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 ‘주먹 감자 세리머니’ 추태 논란

입력 2009.03.07 (19:48)

`백의종군'의 자세로 프로축구 전남 드래곤즈에 합류했던 이천수(28)가 2009 K-리그 개막전부터 부적절한 행동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이천수는 7일 전남 광양 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FC 서울과 정규리그 1라운드 경기에서 0-3으로 뒤진 채 맞은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됐다. 박항서 전남 감독은 완전한 컨디션은 아닌 이천수에게 경기 감각을 끌어올릴 기회를 준 것이다.
이천수는 특유의 공격 본능을 뽐내며 전남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후반 1분 왼쪽 페널티 지역 프리킥 찬스에서 날카로운 슈팅을 날렸다. 15분에도 골키퍼와 1대 1로 마주한 상황에서 왼발 논스톱 슈팅이 크로스바를 넘었지만 오랜 훈련 공백에도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여줬다.
그러나 지난해 7월 네덜란드 퍼예노르트에서 수원 삼성으로 1년간 임대됐음에도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임의탈퇴를 당한 뒤 전남에 새 둥지를 튼 이천수의 돌출 행동이 문제가 됐다.
전남이 0-6으로 크게 뒤진 후반 25분.
서울 페널티 지역에서 혼전 중에 슈바의 헤딩 패스를 받은 이천수는 골지역 정면에서 왼발로 논스톱 슈팅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부심이 오프사이드 깃발을 들어올리면서 노골이 선언됐다.
이천수는 부심에게 다가가 왼손을 받치고 오른손으로 들어 올리는 듯한 `주먹 감자 세리머니'를 연출했고 이어 총을 쏘는 제스처까지 보여줬다. 노골 선언에 대한 불만의 표시였다. 심판들은 이 장면을 보지 못했으나 TV 중계 화면에 그대로 노출됐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주먹 감자 세리머니와 총을 쏘는 듯한 장면이 포착됐다. 다음 주 초 경기 평가 때 이 문제를 다룰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천수의 그라운드에서 부적절한 처신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울산 현대 소속이던 지난 2006년 10월22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경기 때 심판에게 욕설을 퍼부어 6경기 출전정지 중징계를 받았던 전력이 있다.
그는 사회봉사 활동을 하며 참회했지만 버릇은 고쳐지지 않았다. 지난해 수원에서도 훈련 불참과 코치진의 지시 불이행, 개인적인 돌출 행동으로 결별의 빌미를 제공했다.
전남 입단 과정에서 연봉을 백지위임하는 등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던 이천수는 이날 후반 추가시간에 그림 같은 프리킥 골로 팀을 영패 위기에서 구해냈지만 그의 비신사적인 행동은 가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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