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벌이도 끊겨

입력 2004.12.08 (22:00)

수정 2018.08.29 (15:00)

⊙앵커: 우리 주변의 빈곤층은 대개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고 하루하루 힘겹게 생계를 이어온 이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떻습니까?
오랜 불황으로 요즘에는 하루벌이 할 수 있는 그런 마지막 일자리마저 잃어버리고 있습니다.
김나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게로 상점에 물건을 날라주는 강 모씨는 유일한 생업인 지게꾼 생활마저 접어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거듭된 사업실패 끝에 막다른 상황에서 선택한 일자리지만 문 닫는 점포가 늘면서 일감이 크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강 모씨: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다른 것 하자니 없고...
그만두고 노숙자로 나간 사람도 많죠, 여기서.
⊙기자: 재개발을 위한 마을철거 이후 주변 단칸방으로 이사한 국숙자 씨 부부는 재산이라고는 5만원 남은 통장이 전부입니다.
부부가 식당일과 학원 승합차를 운전하며 근근이 살아왔지만 일거리가 없어진 뒤 다섯 달째 월세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위암까지 걸린 아내 국 씨는 아픈 것마저 그저 미안할 뿐입니다.
⊙국숙자: 죽고 싶어도 죽어지지도 않고 울어요, 혼자.
⊙기자: 20년 넘게 공사장 벽돌쌓기를 해 온 김정순 씨도 끼니 해결을 위해 무료배급소를 찾습니다.
부족한 살림에도 어려운 사람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했던 김 씨지만 일자리를 잃은 뒤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었습니다.
⊙김정순: 일할 수 있죠, 얼마든지 지금도 일할 수 있어요.
일만 있으면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일이 없어서 못하는 거예요.
⊙기자: 힘겹게 궂은 일을 하면서도 꿋꿋이 살아온 이웃들.
생업의 끈을 다시 찾기 위한 몸부림이 커지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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