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춧가루 뿌린 황선홍 “재미있어졌다”

입력 2008.11.02 (17:48)

"고춧가루도 이런 고춧가루가 없네요?"(취재진) "재미있어졌잖아요."(황선홍 감독)
2008 프로축구 K-리그에서 바닥권을 헤매고 있는 부산 아이파크의 황선홍 감독이 오랜만에 어깨를 폈다.
부산은 2일 오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펼쳐진 2008 삼성하우젠 K-리그 25라운드 FC 서울과 홈경기에서 2-0으로 완승을 거둬 '고춧가루부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올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 정규리그 19경기 연속 무패를 달리는 등 무서운 상승세로 1위 다툼을 벌이는 서울에 완승을 거둔 황 감독은 그라운드를 돌며 홈팬들에게 사인볼을 건네준 뒤 여유로운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황 감독은 "서울의 젊은 선수들이 잘하고 있다고 하지만 우리도 오랜만에 어린 선수들이 나와 최선을 다했고 좋은 결과를 얻었다. 마지막 홈경기에서 좋은 모습으로 이기려는 의욕이 앞섰고 서울의 무패행진을 막아보자는 의지도 강했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경기의 관전포인트는 '과연 바닥권의 부산이 서울의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을까'였고, 전체 14개 구단 가운데 13위에 머물던 부산은 예상을 깨는 완승을 거두며 막판 K-리그 순위 다툼을 안갯속 국면으로 몰고 갔다.
순위에서도 5승7무13 승점 22를 기록하며 대전 시티즌(승점 20)를 밀어내고 12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황선홍 감독은 '고춧가루도 이런 고춧가루가 없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1위 다툼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경쟁이 더욱 재미있어지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며 미소를 띄었다.
그는 "오늘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더욱 강하게 승리를 주문했다. 서울이 강한 팀이지만 당당함과 자신감을 강조했다"며 "상대가 우리의 홈에서 축포를 쏘아 올리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기에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쳤다"고 설명했다.
올해 처음 감독으로 데뷔한 황 감독은 마지막으로 "올해는 리그 성적으로 봤을 때 만족스럽지 않지만 희망적이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줬고 다만 내 노력이 조금 부족했다. 내년에는 좋은 축구로 좋은 성적을 거두는 팀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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