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구 이사장 사퇴…KBO 총재 인선 원점

입력 2008.12.22 (09:34)

수정 2008.12.22 (15:51)

프로야구를 총괄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로 추대된 유영구(62) 명지의료재단 이사장이 이사회 개최를 하루 앞두고 결국 자진 사퇴했다.
유영구 이사장의 측근은 22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유 이사장께서 프로야구는 정부와 관계도 중요한데 마찰까지 빚으며 할 필요가 있겠느냐. 이쯤에서 접겠다. 사장단이 더 좋은 분을 뽑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해왔다.
지난 16일 사장단 조찬 간담회에서 후임 총재로 추대됐던 유영구 이사장이 6일만에 고사 의사를 밝힘에 따라 KBO 총재 인선은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일단 유 이사장이 사퇴한 것은 정치권의 압력이 예상보다 거셌기 때문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유 이사장이 차기 총재로 추대된 직후 문화체육관광부는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하며 유감의 뜻을 표명했고 여권 고위 관계자도 "KBO 총재는 문화부 소관"이라며 정치권의 개입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사장단은 "KBO 총재는 규약에 따라 이사회에서 추천하고 구단주 총회에서 선출하면 된다"고 반박하며 '자율 총재' 선출에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유이사장의 자진 사퇴로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됐다.
또 유 이사장은 차기 총대로 추대된 직후 하일성 KBO 사무총장을 만나 향후 일정 등에 대해 보고받았고 측근을 통해 프로야구를 이끌어 갈 의욕을 내비치기도 했지만 끝내 정치권의 압박에 부담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당초 18일로 예정됐던 KBO 이사회가 갑자기 23일로 연기되면서 정치권 개입설이 파다하게 나돈 상태에서 유 이사장이 물러나 더욱 의혹을 키우고 있다.
유 이사장의 자진 사퇴 소식에 KBO와 프로야구 사장단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하일성 KBO 사무총장은 "아직 아무런 얘기를 듣지 못했다. 상황을 알아보고 내일 이사회 개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사회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소식이라 뭐라 말하기 어렵다. 내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정상 절차를 밟으려 했는데...상황이 어떻게 변했는지 일단 알아보고 판단하겠다"고 설명했다.
10년만에 '낙하산 총재'를 거부하고 '자율 총재' 선출에 나섰던 프로야구 사장단이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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