지, 죽었는지 생사만이라도 알 수 없겠냐는 것이었습니다.
  • [이산70년기획]⑦ “저놈의 강만 발로 확 건너면”…그리운 내 동생 옥자
    • 입력 2020-10-04 14:06:35
    • 수정2021-02-10 08:27:34
    케이야

■ 이영록 할머니가 문산에 사는 이유

이영록 할머니는 70년 전 떠나온 고향의 주소를 묻자 막힘이 없습니다.“함경남도 신흥군 영고면 당하리 246번지에 살았습니다.”이 주소를 잊으면 훗날 고향에 갈 수 없겠다는 생각에 항상 기억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고향을 그리고, 고향에 두고온 가족을 그리고, 그래서 주소를 잊지 못하는 삶. 이영록 할머니가 파주시 문산읍으로 이사를 온 것도 고향 가까이에 살겠다는 이유였습니다. 통일이 어느 순간 되면, 가까이 살아야 1등으로 고향 땅에 달려가지 않겠냐는 겁니다.

할머니의 연세는 올해 산수(傘壽), 여든. 신문광고를 보고 대번에 계약한 아파트 창문 너머로는 도도히 흐르는 임진강이 보입니다. “아후. 저놈의 강만 발로 확 건너면 금세 (고향에) 갈 것 같은데.” 밤이든 낮이든 베란다 창문 너머로 임진강을 보며 그리워하는 가족은 여동생 '옥자'. 이름만큼이나 예쁜 여동생이라고 합니다.



■임진강을 보고 부르는 이름 '내 동생,옥자야'

“만날 임진강 내다보고서는, 아 옥자야 소리를 한없이 불러 어떤 때는”

1950년 피란 당시 할머니는 10살, 여동생 옥자는 7살. 차편이 끊겨 3일 밤낮을 걸어야 했던 흥남행 피난길에 어린 여동생 옥자는 함께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옥자는 시골 외할머니 집에 남았고, 이영록 할머니는 그 이후 '내 동생 옥자'를 볼 수 없었습니다.


이영록 할머니가 지금 품은 희망은 옥자와의 재회입니다.“아직 80세 전이니까, 다른 사람들은 다 죽었어도 옥자만은 살아있을 것이다. 그 희망이 항상 있어요.”희망을 얘기하면서도, 동생 옥자 소리만 나오면 무조건 눈물이 흐른다는 이영록 할머니.


꼭 하고 싶은 얘기는 혈육끼리 만나는 게 무슨 죄냐는 것, 거기에 이념이 뭐가 필요하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만남이 정 안된다면 살았는지, 죽었는지 생사만이라도 알 수 없겠냐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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