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3.1절 기념사 의미

입력 2008.03.01 (10:51)

이명박 대통령은 1일 취임후 첫 국경일 기념사인 `3.1절 기념사'에서 한.일 관계에 대해 "서로 실용의 자세로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 정부의 지향점인 `실용주의'를 한.일관계에도 그대로 적용한 것으로, `국익을 바탕으로 한 실리외교'를 골자로 하는 이 대통령의 외교.안보정책구상인 이른바 `엠비(MB) 독트린'과 궤를 같이 한다고 할 수 있다.
시대의 패러다임이 `이념'에서 `실리'로 바뀐 만큼 더이상 과거에 얽매이기보다 국익에 부합하는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설정하는 것이 양국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다는 의미를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이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역사의 진실을 외면해서는 안된다"면서 한일간 현안인 과거사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그러나 언제까지나 과거에 얽매여 미래의 관계까지 포기하고 있을 수는 없다"면서 `실리'에 거듭 방점을 찍었다.
이 대통령은 특히 "편협한 민족주의가 아니라 국제사회와 교류하고 더불어 살면서 세계와 같이 호흡하는 열린 민족주의를 지향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참여정부 하에서 과거사 문제 등으로 한일관계가 별다른 진전을 보지못하던 상황을 더이상 방치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타개해 나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날 기념사는 지난 25일 취임식 직후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와 가진 첫 정상회담에 이어 이 대통령이 주창하는 `실용외교'의 시발점이라는 평가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강조한 것은 후쿠다 총리가 지난 정상회담에서 `과거 역사를 그대로 인정하는 겸허한 자세가 필요하다'며 과거사를 인정하겠다는 발언과 무관치 않다"며 "양국이 상호 실리를 위한 외교관계를 구축하겠나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3.1정신을 `대한민국 선진화'의 기치로 삼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새 정부는 3.1정신을 선진 일류국가 건설의 지표로 삼을 것"이라며 "선열들이 공동의 목표를 향해 차이를 극복하고 힘을 합쳤 듯이 선진일류 국가라는 시대사적 공동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국민통합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3.1정신을 오늘에 되살린다면 우리는 반드시 선진화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2003년 당시 취임직후 3.1절 기념사를 통해 "기회주의가 득세하는 굴절의 역사를 극복하겠다"며 해방이후 현대사를 상당히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았던 점과도 크게 대비되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남북문제와 관련, 이 대통령은 국제적인 사안으로 인식하며 넓은 시각에서 풀어갈 것임을 밝혔다. 그동안 북핵문제에 대해 `6자회담 틀' 내에서의 해결을 강조해온 것과 맥이 닿아 있는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남북문제도 배타적인 민족주의로는 해결할 수 없다. 민족내부의 문제인 동시에 국제적 문제로 보아야 한다"고 지적한 뒤 "세계속에서 한민족의 좌표를 설정하고 더 넓은 시각에서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한다"면서 "이것이 진정 3.1정신인 민족자주와 민족자존을 실현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념을 뛰어넘은 화합과 선진화를 새 정부의 `목적지'로 삼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낡은 이념의 틀에 갇혀서는 한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면서 "대립과 갈등으로 국민을 갈라놓고서는 선진화의 길을 가지 못한다. 새로운 사고, 새로운 방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실용의 정신만이 이념 논쟁을 뛰어넘을 수 있다"면서 "단절과 배척이 아니라 계승하고 포용해야 한다. 과거의 어두운 면만 보지 말고 밝은 면을 이어받아 발전 시켜나가야 한다"며 실용과 국민화합을 주문했다.
특히 "뒤만 돌아보고 있기에는 우리가 해야할 일이 너무나 많다. 언제까지나 과거에 발목잡혀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을 수는 없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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