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SK 와이번스가 한국시리즈 2연패를 향한 8부 능선을 넘었다.
SK는 30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08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4차전에서 최정의 결승타속에 7명의 투수가 완벽한 이어던지기를 펼쳐 두산을 4-1로 제압했다.
이로써 2차전부터 내리 3연승을 거둔 SK는 남은 3경기 중 1승만 추가하면 두산을 물리치고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정상을 차지하게 된다.
`투고타저'가 이어진 3차전은 SK 마운드의 철저한 계투 작전이 두산 방망이를 무력화시킨 경기였다.
2차전을 마친 뒤 마운드 운용에 "계산이 섰다"고 밝혔던 김성근 감독은 선발투수 송은범이 조금 흔들리는 기미를 보이자 3회 곧바로 좌완 가득염으로 교체했고 4회 이영욱, 6회 정우람, 7회 조웅천에 이어 이승호를 기용하며 절묘한 릴레이를 펼쳤다.
특히 이승호는 7회말 무사 1,3루의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삼진 2개를 잡으며 무실점으로 막아 승리의 기틀을 마련했다.
8회 2사 뒤에는 2차전 선발투수였던 채병용을 깜짝 기용해 9회말까지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SK는 1회초 1사 뒤 중전안타를 친 박재상이 2루 도루를 시도했고 이때 두산 포수 채상병이 악송구를 뿌리자 3루까지 내달린 뒤 김재현의 내야땅볼로 홈을 밟아 선취점을 뽑았다.
두산은 2회말 김동주의 2루타와 홍성흔의 중전안타로 무사 1,3루의 득점 찬스를 잡았으나 오재원이 병살타를 쳐 1-1 동점을 만드는데 그쳤다.
역전 위기에서 벗어난 SK는 4회초 박재홍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최정이 좌선상으로 빠지는 2루타를 날려 2-1로 앞섰다.
최정은 전날 2점홈런에 이어 이틀 연속 결승타.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7회초에는 나주환이 좌전안타, 김강민은 유격수 내야안타로 1사 1,2루를 만든 뒤 이진영이 내야땅볼때 병살플레이에 나섰던 두산 2루수 고영민이 1루에 악송구를 뿌려 그 사이 1점을 추가, 3-1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2차전부터 득점력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두산은 7회말 김동주가 볼넷, 홍성흔은 우전안타로 무사 1,3루의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SK 6번째 투수로 긴급 투입된 이승호는 오재원과 채상병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김경문 두산 감독이 내세운 대타 최준석은 볼넷을 골라 2사 만루를 이어갔으나 다시 대타로 나선 이대수가 3루 땅볼에 그쳤다.
두산은 8회말에도 2사 만루를 맞았으나 유재웅이 삼진으로 돌아서 쫓아갈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한숨을 돌린 SK는 9회초 우전안타로 출루한 나주환이 보내기 번트와 내야땅볼로 3루까지 진루한 뒤 두산 세번째 투수 이용찬의 폭투때 홈을 밟아 4-1로 달아나며 쐐기를 박았다.
1-1로 맞선 3회말 마운드에 오른 SK 가득염은 1⅓이닝동안 볼넷 1개만 내주고 무안타 무실점으로 처리해 한국시리즈 사상 최고령 승리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가득염은 39세 29일로 2002년 한국시리즈에서 LG의 만자니오가 39세 18일로 기록했던 종전 최고령 승리투수 기록을 뛰어넘었다.
두산 선발로 나선 맷 랜들은 7이닝동안 삼진 5개를 곁들이며 8안타 3실점으로 포스트시즌에서 첫 퀄리티스타트를 펼친 투수가 됐지만 타선의 침묵속에 패전의 멍에를 썼다.
한국시리즈 5차전은 31일 오후 6시 잠실구장에서 열리며 SK는 김광현, 두산은 김선우를 각각 선발투수로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