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선 어머니들

입력 2005.12.26 (22:11)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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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 주변엔 지금 이 순간에도 잃어버린 아이를 찾기 위해 추운 거리를 헤메는 부모들이 많습니다.
함께 나누는 세상, 이재석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전단지 한 뭉치 들고 집을 나서는 조옥자 씨.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자기 딸 얼굴 한번 봐달라고 사정해온 것도 벌써 3년쨉니다.

3년 전 이맘때쯤, 다섯 살이던 은지는 잠든 아빠를 방에 두고 집을 나갔다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습니다.

<인터뷰> 조옥자(실종 아동 어머니): "날씨가 더 춥고 하니까, 춥게 있지 않나, 밥은 먹고 다니나...다 걱정이죠."

30년 전, 아들 정훈이를 잃어버린 전길자 씨한테 최근 자기가 아들인 것 같다며 한 남성이 찾아왔습니다.

이름도, 나이도, 심지어 발뒤꿈치 상처마저도 똑같았지만 DNA 결과는 피 안 섞인 `남남`이었습니다.

<녹취> 전길자(실종 아동 어머니): "정훈이만 생각하면 미치겠어요.." "울지 마세요.."

실종 아동의 가족들이 모여 만든 사무실에는 이렇게 안타까운 사연들이 벽에 붙어있습니다.

하지만 한해 동안 실종된 아동이 몇이나 되는지 파악되기 시작한 건 불과 2-3년 전부텁니다.

올해 통계를 보면 실종된 아동은 모두 8천 2백여 명이고 이 가운데 2백 20여 명은 아직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특히 실종 아동 대부분은 정신지체 장애 아동입니다.

<인터뷰> 이금형(경찰청 여청과장): "비장애 실종아동은 임시 보호시설이 있어 쉽게 찾지만 장애실종 아동은 보호시설 없이 정신병원 같은 데로 보내져 찾기가 어렵다."

'가족과 함께하는 따뜻한 연말연시'...

하지만 실종 아동 가족들은 아이를 잃어버린 채 또 한 해를 넘긴다는 생각에 오히려 더욱 고통스럽습니다.

KBS뉴스, 이재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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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리로 나선 어머니들
    • 입력 2005-12-26 21:27:39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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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 주변엔 지금 이 순간에도 잃어버린 아이를 찾기 위해 추운 거리를 헤메는 부모들이 많습니다. 함께 나누는 세상, 이재석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전단지 한 뭉치 들고 집을 나서는 조옥자 씨.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자기 딸 얼굴 한번 봐달라고 사정해온 것도 벌써 3년쨉니다. 3년 전 이맘때쯤, 다섯 살이던 은지는 잠든 아빠를 방에 두고 집을 나갔다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습니다. <인터뷰> 조옥자(실종 아동 어머니): "날씨가 더 춥고 하니까, 춥게 있지 않나, 밥은 먹고 다니나...다 걱정이죠." 30년 전, 아들 정훈이를 잃어버린 전길자 씨한테 최근 자기가 아들인 것 같다며 한 남성이 찾아왔습니다. 이름도, 나이도, 심지어 발뒤꿈치 상처마저도 똑같았지만 DNA 결과는 피 안 섞인 `남남`이었습니다. <녹취> 전길자(실종 아동 어머니): "정훈이만 생각하면 미치겠어요.." "울지 마세요.." 실종 아동의 가족들이 모여 만든 사무실에는 이렇게 안타까운 사연들이 벽에 붙어있습니다. 하지만 한해 동안 실종된 아동이 몇이나 되는지 파악되기 시작한 건 불과 2-3년 전부텁니다. 올해 통계를 보면 실종된 아동은 모두 8천 2백여 명이고 이 가운데 2백 20여 명은 아직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특히 실종 아동 대부분은 정신지체 장애 아동입니다. <인터뷰> 이금형(경찰청 여청과장): "비장애 실종아동은 임시 보호시설이 있어 쉽게 찾지만 장애실종 아동은 보호시설 없이 정신병원 같은 데로 보내져 찾기가 어렵다." '가족과 함께하는 따뜻한 연말연시'... 하지만 실종 아동 가족들은 아이를 잃어버린 채 또 한 해를 넘긴다는 생각에 오히려 더욱 고통스럽습니다. KBS뉴스, 이재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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