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적 방화시설 ‘소화기가 고작’

입력 2008.02.11 (21:58)

<앵커 멘트>

지금부터는 숭례문 관리의 문제점과 재발방지대책을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방화시설이라고는 소화기 몇대가 고작이었고 예산이 없어 목재의 방염처리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정아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국보 1호를 화재로부터 지키겠다고 설치한 소방시설은 고작 소화기 10대와 상수도 소화전뿐이었습니다.

연기와 불을 감지할 수 있는 화재 감지기도, 불이 났을 때 초기 진화에 쓰는 스프링클러도 없었습니다.

현행 문화재보호법상 문화재 원형 유지 원칙 때문에 전기로 작동되는 경보 시설 등은 문화재 훼손을 우려해 설치하기가 사실상 어렵고 설치여부에 대한 세부적인 규정도 없습니다.

지난 2005년 낙산사 화재 이후 문화재청은 해인사와 낙산사 등 국보급 사찰 네 곳에 수막 설비와 경보 장치 등 첨단 방재시스템을 설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숭례문은 도심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방재순위에서는 48위로 한참 뒤로 밀려나 있습니다.

신속 진압이 가능하다는 이유였습니다.

<인터뷰> 최이태(문화재청 안전과장): "화재가 났어도 인근에서 금방 10분 내로 올 수있으니까 화재 진압이 빠르죠. 산 속에 있는 것보다. "

단청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며 방염제를 기둥과 바닥에만 바른 것도 화마를 키웠습니다.

지난 1992년과 98년에는 숭례문 전체에 방염제를 발랐지만 가장 최근 작업을 한 2004년에는 예산 부족과 단청의 백화 현상 탓에 일부만 방염처리를 했다는 겁니다.

부실한 화재 예방 시설과 안이한 인식이 국보1호를 무너뜨리고 말았습니다

KBS 뉴스 정아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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