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적외선 감지 경보장치 4회 울렸다”

입력 2008.02.11 (21:58)

수정 2008.02.11 (22:01)

<앵커 멘트>

숭례문에는 적외선 감지 장치가 설치돼 있었는데 불이나기 전후에 네번 울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움직임이 감지된 위치는 안타깝게도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았습니다.

김양순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불이 나기 직전인 어젯밤 8시 47분 9초, 숭례문 2층 누각 기둥에 설치된 적외선 감지장치의 경보가 울렸습니다.

3초 뒤 같은 감지장치가 또 한 번 작동했습니다.

뭔가 움직임이 포착된 것입니다.

발화 추정 시각은 8시 48분, 불이 난 직후인 50분 1초 역시 같은 감지장치의 경보를 울렸고 이어 50분 16초엔 지상에 설치된 장치에서도 움직임이 감지됐습니다.

감지장치의 높이는 1.5미터, 사람이 침입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녹취> KT 텔레캅 관계자: "일반 동물들이 지나갈 수 있는 그러한 높이에 설치돼 있는 게 아니고요. 성벽에서 날아서 거길 들어가지 않는 한 (감지가 됩니다.)"

그러나 첫 경보가 울린 9분 뒤 경비업체 관계자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늦었습니다.

모두 4곳에 설치된 무인감시 카메라에도 침입자의 흔적은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화재를 전후해 적외선 센서에 움직임이 감지된 위치는 모두 숭례문 뒷쪽, CCTV가 설치되지 않은 구역입니다.

무인감시 카메라는 숭례문의 앞뒤 출입구 쪽만 비춰 성벽 옆은 사실상 사각지대입니다.

하지만 이 카메라조차 열흘 전 경비업체가 바뀌면서 설치한 것입니다.

게다가 그동안 외부인의 무단 침입으로 경비업체의 출동 횟수가 적지 않았는데도 야간 경비는 두지 않았습니다.

<녹취> 에스원(전 경비업체) 관계자: "2005년 12만 원에 계약했다가 출동이 잦아서 30만 원으로 계약금을 올릴 만큼 출동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

지난 2005년 개방된 이후 야간에는 무인 감시장치에 의존해 온 국보 1호 숭례문, 외부인의 침입에는 사실상 무방비나 다름없었습니다.

KBS 뉴스 김양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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