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렁한 빈소…금양호 선원들의 ‘쓸쓸한 죽음’

입력 2010.04.08 (20:29)

<앵커 멘트>

오늘도 천안함이 침몰한 바다에선 금양호 수색 작업이 펼처졌습니다.

그런데 왜일까요. 금양호 관련 소식은 세인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듯 합니다.

찾는이 없는 희생자의 빈소는 여전히 썰렁하기만 합니다.

엄기숙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천안함 실종자 수색작업을 하다 숨진 금양호 선원 김종평씨의 빈소.

그러나 고인의 죽음을 애통해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니다.

결혼도 하지 않아 가족도 없습니다.

<인터뷰> 홍승옥(故김종평씨 지인) : “(빈소에) 와보니까 많이 썰렁하네요. 마음이 안 좋아요.”

지난 2008년 한국에 온 인도네시아 선원, 누르카요씨의 빈소는 영정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천안함 수색하던 중 그의 코리안 드림 역시 파도에 쓸려가 버렸고 그를 기억해주는 사람은 더이상 없는듯합니다.

<녹취> 금양호 관계자 : “회사 들어온 지 한 2년 정도 됐어요. (여기) 오기 전에 부산에서도 한 4개월……”

천안함 구조작업을 하고 돌아가다 사고를 당한것도 안타까운데 같은 죽음 마저 비교되는 안타까움은 더합니다 .

<인터뷰> 故김종평씨 지인 : “한 준위 돌아가셨을 때는 세상이 떠들썩하고, 대통령까지 다 오셨는데, 여기는 보시다시피 이렇게 한산하고...”

수색 작업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천안함 인양 작업현장엔 대형 크레인과 바지선이 투입됐지만 민간 선박인 금양호 인양 작업은 시작조차 못했습니다.

실종된 선원 7명은 일주일째 흔적조차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신이라도 찾겠다며 선체 인양을 포기하지 못하는 가족들은 발만 동동 굴러야 합니다.

<인터뷰> 이원상(금양호 실종자가족대책위원회 대표) : “천안함에 묻혀 금양호가 홀대를 받고 있다, 생명은 똑같은 거 아닙니까. 그런데 (천안함 사고와는) 너무 대조적으로 (대응)하니까 화가 많이 나죠.”

정부는 뒤늦게 금양호 선원들에게 의사자 자격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누르카요씨의 경우, 외국인이란 이유로 의사자 신청이 가능할지도 불투명합니다.

<녹취> 보건복지부 관계자 : “신청 자체는 그렇고요, 인정은 저희가 말씀드리기가 힘들죠. 위원회 결정을 따라야 되는 거기 때문에...”

살아서도 외로웠던 이웃들, 마지막 희생마저 묻혀버리는 것은 아닌지 적극적인 대책마련이 아쉽습니다.

KBS 뉴스 엄기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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