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지는 ‘자율’ 돼야”

입력 2008.01.15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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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차기 정부 교육 정책의 핵심은 자율을 통한 경쟁력 제고이지만 사회적 약자를 좀 더 배려하고 대학에 더 큰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방안도 강구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유원중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학생부 성적에서 영역별로 자신에게 유리한 3과목씩만 제출할 수 있다.

연세대의 이 같은 학생부 반영방법이 공개된 건 지난해 11월입니다.

이어 고려대는 정시모집을 2주밖에 안 남기고 비교내신제를 재수생에게도 적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이영덕(대성학원 평가 이사) : "고려대학이 비교내신제를 하지 않을 경우에수능등급을 잘 받은 재수생들이 연세대에 주로 가고 고려대에 지원하기가 어렵게 돼 있었습니다."

주요대학이 잠재력 있는 학생을 발굴하기 위한 전형방법을 개발하기보다 특목고 학생 등 수능우수자를 더 우대하기 위해 골몰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중요한 전형방법이 입시 막판까지 확정되지 않고 수정되기 일쑤입니다.

대학에 입시 자율을 주면 대학이 다양한 선발로 사회적 책무를 다할지 아니면 엘리트 의식에 사로잡혀 소수 특권층에게 더 유리해질지 국민들은 대학을 완전히 신뢰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국립대인 서울대는 국회나 자체 조사를 통해 지역별, 계층별 신입생 선발 결과를 매년 공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 대학의 80%에 달하는 사립대, 특히 한 해 수백억 원의 국고 보조를 받는 주요 사립대들은 이런 정보를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양정호(성균관대 교수) : "어떤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가는지를 대학정보공시제에 포함 시키면 대학 스스로 사회적 책임을 면할 수 없거든요."

정부가 직접 규제를 하지 않더라도 대학의 사회적 책무성을 평가할 수 있는 정보 공개와 이를 재정지원과 연계하는 사후 감시기능은 더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터뷰> 박부권(동국대 교육학과 교수) : "외부 인사들이 대학을 평가하고 그 결과를 대학 이사회가 정책에 반영하는 그런 틀을 마련해야 합니다."

대학들은 앞으로 학생 선발의 자율권을 갖는 대신 입시와 관련한 혼란과 불만을 직접 책임지는 진정한 '자율'을 준비를 해야 합니다.

KBS 뉴스 유원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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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임지는 ‘자율’ 돼야”
    • 입력 2008-01-15 21:10:35
    뉴스 9
<앵커 멘트> 차기 정부 교육 정책의 핵심은 자율을 통한 경쟁력 제고이지만 사회적 약자를 좀 더 배려하고 대학에 더 큰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방안도 강구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유원중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학생부 성적에서 영역별로 자신에게 유리한 3과목씩만 제출할 수 있다. 연세대의 이 같은 학생부 반영방법이 공개된 건 지난해 11월입니다. 이어 고려대는 정시모집을 2주밖에 안 남기고 비교내신제를 재수생에게도 적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이영덕(대성학원 평가 이사) : "고려대학이 비교내신제를 하지 않을 경우에수능등급을 잘 받은 재수생들이 연세대에 주로 가고 고려대에 지원하기가 어렵게 돼 있었습니다." 주요대학이 잠재력 있는 학생을 발굴하기 위한 전형방법을 개발하기보다 특목고 학생 등 수능우수자를 더 우대하기 위해 골몰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중요한 전형방법이 입시 막판까지 확정되지 않고 수정되기 일쑤입니다. 대학에 입시 자율을 주면 대학이 다양한 선발로 사회적 책무를 다할지 아니면 엘리트 의식에 사로잡혀 소수 특권층에게 더 유리해질지 국민들은 대학을 완전히 신뢰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국립대인 서울대는 국회나 자체 조사를 통해 지역별, 계층별 신입생 선발 결과를 매년 공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 대학의 80%에 달하는 사립대, 특히 한 해 수백억 원의 국고 보조를 받는 주요 사립대들은 이런 정보를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양정호(성균관대 교수) : "어떤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가는지를 대학정보공시제에 포함 시키면 대학 스스로 사회적 책임을 면할 수 없거든요." 정부가 직접 규제를 하지 않더라도 대학의 사회적 책무성을 평가할 수 있는 정보 공개와 이를 재정지원과 연계하는 사후 감시기능은 더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터뷰> 박부권(동국대 교육학과 교수) : "외부 인사들이 대학을 평가하고 그 결과를 대학 이사회가 정책에 반영하는 그런 틀을 마련해야 합니다." 대학들은 앞으로 학생 선발의 자율권을 갖는 대신 입시와 관련한 혼란과 불만을 직접 책임지는 진정한 '자율'을 준비를 해야 합니다. KBS 뉴스 유원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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