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새 총재 선임 ‘3가지 시나리오’

입력 2008.12.23 (14:02)

수정 2008.12.23 (16:26)

KBS 뉴스 이미지
‘자율 총재’ 선출에 나섰던 프로야구가 정치권의 압력으로 제동이 걸림에 따라 한국야구위원회(KBO) 차기 총재의 윤곽은 내년으로 넘어가게 됐다.
총재 인선에 `사전 협의'가 없었다고 불쾌함을 드러냈던 정치권은 유영구 명지의료재단 이사장이 고사함으로써 일단 `낙하산 총재'를 안착시킬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됐지만 국내 대기업을 대표하는 8개구단이 호락호락 수긍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23일 KBO 이사회가 총재 인선을 내년으로 미룸에 따라 당분간은 소강 상태를 맞게 됐지만 500만 관중의 프로야구를 총괄하는 KBO 총재 인선 시나리오는 대략 세가지로 압축된다.
첫째는 8개구단 사장단이 정부의 압력에 굴복해 낙하산 총재설이 파다했던 박종웅 전 국회의원을 추대하는 방안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박 전 의원의 내정설은 이미 올 시즌 하반기부터 나돌았고 최근에도 직.간접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8개구단이 자율적으로 추대했던 유영구 이사장이 사퇴하는 빌미가 된 박 전 의원을 받아들이기에는 야구장 여론이 너무 좋지 않다. 정치권 또한 낙하산을 강행하더라도 박 전 의원은 곤란하지 않겠느냐는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정부가 최소한의 여론을 감안한다면 `박종웅 카드'를 밀어붙일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두번째는 8개구단이 다시 한번 `자율 총재'를 주창하며 비정치권 인사를 추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유영구 이사장이 낙마한 상태에서 어떤 이가 오더라도 정치권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마땅한 인물을 고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 경우 최고의 대안은 `구단주 총재'로 복귀하는 방안이다.
이미 프로야구는 10년 전 당시 박용오 OB 베어스 구단주를 총재로 추대해 민간 자율시대를 열었고 박 총재는 만 7년간이나 재임하며 역대 최장수 총재로 기록됐다.
올 시즌 중반에도 한때 나돌았던 구단주 총재에 대해선 8개구단 사이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에 가장 유력한 카드로 떠오를 수 있다.
마지막 시나리오는 8개구단과 정치권이 물밑 타협을 벌여 제3의 후보를 내세우는 것이다.
사장단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고 정치권은 `낙하산'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재벌그룹인 8개구단의 모기업 입장에서는 정치권의 어려운 부탁을 들어줬다며 주판알을 튕길 수도 있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과 500만 관중 달성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프로야구 총재는 어떤 이가 어떤 방식으로 결정될 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열성적인 야구팬들의 관심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