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훈련 공개, ‘콘서트장 방불’

입력 2010.06.07 (06:56)

열성적인 팬들의 함성과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화려한 발놀림. 그리고 팬들의 환호를 즐기며 손 키스를 날리는 디에고 마라도나(50) 감독의 능글맞은 쇼맨십까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우승 후보로 꼽히는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의 훈련은 마치 인기가수의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즐거움으로 가득했다.

7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에 자리 잡은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훈련장인 프리토리아 대학교의 '턱스 스포트 그라운드'에는 2천여명의 축구팬들이 훈련을 끝내고 들어가는 선수들의 마지막 모습까지 놓치지 않으려고 까치발을 세우고 있었다.

지난달 30일 일찌감치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입성하고 나서 철저한 비공개 원칙을 세우고 언론에 훈련 모습을 공개하지 않았던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지난 4일에야 취재진에게 처음 훈련 장면을 공개했다.

이 때문에 아르헨티나 현지 교민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축구팬들은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훈련을 보고 싶어했고, 마라도나 감독은 이날 일반인에게 처음으로 대표팀의 훈련 모습을 공개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훈련 공개 소식이 전해지자 프리토리아 대학 근처에는 훈련 시작 3시간 전부터 승용차들이 몰리면서 팬들이 서둘러 입장했고, 관중석에서 '비바 아르헨티나' '위 원트 메시(우리는 메시를 원한다)'를 연호하기 시작했다.

특히 훈련장에는 경찰차 20여대가 출동해 입구부터 철저하게 출입을 통제했고, 경찰견까지 동원해 훈련장 부근과 주차된 차들을 일일이 점검했다. 또 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그라운드 주변에는 5m 간격으로 경찰들이 배치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이윽고 훈련이 시작되자 2천여명의 팬들과 300여명의 각국 취재진들은 모두 일어나 입장하는 선수들의 모습에 시선을 집중했고, 아르헨티나 축구의 핵심인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가 모습을 드러내자 경기장이 떠나갈 듯한 함성이 쏟아졌다.

마지막으로 입장한 마라도나 감독은 관중석을 향해 연방 손 키스를 날리며 환호를 즐겼다. 또 훈련 직전에는 메시의 허리를 감싸 안고 긴밀한 대화를 나눴다.

가벼운 러닝과 볼 뺏기로 몸을 푼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곧바로 11명씩 나뉘어 자체 청백전을 치른 가운데 팬들은 메시와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가 볼을 잡을 때마다 함성을 질렀다.

특히 메시가 두 차례 기막힌 어시스트로 골을 만들어냈을 땐 탄식이 터져 나왔고, 테베스가 무서운 속도로 돌진해 수비수를 제치고 골을 터트릴 땐 취재진까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1시간 30여분의 훈련이 끝나고 난 뒤 테베스와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리버풀)는 하프라인에서 골대 크로스바 맞추기 내기를 하는 놀라운(?) 공력을 과시해 눈길을 끌었다. 테베스가 실패를 거듭했지만 마스체라노는 세 번째 도전 만에 크로스바를 정확히 때리는 기막힌 볼 감각을 자랑했다.

한편 취재진은 훈련이 끝나고 마라도나 감독의 인터뷰를 기대했지만 끝내 기자회견장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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