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류 직원 구한 현정은의 다음 성과는?

입력 2009.08.13 (19:46)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3일 북한에 억류된 현대아산 직원 유성진(44)씨를 구해냈다.
지난 10일 전격적으로 평양 방문길에 오른 현 회장이 방북 사흘 만에 거둔 빛나는 성과다.
현 회장이 14일까지 남은 일정동안 과연 어떤 수확을 더 거둘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 회장은 북한에 넉 달 넘게 억류된 유씨 석방 문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대북 경협사업 현안 해결, 정부의 메시지 전달 등의 복잡다기한 임무를 띠고 장녀인 정지이 현대 U&I 전무 등과 함께 평양으로 갔었다.
이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 결과에 대한 기대가 고조돼 있다.
지금까지 대북 사업 등과 관련해 세 차례나 김 위원장을 면담하면서 친분을 쌓았던 현 회장이 이번에도 김 위원장을 만나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현 회장의 방북 초기에 그의 북한 내 행적에 대해 아무런 소식이 전해지지 않은데다 별다른 성과가 드러나지 않은 채 일정이 하루, 이틀 지나자 불안한 기운이 감돌았다.
애초 2박3일이었던 일정이 두 차례에 걸쳐 이틀이나 연장되자 김 위원장과의 면담이 성사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한편으로는 '무언가 잘못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일었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 정부가 유씨의 신병을 인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현대가에는 화색이 감돌았다.
또 현 회장이 1년 넘게 중단되고 있는 금강산 관광 등 현대아산의 주력 사업 재개의 실마리를 마련하기를 고대했다.
금강산 관광은 박왕자씨 피격 사망 사건으로 우리 정부가 중단했지만, 재개를 위해서는 사업 주체인 현대 측과 북한 당국의 조율이 필수적이다.
현대아산의 매출이 그룹 전체의 3%에 불과하지만, 대북 경협사업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고 정몽헌 회장의 유지를 잇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현 회장이 이번 방북에서 해결해야 할 주요 미션으로 볼 수밖에 없다.
유씨 석방은 최근 경색된 남북관계에 첫 번째 장애물을 해소하고, 우리 정부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의 문을 다시 여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현 회장은 이미 정부의 `메신저'로서 일정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현 회장이 이번 방북에서 김 위원장을 만났다면 연안호 선원 석방 문제 등에 관해 우리 정부의 메시지도 전달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씨를 먼저 풀려나게 한 현 회장이 14일 귀환하면서 어떤 보따리를 들고 돌아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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