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도 하지 못한 결과였다."
2일 오후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삼성하우젠 K-리그 2008 25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부산 아이파크에 0-2로 무릎을 꿇은 세뇰 귀네슈 FC 서울 감독의 얼굴은 침통 그 자체였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벤치를 떠나 곧장 라커룸으로 들어갔다가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그라운드로 다시 나온 귀네슈 감독은 잔뜩 굳은 표정으로 "상상도 하지 못한 결과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서울은 이날 경기 전까지 정규리그 19경기 무패행진을 달리는 무서운 막판 상승세로 1위까지 치고 올라왔고, 이날 승리할 경우 9일 열리는 포항 스틸러스와 최종전에서 비겨도 올해 K-리그 1위를 확정하는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었다.
특히 서울은 비기더라도 최소 2위를 확보해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귀네슈 감독의 우울한 표정은 어찌보면 당연했다.
귀네슈는 "축구이다보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하지만 오늘을 많이 준비했다. 말도 안 되는 실수로 인해 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또 "승점 3을 얻지 못한 것도 있지만 이청용이 퇴장당한 것도 막대한 피해"라며 "첫 실점 이후 선수들의 몸 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졌다. 두 팀 모두 좋은 경기를 보여주지 못했지만 부산이 그나마 잘했다"고 강조했다.
귀네슈 감독은 K-리그 심판에 대한 불만도 털어놓았다. 그는 "심판들이 이청용을 특히 미워하는 것 같다. 우리는 경고나 퇴장을 받아도 상대팀은 구두 경고에만 그친다고 했다.
그는 이청용의 퇴장에 대해서는 "하지만 프로선수로서 퇴장을 받은 것은 잘못됐다. 거친 플레이 때문에 레드카드를 받은 것 같다"고 했다.
9일 포항 스틸러스와 26라운드 최종전 원정경기를 남겨놓고 있는 귀네슈 감독은 "이기거나 비겨서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얻는 것이 첫번째 목표다. 오늘처럼 안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게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